이춘성 목사
이춘성 목사 ©유튜브 영상 캡쳐

이춘성 목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사무국장, 분당우리교회 협동목사)가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점치는 그리스도인? 성경 읽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목사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존재다. 그리고 이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돈을 벌어 저축하고, 안전한 곳에 투자하며, 심지어 도박에 손을 대기도 한다. 모두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라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원과 과외로 선행 학습에 매진하며,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길을 찾아 직업을 선택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보험을 들고,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며 불안을 줄이려 애쓴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안한 사람들은 종교를 찾는다. 내가 모르는 것을 신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신이 나의 불안한 미래를 보장해 주길 바란다”며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다. 이런 사람은 무당과 점쟁이를 찾아가 점(占)을 친다”고 했다.

그러나 “‘占’이라는 한자를 들여다보면, 이 행위가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신에게 의탁하는 겸손한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점’은 ‘점령하다’ ‘차지하다’ ‘엿보다’ ‘묻다’ ‘불러주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의미들을 곱씹어 보면, ‘점’은 단순한 불안 해소를 넘어 인간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미래를 점령하고자 하는 욕망의 투영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돈을 지불하면 신이 답을 줘야 한다고 여기는 그 태도는, 마치 유명한 투자자와 저녁 한 끼를 위해 수백억을 지불하는 사람들의 심리와도 다르지 않다”며 “진정한 신앙은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절망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겸손함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성경을 읽으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나는 부정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도 않다. 왜냐하면 성경을 읽는 목적은 미래를 대비하거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성경을 읽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신앙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라며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이유는 단순히 그분을 사랑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의 창조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분은 전지전능하셔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아신다. 신앙이란 바로 그런 하나님께 나의 삶의 주권을 온전히 맡기는 것이다. 나의 불안과 불확실함까지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라고 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은 스스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으신다. 그런 인간은 하나님이 필요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하나님, 미래를 알려주시면 이후에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말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하나님을 단지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도구로 여길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성경은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었던 믿음의 선조들의 기록이다. 그것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정보를 얻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성경은 자신의 미래를 하나님께 온전히 맡긴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걸었던 믿음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라며 “만약 성경 읽기의 목적이 이러한 본질에서 벗어난다면, 성경은 언제든 무속인의 손에 들린 점괘 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잃고, 단순히 미래의 답을 구하는 도구로 전락한다면, 그것은 무가치한 책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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