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회
중국 저장성 원주 시에 소재한 한 삼자교회 소속 교회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안드레아 리의 기고글인 ‘중국 디아스포라와 기독교의 확산’(Chinese diaspora and the spread of Christianity)을 16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안드레아 리는 ChinaSource의 콘텐츠 매니저로서 이야기를 큐레이팅하고 작가 커뮤니티를 육성하며 중국 교회 경험의 깊이와 다양성을 반영하여 편집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CCCOWE 캐나다가 주최하고, 로잔 운동(Lausanne Movement)과 글로벌 디아스포라 네트워크(Global Diaspora Network)가 공동 후원한 이번 컨퍼런스는 빠른 진행과 풍성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신학적 틀부터 지역 실천 사례, 개인적인 간증까지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으며, 전체 주제는 "중국 디아스포라와 지역-글로벌 복음 전도(Glocal Evangelism): 새로운 도전과 기회"였다. 참가자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선교 환경 속에서 디아스포라 교회의 역할을 새롭게 상상해보도록 초대되었다.

이 모임은 단순한 출발점인 동시에 하나의 거울이 되었다. 신학적 성찰과 실제적인 전략뿐 아니라, 좀 더 조용한 질문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누가 여기에 올 수 있는가? 누구의 이야기가 들리는가? 아직도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필자의 이번 컨퍼런스 경험을 형성했고, 이후의 성찰을 이끌었다.

신학적 기준과 마음을 울린 이야기들

여러 주요 강연들은 이번 컨퍼런스의 신학적 기초를 탄탄히 다져주었다. Patrick Fung 박사는 성경 속 '흩어짐과 모임'에 대해 강연하면서, 흩어짐은 우연이 아니라 종종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기 위한 선택된 방법임을 강조했다. Enoch Wan 박사는 디아스포라 선교학의 네 가지 패러다임(디아스포라를 향한, 디아스포라를 통한, 디아스포라에 의한, 디아스포라를 넘어선)을 소개하며, 교회가 자신의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avid Doong 목사는 예레미야 29장을 중심으로 묵상을 전하며, "포로됨은 사고가 아니라 기회"라고 말했다. 과거를 그리워하기보다는 현재의 땅을 위해 평안을 구하라는 메시지는, 이 컨퍼런스 전체 논의에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저녁 시간에 나눠진 간증들도 인상 깊었다. 특히 몽골과 페루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복음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디아스포라 선교가 문화적 경계를 넘어, 다인종적이고 실제적이며 전 지구적임을 보여주었다.

세대, 문화, 미디어를 넘는 전략과 실천들

Luke Zheng 박사는 유럽 내 중국 교회들이 겪는 구조적 도전—목회자 부족과 세대 간 간극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Chuang 목사는 젊은 신자들을 위한 다언어 신학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noch Wong 박사는 북미의 중국계 청년들이 소명과 부모의 기대 사이에서 겪는 긴장을 다뤘고, John Wang 박사는 내향적인 교회들을 비판하며 지역 사회의 실제 요구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Jeanne Wu 박사는 중동 선교 경험을 나누며, 중국 교회가 익숙한 문화적 경계를 넘어 다양한 민족과 소통해야 함을 강조했다.

James Lai 박사는 다양한 디아스포라 집단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제안하며, 목회 돌봄도 유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ckie Hwang은 세대 간 상호 이해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Wenhui Gong 목사는 디아스포라 사역의 조직적, 영적 구조를 살펴보며, 이주만이 아니라 영적 공동체로의 뿌리내림이 장기적 지속성을 위한 핵심임을 강조했다.

미디어 영역에서는 Sean Cheng이 중국어 출판의 역사와 선교적 의미,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중국어-영어 간 협력을 이끄는 모델로 ChinaSource를 소개하며, 미디어 파트너십은 단순한 업무 조율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배우는 ‘하나님 나라 협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가 빠져 있었나,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가

이 모임은 단순한 학술 행사를 넘어 거울과도 같았다. 내용은 풍부했고 전략은 정교했지만, 필자는 내내 질문을 멈출 수 없었다. "누가 디아스포라를 대표해 발언할 수 있는가? 누구의 이야기가 빠져 있는가? 2세, 3세들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참석자 대부분이 1세대 지도자였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중국어로 진행되어 영어만 사용하는 이들이나 문화적으로 2세대인 이들이 온전히 참여하긴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많은 발표자들이 '다음 세대로의 계승'에 대한 불안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참가자들과의 대화 속에서는, 전통적 틀에 잘 맞지 않지만 조용히 일어나는 캠퍼스 사역, 국제교회, 디지털 공간에서의 부흥 이야기가 전해졌다. 어떤 자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실제로 부흥이 일어나고 있어요. 단지 방식이 다를 뿐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이렇게 명확한 현실이 왜 자꾸 보이지 않는 걸까요?”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지만 함께한 이들: 귀환자들과 ‘사이에 있는’ 세대

이번 행사엔 5대륙에서 온 참석자들이 있었지만, 중국 본토 지도자들의 존재감은 비교적 적었다. 초청된 중국 참가자 두 명은 비자 문제로 오지 못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어떤 이들에게는 여전히 국제적 협력이 제한됨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한 행사 후, 필자는 조직위원회에조차 존재를 알리지 못했던 젊은 디아스포라 리더들을 만났다. 이들은 서구에서 태어나 자란 2세 중국인들로, 이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파송되었다가 가족과 함께 다시 귀환한 사역자들이었다. 이들은 3개 국어를 구사하고, 문화적 장벽을 넘는 경험도 풍부하며, 선교적 사명감도 깊지만, 그들이 돌아왔을 때 현지 교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한다.

한 자매는 “저는 이곳에서 예수님을 믿고 세례도 받았는데, 지금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해요.”라고 고백했다.

또 다른 연구자는 “광둥어 예배는 어르신들만 있고, 만다린 예배는 이민자 위주이며, 영어 예배는 내가 자란 교회와 전혀 다르다. 결국 우리 아이들 때문에 국제교회를 다닌다”고 말했다.
이것은 비판이 아니라, 이른바 ‘사이 세대’가 겪는 정체성과 소속의 혼란을 보여주는 정직한 증언이었다.

마지막 패널: 다음 세대를 위한 동행의 부름

컨퍼런스 마지막 패널 토론에서는 “중국 디아스포라는 하나님의 전략적 선교 도구”라는 확신이 다시금 강조되었다. Patrick Fung 박사는 사도행전 11장을 언급하며, 초기 교회도 구조보다는 흩어진 평신도들이 중심이었음을 설명했다.

이제 디아스포라 선교는 전통적 모델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사역 방식으로 보아야 한다. David Doong 목사는 “다양성이 최고의 전략”이라 말하며, 다양한 접근이 공존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여러 발표자들은 다음 세대를 격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1세대 리더들이 먼저 본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실천적인 제안도 이어졌다. 한 목회자는 교회를 ‘사명으로 모이고, 사명으로 나아가는 공동체’로 재정의하는 MD 비전을 제안했다. 또 다른 발표자는 “지역 식당에서 선교 공간을 여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했다. 무슬림, 아프간, 이란인들과의 지역 선교를 위한 다민족 협력도 요청되었다.

마지막 순간, 모두의 마음에 남은 말은 하나였다. “그냥 프로젝트만 하지 마라. 부르심을 살라.” Henry Lu 목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야기를 전하라. 겸손히 경청하는 법을 배우라.”

결론: 계승을 넘어, 세대 간 ‘서로 보냄’으로

이제 중국 교회는 더 이상 단선적인 계승의 스토리를 따르지 않는다. 다중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다성적 운동(multi-voiced movement)이며, 문화가 서로를 보완하고, 언어가 섞이며, 세대가 서로를 파송하고 지지하는 흐름 속에 있다.

디아스포라가 이 시대를 위한 하나님의 전략이라 믿는다면, 그 여정에서 빠져야 할 세대도, 사라져야 할 언어도, 배제되어야 할 존재도 없어야 한다.

주님의 이름으로 우리는 흩어졌고, 그 이름으로 다시 모인다. 이제 함께 귀 기울이며, 서로를 세우며, 끝나지 않은 추수의 현장을 향해 함께 걸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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