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   ©기독일보

미국 흑인 인권신장의 분기점이 된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행진' 50주년을 앞두고 킹 목사의 연고지인 애틀랜타와 워싱턴 등지에서 기념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반 세기 전, 전국에서 모인 25만 명의 인파가 평등한 인권을 주장하며 펼친 '워싱턴 행진'의 하이라이트는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유명한 설교다. 그런데 그의 설교가 사실은 즉흥적인 '에드리브'였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얼마 전 CBS 방송에 출연한 클래런스 존스(82)는 "내가 작성한 설교 초안에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없었다. 심지어 킹 목사가 손을 본 최종 문안에도 이 구절은 없었다"고 밝혔다. 존스는 당시 킹 목사의 설교초안을 작성한 인물이다.

25만 명이 모여 그에게 귀를 기울이고, 더 많은 이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던 그 사건의 현장에는 킹 목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가스펠 가수인 마할리아 잭슨의 말을 듣게 된다. 그녀는 "그들에게 꿈을 말해 주세요, 마틴! 그들에게 꿈을요"라고 소리쳤다.

이어 "그가 준비된 원고 내용을 읽어 내려가고 있을 때 마할리아가 소리를 쳤다. 나는 킹 목사 뒤에 50피트 가량 떨어져 서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실시간으로 보게 됐다. 잭슨의 말을 듣고 설교원고를 왼쪽으로 치웠다. 그때 누군가 내 옆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만, 그들은 이제 곧 교회로 가게 될 것입니다.' 난 그의 제스처가 변화되는 걸 감지했다. 전에 읽어내려 가던 원고는 강의 같았지만, 그 순간 그는 침례교 설교자 모드로 변화됐다"고 회고한 존스는 "만일 다른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면 큰 영향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할리아 잭슨은 킹 목사가 가장 좋아하는 가스펠 가수였고 그 전에 꿈에 대해 서로 나눈 적이 있었다. 그녀의 말에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리를 스스로 증명해 보일 때가 오리라는...'이라는 설교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PBS 존 아콤프라 감독이 제작한 1963년 당시 '워싱턴 행진'에 관한 필름은 27일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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