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X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하마스를 규탄하고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향한 첫 대규모 공개 항의로, 전쟁 장기화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표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수천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CNN은 해당 시위를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하마스를 몰아내자", "하마스는 테러리스트다", "전쟁을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에 참여한 주민 아메드 알마스리(35)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유혈 사태가 끝나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에서 떠날 때까지 우리는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최 측은 "우리의 목소리가 피를 팔아넘긴 모든 스파이들에게 닿아야 한다"며 "가자는 침묵하지 않으며, 사라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자"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26일에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9건 이상의 반(反)하마스 시위가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하마스에 대한 비판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시위는 그같은 침묵을 깨고, 전쟁과 하마스의 지배에 대한 대중적 반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18일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재개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는 5만 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월 19일부터 6주간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달 1일 이를 연장하지 못하고 다시 교전 상태로 돌아갔다.

휴전 종료와 함께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인도적 지원 허가도 중단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휴전 기간 동안 전열을 정비하고 인도적 지원을 테러 활동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하마스는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지난 23일 기준, 최근 3주 동안 가자지구에 식량, 물, 의약품, 연료 등이 전혀 반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는 현재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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