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에서 내 아들을 불러냈다..."
하나님께서 호세아서에 기록된 예언을 통해 약속하신 말씀이다. 기독교인들은 이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다고 믿는다. 예수께서 아기였을 때, 성가족(聖家族)은 이집트로 피신하여 파라오의 땅에서 난민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또한 예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으며, "많은 형제 중 맏아들"이 되셨다고 믿는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를 믿고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따라서 하나님은 모든 나라, 언어, 민족, 부족에서 자녀를 택하시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가족을 이루셨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하나 되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신앙의 연합은 2015년 2월 15일, 리비아의 해변에서 참혹한 순간을 맞이한 21명의 남성을 통해 극적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해야 했으며, 그중 20명은 이집트 출신의 콥트 기독교인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21번째 남성은 가나 출신의 매튜였다. 그는 다른 이들과 인종과 언어가 달랐지만, 예수님 안에서 그 차이는 무의미했다.
매튜는 IS에 의해 풀려날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새롭게 찾은 가족, 하늘의 가족을 포기할 수 없었다. 매튜는 생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20명의 콥트 기독교인과 함께 죽음을 선택했다. 그들의 하나님이 그의 하나님이었고, 그들은 그의 형제였다.
이 21명의 남성들은 예수님과 함께 살았고, 예수님과 같은 죽음을 맞았다. 그들은 한 명씩 무참히 참수당하면서도, 끝까지 신앙을 저버리지 않았다. 테러리스트들은 최소한 한 명이라도 신앙을 포기하길 원했지만, 아무도 굴복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여준 신앙의 연대는 그들을 죽이려 했던 이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후에 IS의 전(前) 조직원들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처형 당시 해변에서 '이상한 형상'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깃발을 들고, 검을 휘두르며, 말을 탄 존재들이 그곳에 있었고, 이 모습은 IS 대원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반면, 21명의 순교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께 기도하며 평온함을 유지했다.
그날로부터 10년이 흘렀다. 매튜의 생가(生家)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는 죽어서도 콥트 기독교 형제들과 함께 있다. 그의 유해는 나머지 20명의 유해와 함께 이집트 정부가 건립한 기념 교회에 안치되었다.
이들의 죽음은 이집트 내 다양한 종교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다. 21명의 순교자들은 단순한 희생양이 아니었다. 그들의 죽음은 테러리즘에 맞서 하나가 된 국민들의 연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IS가 이들의 처형 영상을 공개한 지 며칠 만에, 이집트 정부는 리비아 내 IS 거점을 공습했다. 이후 이집트 정부는 국가적으로 7일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그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준 신앙의 연합은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가능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죽음은 여전히 살아 있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이들은 증오와 폭력이 승리할 수 없음을, 연대와 희망이 끝내 살아남을 것임을 세상에 알렸다.
이 사건이 남긴 메시지는 여전히 전 세계를 울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가?
이들의 희생은 모든 인간이 평화 속에서 자신의 신앙을 자유롭게 실천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의(善意)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함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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