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학자이자 저자인 엘런 데이비스가 35년간 신학대학원에서 축적한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구약 입문서다. 저자는 그리스도인과 유대인 모두를 위해 이 책을 집필했으며, 유대인 독자를 배려해 구약성서를 ‘이스라엘의 성서’ 또는 ‘히브리 성서’라고 부르고 있다. 저자의 평생에 걸친 강의와 연구가 집대성된 이 책은, 구약성서 각 권에 대한 면밀한 읽기와 함께 정경적·신학적·문학적·역사적 접근법을 흥미롭게 조명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42편의 구약학 에세이는 포괄적이면서 상세하고, 학문적이면서 예술적이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매력적인 통찰로 가득하다.
저자는 책 속에서 “창세기를 속도를 내어 읽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속도를 늦추게 하는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창세기에는 수수께끼 같은 문구, 계속 읽어 나가며 염두에 두어야만 할 낯선 개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학적 패턴과 신학적 역학, 우리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주일학교식 그림과 전혀 다른 하나님 묘사, 또 성서 전체에서 가장 풍부한 인물 연구가 다수 등장한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출애굽기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이스라엘 백성이 어떻게 야훼를 그들의 하나님으로 ‘알게’(인식과 포용이라는 심층적 의미에서) 되는 가이다. 그 일차적 주제는 두 가지 다른 주제로 확대된다. 첫째, 이스라엘이 민족으로 형성되고 ‘모든 민족 중에서’ 선택한 야훼의 특별한 ‘소유’로서 좌충우돌하며 자라는 과정, 그리고 둘째로 야훼를 알려고 하지 않는 파라오의 지속적인 거부다”고 했다.
이어 “제의 및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레위기 신학의 또 다른 요소는 인간과 땅, 특히 경작지 사이의 심오한 연결이다. 이 땅은 모든 식물과 동물이 생명을 공급받는 가까운 근원이다. 레위기는 땅을 종교적, 영적 의미로 가득한 복잡한 물질적 실재로 본다. 가장 명백한 사실은 땅이 거의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생계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레위기가 제시하듯 땅은 인간 존재의 거울, 확장된 성소, 언약의 파트너이자 언약적 정의의 실행자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수기가 무작위적이라는 인상은 서른아홉 해 동안의 ‘광야에서의’ 방랑을 다루는 책이니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의 히브리어 제목도 ‘광야에서’(Bemidbar)이다. 민수기를 잘 이해하려면 세부 사항을 파악하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패턴화하는 어떤 요소가 나타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는 책 전체에 걸쳐 한편으로는 이야기들이, 다른 한편으로는 법적 또는 의식적 규정이 번갈아 나온다. 작은 규모의 다른 패턴화 요소는 병렬 구조, 반복, 역순 반복 등이며 개별 단락에 구조를 제공한다. 이 모든 요소가 이 책이 우연히 모인 내용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쉐마(6:4-9)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주목해 보는 것은 유익하다. 하나님의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함의 말씀을 ‘듣는’ 것에서 시작해, 자아의 모든 면을 포함하는 사랑으로 응답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것으로, 그것을 자녀들에게 반복해서 가르치는 것으로 쉐마는 나아간다. 그러나 의미심장하게도 여기 제시되는 가르침은 암기 수업이 아니다. 그것은 계속되는 ‘강론’이다. 전통적인 번역처럼 단순히 ‘암송하는’ 것이 아니다. 강론은 집안에 앉아 있을 때나 바깥으로 나가 사업을 할 때, 잠자리에 들 때나 일어날 때도 늘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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