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3월 초 선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헌법재판소가 18일 오후 2시 9차 변론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이달 내 선고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변론에서는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이 각각 2시간씩 시간을 부여받아 지금까지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고, 서면증거 요지 및 동영상 증거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헌재, 추가 변론기일 지정… 탄핵심판 마무리 수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13일 열린 8차 변론기일에서 "이날까지 증거로 채택되었으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9차 변론을 18일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재판관 전체 평의를 거쳐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추가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헌재가 변론을 추가로 진행하는 만큼, 변론 종결 이후 통상 2주가량이 소요되는 선고 절차를 고려하면, 최종 결정은 3월 초순에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변론 종결 후 11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14일이 걸렸다. 이러한 전례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역시 3월 첫째 주 혹은 둘째 주 선고가 유력하다.
◈증인신문 마무리… 법조계 “신속 진행”
13일 열린 8차 변론에서는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헌재가 추가 증인을 채택할 경우 변론기일이 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진행 속도로 볼 때 추가 변론이 1~2회 더 진행된 후 변론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18일 변론을 진행한 후 한 차례 더 변론을 열어 양측 최종 의견을 듣고 변론을 종결하면, 이후 재판관 평의와 선고 과정만 남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탄핵심판의 신속한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 반응 엇갈려… 국민의힘 “편향적 진행” 반발
헌재의 신속한 심리 진행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2일 헌재를 방문해 "탄핵소추를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의도가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공정한 절차가 아닌 정치적 결정으로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재의 결정은 국민 통합을 이끌어야 하는데, 현재처럼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되면 오히려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은 "헌재가 무리하게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속한 절차 진행을 옹호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도 91일이 소요됐고, 현재 심리 일정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절차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재판과 연계 가능성도 제기
일각에서는 헌재가 탄핵심판 일정을 조정하며, 법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과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 판결이 3월 중순~말께 나올 전망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헌법상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하므로 조기 대선이 5월 초중순에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 조기 대선이 그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헌재가 3월 초·중순쯤 탄핵을 인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신의 항소심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 추가 증인 신청… 헌재 결정 변수로 작용할까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8차 변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 6명을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만약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변론이 한두 차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헌재가 추가 증인 신청을 기각하면 변론이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헌재는 14일 재판관 평의를 통해 추가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추가 증인이 채택되지 않는다면, 9차 변론 이후 최종 의견 진술을 듣고 변론을 종결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관계자는 "설사 추가 증인이 채택되더라도 한두 차례 변론 안에 신문을 마칠 수준이어서 선고 시점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 인용 여부에 따른 시나리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반면,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헌재가 탄핵 인용 여부를 두고 마지막까지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3월 초중순에 최종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이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헌재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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