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새해가 되었지만 새로운 기운이 우리를 맞이하는 것 같지 않다. 설날이 다가 오지만 설렘 보다 고물가로 인해 걱정이 앞선다. 시국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확실성 미래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선조들이 물려준 이 땅을 더 평화롭고 윤택하게 만들어 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모든 소원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연초에 들려온 캘리포니아 산불의 확산은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 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불허한다. 화마는 산과 들판과 도시와 주택을 집어 삼켰다. 부요한 나라로서의 상징이 무색해졌다. 자연재해라기보다 기후환경을 이렇게 만든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래도 불길은 잡아야 한다. 인간의 생명도 자연도 살아남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최근 종영이 다가온 영화 <소방관>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겨우 시간을 내서 보게 되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기에 망설이다 극장 상영관을 찾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몇 마디 소감을 적어 두었다.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 위에 이 사회와 나라가 안정을 유지하고 평화를 구가하고 있음을.

영화 <소방관>은 2001년 3월 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소재로 제작되었다. 당시 다가구 주택 집주인 아들의 방화로 인해 발생한 이 화재로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곽경택이며,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 중 겪는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을 중심으로, 그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한 언론사는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이 영화의 흥행은 영화의 내외적인 요인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보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화 내적으로는 실화의 힘과 영화의 진정성이 관객에게 어필했다.” 라고 평했다.

실제로 서울 서대문구는 2001년 발생한 홍제동 화재참사 현장을 '소방영웅 길'로 이름 붙였다. 당시 구조활동을 하다 순직한 소방관 6명을 추모하고 각종 재난안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영화 <소방관> 마지막 장면은 홍제동 화재 참사 순직자 합동 장례식이다. 살아남은 한 소방관이 눈물로 조사를 하면서 이런 기도문을 읽었다.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과 공직자들, 그리고 국민 모두가 가슴에 새겨 볼 소방관의 기도이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이 다하게 되거든 부디 은총의 손길로 제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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