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한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부러운 마음을 가져 보기는 참 오랜만의 일이었다. 무엇보다 죽음의 품격을 높이는 결정적인 장면은 장례식과 국가적 애도의 방식이었다.

지미 카터, 미국 제39대 대통령에 재임했던 지도자, 퇴임 후 활동으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 온 세계적 지도자, 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추모사에서 "훌륭한 인격의 힘은 우리가 가진 직함이나 권력 이상이라는 것을 배웠다"라고 말할 만큼 최고 지도자들의 귀감이 된 사람, 지미 카터이다.

대통령 탄핵 시비로 국론이 분열되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에겐 너무도 부러운 죽음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헤밍웨이가 말한 것처럼 "한 사람의 인생은 그가 어떻게 살았느냐와 어떻게 죽었느냐로 평가된다"라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준 금세기의 특별한 의미를 던져준 지도자의 죽음이자 장례식이었다.

그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예우를 받았고 미국 정부는 장례식을 거행하는 2025년 1월 9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정하였다. 고인에 대한 추모의 표시로 뉴욕증시는 하루 휴장했다. 국가 장례식이 치러졌던 워싱턴 D.C.의 워싱턴 국립 대성당은 지미 카터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정신으로 충만했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양당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여, 카터 전 대통령을 청렴과 겸손의 상징이자 당파를 넘어선 지도자로 추모했다. 장례식은 의사당 중앙홀에서 시작되어, 군 의장대의 엄숙한 사열을 받으며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국립 대성당으로 운구되었다. 성조기로 덮인 관은 대성당에 도착해 애도의 분위기 속에 장례 절차가 이어졌다.

이러한 예우는 미국이 전직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최고의 존경을 나타내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지도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표현이다. 또한, 전·현직 대통령들이 한자리에 모여 당파를 초월한 단합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에게 화합과 통합의 중요성을 상기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인권과 외교 분야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남겼다. 그는 알래스카의 수백만 에이커를 연방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록적인 수의 여성과 비백인을 연방정부 직책에 임명하는 등 선구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중재하여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평화 협정을 이끌어낸 것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퇴임 후에도 그는 국제 평화와 인권 문제에 헌신하며,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전 세계적인 존경을 받았다.

그는 1982년 카터 센터를 세워 국제 분쟁 중재 및 평화 구축을 위한 활동과 전 세계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약했다. 저개발 국가의 질병 퇴치에도 앞장을 섰고, 국제구조위원회(IRC)를 통해 난민을 위한 글로벌 인도주의 활동과 지원에 적극 참여했다.

그의 삶은 세계인들에게 평화와 인권, 그리고 겸손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으며, 현재의 세계정세 속에서 화합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카터를 추모하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면은 그의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이다. 신앙을 행동으로 실천한 최고 지도자였다. 신실한 신앙생활로 남겨진 발자취가 그립다. 그의 신앙심에서 나온 인격과 겸손, 청렴과 헌신은 우리가 전해 받은 큰 교훈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한 사람의 죽음의 품격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죽음 이후에 어떻게 평가받게 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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