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교회 설립 70주년 기념 학술 컨퍼런스
조성돈 교수. ©기독일보DB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가 최근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에 ‘자살 예방 체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의 글을 올렸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에 자살이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로 1위를 한 지도 20년이 되어 간다”며 “대한민국은 자살이라는 상시적 재난 가운데 있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그동안 국가가 자살 예방에 상당히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지금도 일본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자살 예방 예산은 약 20배 차이가 난다”며 “올해 정부에서 상당히 전향적인,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획기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심리 상담과 정신 건강 진단을 받을 기회를 대폭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번 정부의 임기 내에 100만 명에 대한 심리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한다”며 “특히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거나 가족의 자살을 경험한 유가족, 의료 기관이나 복지 센터에서 정신 건강에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이들에게 먼저 이러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신 건강을 챙기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또한 이러한 정책의 추진을 위해서 예산을 늘리고, 활동도 넓게 가져갈 것으로 기대가 된다. 아마 이것은 최근 일어났던 ‘묻지 마 폭행’의 충격도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문제를 너무 정신 건강 문제로만 가져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신 건강이 가장 중요한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만 몰아가면 놓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정신 건강 문제는 이 사회의 문제들이 초래한 결과일 수도 있다. 치열한 경쟁, 승자 독식, 경제 중심 사고, 불안한 사회 안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자살 예방도 같은 측면이 있다. 사람이 죽는데 그 이유가 어떻게 한두 개로 정리가 되겠는가”라며 “그 과정에는 수많은 이유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래서 자살 예방 역시 수많은 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많은 경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의 자살 예방 체계는 너무 무겁다. 처음부터 정신과나 정신건강복지과 등으로 가야 한다면 그게 쉽지 않다”며 “그 전에 교회에서 목회자를 만나고, 상담사를 만나고, 가정의학과도 거치고,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 등도 거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마치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운동하고 식이요법도 하고, 방송이나 정보를 접해서 적용해 보고, 약국이나 의원에서 약도 받아서 먹고, 안 되면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으로 가듯이 단계별로 가면 좋겠다”며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앞에서 말한 총체적 자살 예방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국가가 나서고,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제도와 체계가 뒷받침되면 가능하다”며 “이에 생명의 가치를 담보한 교회가 앞장선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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