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성도들의 신앙적 욕구 조사
‘마음의 평안과 위로’ ‘가정의 행복’ 중요

평신도 신앙 욕구 조사 세미나
목회자들의 주 설교 주제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제공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교인들이 신앙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소장),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 등이 ‘공동조사’를 진행한 후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던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 교인들의 신앙적 욕구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목회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이들은 ‘설교, 교육, 심방, 상담, 목양’ 등 목회의 각 분야에 대한 조사를 통해 교인들이 느끼는 욕구를 파악하고, 우선적으로 충족해야 할 영역의 파악과 위기 극복에 대한 자료 해석 및 논찬, 토론으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의 몇 가지 눈에 띄는 지점으로는, 신앙에 있어서 평신도들의 주요 관심사는 ‘마음의 평안과 위로’(44.4%)가 가장 높았다. 코로나 이후 6개 순위 중 ‘가정의 행복’이 가장 높았으며. ‘믿음/신앙’이 5위였다. 충족도에 있어서는 ‘마음의 평안과 위로’가 가장 높았으나 관심은 높은데 충족이 낮은 항목으로는 ‘축복(경제적 건강, 성공)’ 등이었다.

출석교회의 주요 설교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고, 설교 주제는 ‘믿음과 순종’이 가장 많았다. 평신도들이 원하는 설교주제는 ‘하나님의 축복’, ‘위로와 평안’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위로와 평안’에 대한 설교는 출석교회에서 가장 적게 시행되는 주제로 조사됐다.

출석교회 목회자가 갖추어야할 요소로는 ‘성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과 ‘인품/인격’이 가장 많았으나, 충족도에서는 6순위 중 5위를 기록했다. 목회자의 결격 사유 역시 ‘인품/인격’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평신도의 입장에서 이번 조사를 ‘논찬’한 사단법인 ‘청년의 뜰’의 한병선 본부장은 “‘코로나’라는 큰 이슈에 대한 한국교회의 변화에 주목하고 개인의 삶과 신앙의 변화를 데이터로 볼 수 있었다. 코로나 전후 개인의 가치관 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졌고 지금까지 지켜왔던 예배방식, 교회의 본질에 대한 고민들이 생겨나면서 그 전과는 다른 변화가 일어난 것을 주목하였다. 특히 일상의 변화와 맞물려서 신앙의 변화를 추적한 것은 신앙만을 생각해왔던 조사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했다.

평신도 신앙적 욕구 조사 세미나
세미나에 참여한 패널들, 김선호 목사(왼쪽 끝), 한병선 본부장(왼쪽 두번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제공

목회자 자질에서 '인격' 가장 중요
평신도, 영적 팽창 아닌 영적 성장 원해

한 본부장은 “교인들의 욕구를 목회자의 설교, 신앙훈련, 심방, 상담, 목양에만 머물지 않고 좀 더 깊이 있는 목회자 자질에 대한 욕구 조사를 진행한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목회자와 교회 성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서 교인들의 무의식 중에 있는 생각들을 확인한 작업은 막연하게 기능적인 역할로 목회자를 평가하지 않고 복합적으로 내면의 욕구를 구체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녀는 “일반 교인들이 바라는 목회자에 대한 근본적인 욕구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영적 충족, 영적 도전, 영적 성장, 영적 성숙’ 등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영적 충족은 목회자의 설교를 통해서도 일부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목회자가 교인 개인을 하나님께로 인도해서 영적인 충족을 경험하게 하는 가이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충족을 누릴 수 있는 과정에 동행하는 것으로 그 과정 속에서 영적인 도전을 주고, 성장과 성숙을 만들어 가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욕구라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한병선 본부장은 ‘신앙 관심도’와 2030의 ‘설교 관심 추이 변화’를 지적했다. 한 본부장은 “‘마음의 평안과 위로’(86%)가 가장 높게 나온다. 종교의 본질인 ‘구원과 영생’보다 개인의 ‘평안, 행복, 목적’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관계적 측면보다 ‘개인주의화’가 진행된다”는 점과 “30대는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의 생활(50.8%)을, 20대는 ‘고난, 인내, 소망, 공동체’ 등의 주제롤 선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보통 목회자들의 설교에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내용이 반복되고, 은혜와 감동이 없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이런 평가들을 통해 교인들의 설교에 대한 욕구를 잘 파악하여 그들의 고민에 맞는 설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결론적으로 “교회 성장, 교회 성숙이란 키워드를 목회자 혼자 짊어질 수 는 없는 시대가 왔다 아픙로 더 많은 사람들이 핵화된 개인들이 온라인에 기인한 네트워크롤 통해 살아가야 하는 시대”라며 “교회의 양적팽창이 아닌 수평적 리더십을 갖고 교회를 만들어가는 모델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유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교회는 세대를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도들 고민 고려한 목회자들 설교도 필요

목회자의 입장에서 논찬한 김선호 목사(성답교회)는 ‘설교 주제에 관한 욕구의 조사 결과’에 대해 “목사와 교인들에게 있어서 동상이몽임을 분명하게 말한다”고 했다.

그는 “목사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세상을 살아가길 원하기에 믿음과 순종에 관한 설교(57.7%), 성도로서의 당위에 대한 설교가 많지만, 교인들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얻는 복(41.6%)과 위로와 평안(40.4%)에 대한 설교를 듣고 싶다. 모든 교인들이 다 그러한 것도 아니다. 세대에 따라, 종교의 중요도에 따라 교인들은 각기 다른 욕구를 가지고 있다. 각기 겪는 삶의 상황이 다르고, 교인들은 각자가 만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설교를 통해 찾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니 20대는 ‘고난/인내/소망’에 대한 해답을, 30대가 가정, 학교,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알고 싶다고 답한 것은 직장생활 중에 겪는 갈등에 대한 해답을 설교를 통해 얻고자 함이다. 이렇게 본다면 설교란, 교인들이 각기 가져오는 하나님께 드리는 질문에 대하여 목사가 성경에서 하나님의 대답을 발견, 전달하는 것이다. 예수님도 제자들과 사람들이 가져오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비유로 대답해 주셨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인들이 욕구를 ‘듣고 싶은 설교’라기보다 ‘알고 싶은 하나님의 뜻과 계획’으로 해석한다면, 목사의 설교 준비는 목사로서 하고 싶은 얘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대답을 오롯이 전하려는 준비가 될 것이고, 교인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이 동문서답이 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연간 설교 계획에 앞서, 성도들이 알고 싶은 것, 필요하다고 느끼는 주제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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