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
김선일 교수. ©DFCtv 유튜브 영상 캡처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6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젊은 기독교에서 가능성을 찾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은 세속화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모든 종교 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한다”며 “한국갤럽에서 2022년에 9,1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종교인은 36.6퍼센트이고, 무종교인이 63.4퍼센트이다. 조사 대상의 약 2/3가 종교가 없는 셈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종교인의 비율은 더 떨어진다. 20대는 19.1퍼센트, 30대는 24.5퍼센트로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각 종교(개신교, 불교, 천주교)의 인구도 모두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비종교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있다. 20대와 30대를 기준으로 종교별 인구 비율을 비교하면 개신교가 불교와 천주교보다 훨씬 높다”며 “20대의 개신교 인구는 11퍼센트로서 불교(3.5%)보다는 3배, 천주교(4.5%)보다는 2배 이상이 높다. 30대에서도 개신교 인구는 14.6퍼센트인데, 이는 불교(4.7%), 천주교(4.8%)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했다.

그는 “종교를 가진 2030세대에서 여전히 기독교 인구가 가장 높다는 사실은 선교적으로 고려해야 할 가치가 있다. 기독교는 젊은 층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친밀한 종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아마도 신앙이나 영성에 관심을 지닌 젊은이가 있다면 주변의 교회나 선교단체를 먼저 떠올릴지 모른다. 교회는 사찰이나 성당에 비해서 젊은이들에게 접근이 가장 수월한 종교적 공간일 것이다. 가시성과 접근성 모두 높으며, 젊은 또래의 신앙 공동체도 활발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현대 젊은이들의 문화는 개인주의를 기본값으로 한다. 혼자 사는 게 익숙하고 다른 이들과는 아무리 친해도 적절한 경계를 긋는다. 하지만 인간은 개인주의 영토 안에서 오롯이 살아갈 수는 없다. 개인이 중요한 시대인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주의에 편승하는 것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선교가 아니”라며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그러면 젊은이들은 어떠한 공동체를 원하는가”라고 했다.

김선일 교수는 “인터뷰에 응한 여러 청년은 ‘안전’이라는 단어로 그들이 열망하는 공동체의 성격을 규정한다. 안전은 불안과 위험에 대응하는 단어다. 청년세대는 불안하다. 생계의 문제로 불안하고, 정서적으로도 불안하다. 기후 위기, 폭력, 사회 갈등의 증폭으로 인해 위험을 느낀다”며 “그럼에도 교회는 아직 안전한 곳으로 보이지 않는다. 때로 기독교 지도자들의 발언과 행태가 위험을 조장한다. 교회에서 전하는 하나님은 편파적이고 무섭게 느껴진다. 외로움과 불안을 느끼는 청년들은 안전한 공동체를 찾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가 원하는 안전한 공동체를 마련하는 일에는 기성세대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사회에서 회자되는 세대 갈등론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에 발붙일 자리가 없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신앙 유산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 단, 환대와 존중의 안전한 공동체 안에서 그렇다”고 했다.

또한 “공동체만으로 젊은이들의 신앙이 온전히 회복되진 않는다”며 “청년의 시기는 존재의 외로움과 허무감을 겪는다. 공동체를 통한 관계와 정서적 위로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현실과 미래를 더 큰 세계관 안에서 마주해야 한다. 교회는 청년세대의 가볍고 재미있는 문화를 복제만 할 것이 아니라, 인생과 세계에 대한 기독교적인 설명 체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랫동안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낭패감에 시달리던 한 청년은 자기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믿음을 넘어서 나의 삶을 계획하시고 지금 자신의 상황도 그분의 타이밍 안에 있다는 하나님의 섭리를 배우면서 큰 위로와 더불어 ‘감각의 확장’을 경험했다고 한다”며 “이는 인식의 전환을 통한 삶의 재구성이다. 인식의 전환은 하나님에 대한 바른 앎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젊은이들이 교회에 원하는 것은 말랑말랑한 위로나 재미있는 경험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존적 상황을 해석하고 인생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 견고한 답을 원한다”며 “성경의 큰 맥락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기도와 봉사만 요구하지 말고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고,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이 언어와 상황에서 들려지도록 전달하는 일은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역자가 끌어안아야 할 과제”라고 했다.

아울러 “인간은 생애 주기에 따라 위기와 숙제를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20대는 주체적 성인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자아와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30대는 자립과 가족의 구성이라는 과제를 갖는다”며 “그때 그들 곁에 누가 선한 조력자의 역할을 할 것인가? 누가 가장 견고하고 분명한 진리를 친절하게 들려줄 것인가? 복음과 그 복음대로 살아가는 공동체는 모든 세대를 막론하고 기독교가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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