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
국민의례 사진. ©장지동 기자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가 1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최재형 국회의원(국민의힘)이 주최하고,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주관했다.

최재형 의원의 개회사 및 국민의례에 이어서 축사를 전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북한 주민이 탈북을 결심하고 국내로 입국하기까지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코로나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2020년부터 크게 감소한 탈북민 수가 올해 들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북한 주민이 자유와 인권을 찾아 목숨을 걸고 탈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탈북민이 제3국을 거쳐 국내에 입국하는 과정에 심각한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많은 탈북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타국에서 구금 시설에 억류되거나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있다. 북송 이후에는 폭행·고문·처형 등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 그간 봉쇄된 북중 국경이 열리면 탈북 시도가 늘고,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도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김 장관은 “유엔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강제북송의 위험에 처한 재중 탈북민 규모는 약 2천여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탈북 문제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과 협력이 중요한 시기”라며 “중국은 1981년 유엔난민지위에 관한 협약과 1988년 유엔 고문방지협약 가입 국가로, 강제송환 금지에 대한 국제 규범 준수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내 탈북민은 불법 입국자이기에 앞서 생명과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난민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라며 “강제북송은 국제 규범 정신에 배치되며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도 반한다. 중국 내 탈북민이 국제 규정에 따른 인권을 보장받고 한국 등 본인이 희망하는 국가로 입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과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재중 억류 탈북민의 강제북송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다”며 “정부는 한국으로 오길 희망하는 모든 탈북민 전원을 수용할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제3국의 탈북민이 신속·안전하게 국내로 입국하고,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대한민국 국민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국내 시민단체 각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북송 방지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
신영호 이사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이어 환영사를 전한 신영호 이사장(북한인권정보센터)은 “탈북하여 중국 구금 시설에 억류 중인 탈북민의 수가 약 2천여 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언제든지 북한으로 강제북송될 위험에 놓여져 있다. 이들이 강제북송될 경우, 북한에서 겪게 될 고초와 심각한 인권 유린에 대해 그간의 많은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고 했다.

신 이사장은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도 이러한 사실을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구제와 예방, 피해자 보호와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선은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에 직면하고 있는 이들을 구출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급하다”고 했다.

아울러 “재중 억류 탈북민의 북한 강제송환 저지 방안이 마련되고,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국내에 돌아올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이라며 “중국 당국에 체포될 위협에 떨고 있는 탈북민들에게도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최재형 의원의 성명서 발표가 있었다. 최 의원은 “전 세계인이 환영하는 코로나 종식 선언이 중국에 억류되어 있는 탈북민에게는 죽음의 전주곡과도 같은 공포스런 소식”이라며 “코로나 종식은 봉쇄됐던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이 열리게 된다는 것과 중국 정부의 강제송환이 곧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6월 미국 의회의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추정한 중국에 억류되어 있는 탈북민의 숫자는 적게는 600여 명, 많게는 2,000여 명”이라며 “만약 이대로 강제송환이 이루어질 경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강제송환을 통한 대규모의 인권탄압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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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의원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최재형 의원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죽음의 문턱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탈북민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송환을 멈추고, 한국 또는 제3의 국가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와 보편적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라며 “중국은 1951년 난민지위협약(CSR)의 당사국임은 물론, 1984년 고문방지협약(CAT), 1996년 인종차별철폐협약(ICERD), 1979년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1989년 아동권리협약(CRC), 1966년 사회권규약(ICESCR)의 당사국으로 다양한 국제인권조약상의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탈북민은 국제법상 난민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탈북민에 대한 난민인정 절차를 시행하지 않는 차별적 조치와 함께 체포, 구금, 강제송환을 해오고 있다”며 “특히 고문방지협약 당사국은 고문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국가로 추방, 송환, 인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한에서 자행되는 탈북민에 대한 인권탄압과 처형, 고문은 유엔과 세계인권단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중국 정부는 항저우에서 세계 평화 증진을 위한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세계 여러 국가들과의 우호 증진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코로나로 제한했던 세계 여러 국가들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하며 개방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중국 정부에게 탈북민의 강제송환 중지와 탈북민 인권 보호를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의원은 “중국 정부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호소한다”며 “첫째, 중국 정부가 국제협약인 ‘난민지위에 대한 협약’과 ‘고문방지협약’을 준수하고,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할 것과 탈북민의 의사에 따라 한국 또는 제3국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둘째로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관련 국제기구가 중국 정부에 대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하도록 강력히 요구하는 등 탈북민의 인권보호와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며 “셋째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사회가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송환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해줄 것과 대한민국 정부와 연대해서 탈북민의 인권 보호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함께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
세미나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현 교수, 서보배 연구원, 배성규 논설위원, 최재형 의원,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김정아 대표 ©장지동 기자

이어진 주제연설 순서에선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배성규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연설했다.

먼저, 이신화 대사는 “지난 2016년 중국을 방문한 유엔난민기구(UNHCR) 필리포 그란디 대표는 유엔난민기구와 중국 간 협력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의 1대 1 프로젝트를 통한 난민 수용국들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며 “이어 2017년 시진핑 주석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난민과 관련해 10억 불을 지원할 것을 밝혔다”고 했다.

이 대사는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난민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과 인력 확대의 필요성이 절실한 유엔난민기구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유엔난민기구의 정책과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유엔난민기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과 동참과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새삼 강조하게 된다”고 했다.

그녀는 “국제사회의 최종 목표는 탈북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경우, 북한 이탈 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보호 희망 의사를 표명한 탈북민들이 한국행을 희망하는 경우 전면 수용한다는 일관된 원칙으로 탈북민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왔다”고 했다.

이어 “더 발전된 접근으로 국가 간의 정보 접촉 그룹을 구성하고,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2020년 사무총장 보고서의 핵심 사항을 바탕으로 외교적 대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과정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오랜 기간 헌신하며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시민단체와 NGO 기관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대화와 소통 및 합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며 “유엔의 여러 부서와 협력을 촉구하여 재중 탈북자 문제에 대한 유엔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할 것을 촉구한다. 올해는 세계 인권 발전의 중요한 해이다. 특히 중국과의 인권에 대한 대화는 북한이 국제 인권 의무와 보호 매커니즘을 준수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난민’이라는 용어는 특정 국가를 떠난 이유와 관계없이 송환 시에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는 사람 혹은 그럴만한 충분한 근거가 인정되는 사람을 의미한다”며 “중국이 국제적인 난민 및 인권 문제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원한다면 탈북민과 다른 양민들에게 인권과 인도주의적 규범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서 두 번째로 연설에 나선 배성규 논설위원은 “한국 정부와 유엔인권단체 그리고 정치권,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중국은 탈북민을 여전히 난민으로 보지 않으며, 난민 강제송환 금지 원칙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좀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중국 외교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배 위원은 “국제 인권단체와 유엔의 협력이 필요하며, 함께 공통의 목소리를 내고, 다가오는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공동으로 강제북송 반대 목소리를 낸다면 중국 또한 함부로 탈북민 북송 조치가 힘들게 될 것”이라며 “언론에서도 탈북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여론을 환기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불어 “탈북민 강제송환 문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은 남북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국면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세미나는 탈북민 증언과 내·외신 기자 질의응답 순서로 모두 마쳤다.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영호 이사장,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최재형 의원,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배성규 조선일보 논설위원, 서보배 연구원, 김정아 대표, 조정현 교수 ©장지동 기자

한편, 세미나 순서에선 ▲북한인권정보센터 서보배 연구원이 ‘중국 억류 탈북민 현황 및 강제송환 실태’ ▲통일맘연합회 김정아 대표가 ‘중국의 강제북송으로 인한 강제분리 피해 현황’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정현 교수가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 관련 중국의 국제법상 의무 및 국제적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김정아 대표는 “통일맘연합회는 탈북 과정 중 북한과 중국에서 자녀와 강제적으로 분리되는 탈북여성들의 피해를 대변하며, 피해당사자들로 이루어진 비영리민간단체”라며 “2015년에 설립되어 2016년 통일부에 등록하여 8년 동안 23건의 공모사업 및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표 슬로건인 ‘내 아이 안고 싶어요’는 북한과 중국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강제로 헤어지는 탈북 엄마들의 가슴 아픈 호소이다. 2016년 첫 국회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북한인권 프로젝트까지 계속 이어져왔다”며 자신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자임을 밝히며, 2009년 한국에 입국한 후 해마다 아이와의 재회를 위해 노력 했지만, 비협조적인 중국 가족으로 인해 매번 좌절되었고, 지금까지 14년간 아이와의 소통조차 거부당했음을 고백했다.

아울러 “엄마와 아이의 인권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 탈북여성들과 아이들의 문제는 도대체 누구에게서 어떻게 해결 받아야 하는가”라며 “통일맘연합회는 우리의 운명을 거부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며, 탈북엄마들과 아이들의 인권증진을 위해 앞으로도 당당히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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