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 침해했고,
비례·평등원칙에도 반하여 재량권 일탈·남용”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는 지난해 7월 18일, 당시 당국의 방역 조치에 따라 비대면 주일예배를 드렸다. ©사랑의교회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교회의 대면예배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또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는 서울시 내 일부 교회와 목회자 및 교인들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교회의 대면예배 금지 처분 등 취소 청구의 소’에서 22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12일, ‘수도권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 시행 공고’를 하면서 교회 등 종교시설에는 ‘비대면 예배·미사·법회’만 허용했다. 그러나 원고들은 이것이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이 가진 종교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도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종교단체로 하여금 비대면 예배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교회는 인터넷이나 TV방송 등을 통해 신도들에게 비대면 예배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러한 물적 여건을 갖추지 못한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진행할 수 없어 실질적으로 아무런 예배활동도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한 인터넷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령자나 인터넷이나 TV 등의 수신시설을 갖추지 못한 사람 역시 비대면 예배에 참여할 수 없어, 위와 같이 비대면 예배를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이 사건 처분은 종교행사의 전면적 금지를 명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게 된다”고 했다.

또 “한편, ‘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기본방역수칙(단계별 조치 포함)’에서는 결혼식장, 장례식장, 영화관·공연장, 상점·마트·백화점(300㎡이상), 목욕장업(목욕탕, 찜질방, 사우나시설 등), PC방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에 일부 제한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대면접촉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비록 예배를 대면으로 한다고 하여 교회에서의 활동이 위 업종들의 이용자가 하는 행위와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또한 직장, 교통시설, 결혼식·장례식,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경우에도 밀
집도가 상당히 높아 종교시설의 밀집도가 위 업종들보다 높아 전면적인 대면을 금지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시설의 경우에도 결혼식·장례식 등과 같이 참석인원을 제한함으로써 밀집도를 완화하는 방법이 충분히 가능하였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예배 중 찬송 등으로 인해 비말이 발생할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전체 예배시간 중 일부 시간에 한정된 것일 뿐이고, 이러한 비말 발생 우려가 일부 있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다른 사정을 전혀 고려함 없이 대면예배 내지 현장 예배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는 수단을 선택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통상적으로 예배는 교인들의 대면예배를 전제로 교인들이 모여 설교, 찬양, 기도 등으로 이루어진 절차에 따라 당연한 전제로 하여 왔다”며 “또한 교회 공동체의 모임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종교적 가치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비대면 예배가 대면예배와 비교할 때 현상적 측면에서나 가치부여적 측면에서나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또한 앞서 본 것처럼 일부 교회나 교인의 경우 종교행사가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것과 같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런데 대면예배 금지를 통해 일부 대면예배를 허용했을 때보다 코로나19 감염확산을 현저히 방지할 수 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자료가 없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공익이 위와 같은 사익보다 크다고 확신할 수 없다. 그러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 또한 충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은 종교시설에 해당하는 교회와 유사한 PC방, 영화관, 대형유통시설,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 다른 다중이용시설에 비하여 교회에 대한 방역조치를 유독 특별한 합리적 이유 없이 강화한 것이어서 형평에도 현저히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도 서울에 있는 교회 31곳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대면예배 금지 처분 등 취소 청구의 소’에서 지난달 10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에도 원고 교회들의 핵심 주장은 대면예배 금지 처분이 ‘비례의 원칙’과 ‘평등원칙’에 반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었는데, 법원은 여기에 이유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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