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은 4.8%로 기존보다 두배 이상 높여 전망했다. 곳곳에서 비관적 경제 지표가 나오며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 주 발표되는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OECD는 전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3.0%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0.3%포인트(p) 낮췄다.

반면 OECD는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4.8%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2.1%로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여 2.7%p나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OECD는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소비 회복 지연에 따라 회복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록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물가상승률 전망치의 조정 폭이 세계경제 및 OECD 회원국에 비해서는 작은 수준이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의 '경고음'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민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이는 속보치(0.7%)보다 0.1%p 하향 조정된 수치다.

1분기 성장률이 낮춰진 건 수출이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증가하는 데 그치고, 수입은 기계·장비 등이 줄어 0.6%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민간소비도 0.5% 줄어들어 성장률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측했다. 국회예산처는 최근 내놓은 '2022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이 올해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은 한동안 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랐다. 2008년 9월 5.1% 상승한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첫 5%대 상승률이다.

상승 폭은 전월(4.8%)보다 0.6%p 확대됐다. 이 역시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 만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공업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는데 개인 서비스 가격도 크게 오르고 농축수산물까지 상승세가 확대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역시 "당분간 5%대 물가 지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물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는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상황은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국제유가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한동안 주요국들이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성장은 주춤하는데 물가는 치솟는 현재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의 하방요인, 물가상승률의 상방요인이 산적하며 'S의 공포'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다음 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며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이는 다른 전망 기관에 비해 다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하는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중후반대까지 낮출지,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OECD 경제전망은 전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된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경제정책방향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는 높아지는 방향으로 이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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