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는 미국 측 평가가 나왔다. 언제든지 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게 미국 측 분석이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7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목전으로 평가되는 북한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잠재적인 핵실험의 정확한 시기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라면서도 "북한은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화브리핑은 지난 5일 북한의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 비판으로 시작됐다. 김 대사는 "지난 5일 북한은 8기의 탄도미사일을 다양한 지역에서 발사했다"라며 "북한이 하루 동안 발사한 것 중 가장 많은 수의 탄도미사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2022년 들어 31기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한 해 동안 발사한 것 중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이다. 2019년 25기라는 이전 기록을 넘어섰고, 이제 겨우 6월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 지도부의 전술핵무기 사용 위협도 지적했다.

북한이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모라토리엄을 파기하면서, 핵실험 재개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향후 며칠 이내에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고 했었다.

김 대표는 이날 비슷한 취지의 반복된 질문에도 "그들은 확실히 풍계리에서 준비를 마쳤다"라며 "언제든 실험을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다만 오는 10일 핵실험설에는 "금요일(10일)이 될지, 그보다 훨씬 뒤일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내 전체를 엄청나게 불안정하게 할 핵실험을 그들(북한)이 삼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 핵실험 재개 여부와 관련해 "확실히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동맹·파트너와 긴밀히 접촉할 것"이라고 했다.

핵실험이 실제 이뤄질 경우 대응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와 관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대응 질문에 "부장관이 서울에서 말한 것을 넘어서는 (말할 만한) 것은 없다"라면서도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잠재적인 핵실험 대응에 한국, 일본, 그리고 다른 파트너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적절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거론하며 "핵실험은 우리, 그리고 국제사회에 용납할 수 없다는 매우 명확한 대응"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대화·외교에 관여할지에는 "가설적 상황에서 추측하고 싶지 않다"라면서도 "우리가 외교적 길 모색에 깊이 전념한다는 점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다른 고위 당국자들이 명확히 해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비핵화 및 다른 문제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모든 기회를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북 '외교적 접근법'에 종료 시점이 있는지 질문에는 "종료일(end date)은 없다"라며 "계속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의 실행 가능한 길을 추구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외교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은 물론 동맹을 보호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다른 일 역시 계속한다"라며 "여기에는 한국, 일본과 함께 강력한 억지 역량을 유지하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유지도 거론했다.

김 대표는 "그러므로 이는 확실히 다면적인 접근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을 향한 외교적 접근법을 종료하기까지 인위적인 '타임라인'은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북한이 유례없는 숫자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도 우리는 외교에 전념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량파괴무기(WMD) 관련 논의의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는 인도주의 문제에 협력을 추구한다"라고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대통령과 국무장관 등 고위 미국 당국자는 반복·공개적으로 조건 없는 외교 추구를 재확인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메시지는 공개적인 자리에서만이 아니라 기밀 채널로도 전달됐으며, 미국 고위급 인사로부터 북한 고위급 인사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그는 "제삼자와 함께, 직접, 서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런 메시지를 지난 1년 전달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의 응답은 없다고 했다.

이날 전화브리핑에서는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도 거론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김정은 정권에 타격이 있는지 질문이 나왔다. 김 대표는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19가) 리더십에 있어 정치적인 문제로 이어졌는지에 관해 정보가 없다"라고 했다.

다만 "그들이 공개적으로 발표했듯 (북한의) 코로나 상황은 꽤 심각해 보인다"라며 "우리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가 상황 대응을 도우려 협력을 제안한 이유"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그간 북한에 전달한 메시지에는 인도주의 협력과 코로나19 관련 원조 등 구체적 제안이 포함됐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코로나19 원조 제안 시기를 두고는 "그들이 코로나19 발병을 공표한 뒤 거의 바로 전달됐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화이자나 모더나 등 자국 백신 대북 직접 지원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세부 사항은 없다"라며 "백신의 맥락에서 이는 미국이 양자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코백스(COVAX)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어떤 종류의 협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열린 관점을 갖고 있다"라면서도 "지금까지 북한은 이 특정 측면에 관해서도 우리와 관여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전 세계 식량 위기 국면에서 식량 문제 역시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중국과의 대북 공조를 두고는 "우리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보유했고, 그들(중국)이 궁극적인 목적인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공유한다고 여전히 믿는다"라며 "북한이 한반도와 그 너머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삼가는 게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북한 추가 제재 결의안 비토가 중국으로부터 협조를 못 받고 있다는 징후로 읽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이 문제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협력의 영역이라고 믿는다"라고 재차 말했다.

이런 취지로 그는 "북한이 계속 도발하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며,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기를 중국이 실제로 원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라며 "중국이 한반도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와의 협력에 더욱 기꺼이 나서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오는 8일 북한 관련 유엔 총회에 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총회는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중국과 러시아 입장을 듣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내일 (입장을)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의) 비토는 나머지 안보리 회원국의 의지를 차단했고 이사회가 그 책임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했다"라고 개탄했다. 이런 취지로 중국과 러시아에 유감을 표하고, "안보리가 함께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에 북한이 더욱 도발적 행동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북한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서는 "나는 무엇이 북한 지도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가정하는 데 항상 조심스럽다"라며 "이번 봄 일부 노골적인 활동과 발언이 우크라이나 등 외부 상황에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는 그들이 우려하는 문제를 다룰 용의가 있다"라며 "북한이 외교적 길 모색에 관심을 보인다면, 우리는 더 포괄적이고 유연하며 열린 자세로 외교에 접근할 용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동맹 방어라는 우리 약속에는 애매모호함이 없다"라고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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