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개혁신학회 학술대회
제6차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제공

개혁신학회(박응규 회장)가 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작구 소재 총신대학교 제2종합관 카펠라홀에서 ‘예배 회복’이라는 주제로 제6차 개혁신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먼저, 1부 개회예배는 박응규 회장(아신대)의 사회로, 총신대 이재서 총장의 설교, 문병호 부회장(총신대)의 기도, 김요섭 총무(총신대)의 광고 순서로 진행됐다.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오게 하라’(사 43:7)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재서 총장은 “개인적인 차이, 인간적인 차이가 예배의 자격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뿐 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다 예배자로 초청을 해야 하며, 또 어떤 차이를 가졌을지라도 내가 드리는 예배의 옆 자리에 와서 앉도록 허용해 주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며 “특별히 장애인들은 예배의 현장에 자유롭게 올 수가 없다. 예배를 함께 드리는 현장에 마치 누구는 되고 안 되는 것처럼 모양을 만들어 가선 안 된다는 문제제기를 해 본다. 예배 준비에 있어 폭을 넓혀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남준 목사.
김남준 목사. ©열린교회 제공

이어 2부 발표회에선 김남준 목사(열린교회 담임)가 ‘예배의 본질적 요소의 회복: 복음과 능력’이라는 제목으로 이날 주제발표를 했다. 김 목사는 “신앙 중심부에는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향한 참된 사랑과 경배가 있다. 그리고 예배는 바로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의 전형적인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제가 이루어지고 인간의 경험 세계 속에 자신의 성품과 하신 일을 알게 해 주실 때, 인간은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날 우리는 교회 안에서 누룩처럼 번져가는 경박하고 의무에 매인, 아니 의무감에서조차 자유로운 예배 태도들을 본다. 이렇게 가다가는 이십 년 후에는 텅 빈 교회당이 되지 아니하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신약의 예배 정신을 가장 함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본문은 예배의 본질적인 요소에 대한 그리스도 견해를 보여준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예배가 ‘영과 진리 안에서’(in spirit in truth) 드려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청교도들은 예배가 한편으로는 인간 내면에 관계된 심령의 일(heart-work)이며,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뜻과 하신 일에 대하여 계시된 실재를 향한 응답이며, 이것은 성령에 의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적용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예배가 단순하고 성경적이어야 할 것을 고집했다”고 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예배 방식에 대해 말씀하시기 전에 여인에게 상기시켜 주신 것은 바로 하나님이 누구신가 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영이시니’(요 4:24). 이것은 두 가지 커다란 교훈을 준다. 첫째는 예배를 주관하시는 성령에 관한 이해이고, 둘째는 영 안에서 드리는 예배의 자유”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배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약 예배의 뿌리가 되는 구약의 제사를 이해해야 한다”며 “물론 구약의 제사가 신약의 예배로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제사는 예배의 원형(proto-type)이다. 구약의 제사는 그리스도의 속죄를 바라본, 예배의 일시적인 한 형태였다. 예배 속에 임하시는 성령의 역사가 없으면 우리의 예배는 결국 뇌물 개념의 예배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하나님의 인격을 경험하지 못하는 예배가 인격적인 예배일 리 없고, 그러한 예배가 뇌물 개념의 예배로 전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인간이 하나님께로부터 지음 받았다는 점에서 모든 피조물과 동류이면서도 다른 피조물들과 구별되는 것은 영혼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라며 “영이신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영혼을 주신 인간과 교제하신다. 그러한 영적 교제의 특성을 예배 속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예배는 하나님께서 죄로 말미암아 더러워진 시간과 공간을 그의 구속사역으로 새롭게 창조하시는 행위”라며 “예배 속에 이러한 요소를 에이리 레더(Arie C. Leder)는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임재로 설명한다. 그리고 그의 임재하심은 ‘정결케 하고 화목케 하는’(cleansing and reconciling)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령께서 죄인의 마음에 역사하심으로 인간은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성령이 오셔서 그들의 죄와 하나님의 의(義)와 심판에 대해 생각나게 하신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님 안에 있는 안식과 구원의 은혜를 통해서 이 세상을 향해 주신 사명을 생각나게 하신다”며 “십자가에서 죽고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오늘 자신의 삶과 관계있음을 고백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주신다. 죄에 참회와 신앙을 선물로 주시는 분도 성령”이라고 했다.

또한 “성령 안에서 드려지는 참된 예배 속에는 정서적인 요소(affectional factor)가 있다. 따라서 예배가 성령 안에 드려지고, 성령에 의한 거룩한 감화가 회중 가운데 있게 되면 거기에는 반드시 정서가 깃든다. 그것은 신령하게 드려진 예배의 결과”라며 “오늘날 우리는 잘못된 감정주의의 위험을 경계한 나머지 신앙에서 아예 감정적인 요소를 천시하는 경향으로까지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목욕통의 물이 더러워서 거기 앉은 아이까지 쏟아버리는 것과 같다.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Edwards)의 말과 같이 신령한 은혜는 반드시 거룩한 정서를 동반한다”고 했다.

그는 “예배의 두 번째 요소는 진리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요한복음 4장의 맥락에서 볼 때 두 가지를 의미한다”며 “하나는 예배 행위 자체가 성경 진리의 틀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과 예배자가 예배 속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배에 있어서 하나님과의 만남은 구체적으로 그 백성들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당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열망은 예배자의 깨달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지식이 전달되는 가운데 성령께서 역사하심으로써 두려움과 기쁨이라는 두 모순 사이의 긴장은 해결을 보게 된다”며 “따라서 예배 속에서 하나님과 예배자의 만남은 단지 열광이나 신비만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인가 자기 백성들에게 말씀하고자 하시는 바가 없으시면 결코 찾아오신 적이 없다. 이 같은 사실은 성경의 예증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예배 속에 깃든 진리의 요소는 설교에 의하여 대표되고, 설교를 통하여 주어지는 진리가 예배를 움직이는 본질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설교에 대한 예배자들의 지적 이해(understanding)가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체험을 하지만 체험이 우리를 붙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서 받았던 진리가 우리를 붙들어 주는 것이다. 같은 성령의 체험을 하면서도 거기서 진리를 경험한 사람들이 견고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라고 했다.

또한 “예배에 있어서 설교가 하나님의 음성을 대변해 주는 위치를 잃게 될 때 언제나 ‘깨닫게 되는 요소’ 보다는 다른 요소들이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문제에 관한 한국교회의 예배 상황은 사도적 전통이나 종교개혁의 노선에 서 있다기보다는 다분히 구약적이고, 중세 가톨릭의 전통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으로 건너간 초기 영국 청교도들의 예배의 역사를 보면 그들은 예배 시간에 모든 악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회중 찬송도 여러 가지 화음이 아니라 한 곡조로 부르기를 원했다”며 “그들은 모두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던 사람들이었다. 그들 가정에서는 언제나 악기를 사용하며 찬송하고 노래하기를 즐겼다. 그러나 예배에 있어서는 그것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감화를 받음으로써 거룩한 정서가 깃드는 것이 아니면, 그 모든 예배자들의 정서는 유익하지 못할 것일 뿐 아니라 위험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회의 개혁은 항상 설교의 수위성의 회복과 함께 이루어졌다. 종교개혁도 알고 보면 미신적인 희생과 신비적인 예전으로 말미암아 늪에 묻혀버린 설교의 수위성의 회복을 통한 예배의 개혁이었다”며 “정직하게 선포되는 성경 진리와 거기에 대한 예배자들의 겸손한 반응, 그 위에 내리시는 성령의 축복, 이것이 있을 때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예배가 된다”고 했다.

더불어 “예배에 있어서 진리의 요소는 설교자에게는 참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할 의무를 예배자들에게는 그 말씀을 이해해야 할 의무를 가져온다”며 “하나님의 마음으로 복음 진리를 전하고 깨달은 바대로 즉각적으로 순종하기를 원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진리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예배에 있어서 진리의 요소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리처드 백스터(Richard Baxter)의 저작을 보면 그가 설교를 듣는 예배자의 태도에 대하여 자신의 양 떼들에게 얼마나 세밀하게 가르쳤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크게 세 부분의 가르침을 제시하고 그 세 가지 가르침을 실천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상세히 해설하였는데, 가르침인 설교를 통해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Directions for the Understanding the Word which you hear)이라는 제목 아래서 12가지 실천 지침을 제시한다”고 했다.

이어 “첫째는 개인적으로 늘 성경을 읽고 묵상할 것, 둘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분명하고 명백하며 확고한 가르침 아래서 살아갈 것, 셋째는 부주의한 마음으로 설교를 듣지 말 것, 넷째는 설교 중 쓸데없는 생각이나 졸음으로 말씀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할 것, 다섯째는 설교 중에 다루어지고 있는 교리의 윤곽을 기억하거나 요지를 적어둘 것, 여섯째는 설교 중 당신의 영혼에 가장 크게 중요하거나 관심사에 대해 답이 되는 내용들을 특별히 기록할 것”이라며 “일곱째는 집에서 기독교 교리를 공부하도록 할 것, 여덟째는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설교 중에 들은 말씀을 묵상할 것, 아홉째는 설교 내용에 대하여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대답해 줄 수 있을 만한 사람들에게 물어볼 것, 열째는 당신이 이해하고 싶어 하는 교리들을 다룬 좋은 책들을 읽도록 할 것, 열한째는 지혜와 성령의 조명을 구하며 부지런히 기도할 것, 열두째는 당신이 알게 된 내용을 의식적으로 실천할 것, 이것이야말로 말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최상의 방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나님의 성품을 체험한 거룩한 진리에 사로잡힌 설교자와 예배를 통한 하나님을 갈망하는 예배자들과 그들의 만남에 찾아와주시는 하나님의 임재하심 없이는 거룩한 예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알 수 있는 확실한 것이 있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사람들은 더더욱 기독교 신앙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참된 기독교 신앙을 알고자 하는 자들일수록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필요성을 점점 덜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며 “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함으로써 예배 속에서 그리스도의 참된 가르침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예배가 ‘영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예배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분과별 발표가 진행되었다. 1발표엔 박형대 박사(총신대 신약신학)가 ‘성전 청결과 예배 회복’, 주종훈 박사(총신대 기독교예배학)가 ‘성령과 공동예배의 기도: 개혁주의 예배 회복을 위한 제언’, 홍주현 박사(새에덴교회)가 ‘도르트 총회가 제시하는 목회자 세움 방안과 예배 회복’, 2발표엔 이신열 박사(고신대 조직신학)가 ‘예배 회복을 위한 칼빈의 창조론적 제언’, 강대훈 박사(총신대)가 ‘하늘의 예배, 땅의 교회: 요한계시록의 예배 장면에 대한 연구’, 3발표엔 송영목 박사(고신대 신약신학)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공선교적 설교’, 정요한 박사과정(프랑스아미엥대학 교육학) ‘교회 기도모범(La forme des prieresecclesiastiques, 제네바, 1542)과 예배의 공적 기도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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