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예산, 짠물 편성 예고… 총지출은 650조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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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예산이 될 내년도 예산안은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하되,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급격히 악화된 국가 재정을 지속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편성될 전망이다.

대외적인 경기 불확실성과 디지털·저탄소 등 신산업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고,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양극화, 인구구조 변화 등 안팎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확장 재정 기조 속에 7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으로 급격히 증가한 국가채무와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정상화하기 위한 재량지출 10% 절감 등 고강도 지출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정부는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예산안 편성지침'과 '2023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심의·의결해 확정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예산 편성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에 제시하는 예산요구서 작성 가이드라인이다. 기재부는 이번 지침을 3월31일 각 부처에 통보한다. 각 부처는 편성지침에 따라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5월31일까지 기재부에 제출하게 된다.

올해는 오는 5월10일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구상 중인 정책과제에 맞춰 추가로 지침을 내려 보내게 된다.

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은 지난 25일 사전 브리핑에서 "국가재정법에 따라서 3월말까지 각 부처에 편성지침을 전달하는 절차는 준수를 해야 된다"며 "인수위에서 여러 가지 공약의 국정과제와 작업이 추진되고 새 정부의 정책과제를 반영해야 되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5월초 추가적인 보완지침을 각 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도 재정운영의 기본방향을 우리 경제의 도약과 경제·사회구조 대전환 대응, 민생안정 등을 위한 '필요한 재정의 역할 수행'과 전면적 재정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재정 확립'으로 설정했다.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확장재정 기조를 바탕으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 5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새 정부의 첫 살림살이는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곳에 돈을 쓰면서도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과 함께 과감한 재정혁신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현 정부에서는 연평균 8~9%대의 높은 재정지출 증가율을 기록했다면 새 정부에서는 5~6%대로 재정지출 증가율을 낮추고, 급격히 불어난 국가채무와 재정적자 규모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이나 예산안 편성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본예산과 1차 추경, 이미 예고된 2차 추경안 편성 등을 감안하면 내년 예산안은 65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국회에 제출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에서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634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올해 본예산 607조7000억원에서 4.4% 수준 증가에 그친다면 계획과 맞아 떨어진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1차 추경으로 16조9000억원을 편성해 집행했다. 정부 지출은 이미 624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2021∼2025년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 5.5%를 적용하면 내년도 예산은 650조원(658조6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증가율을 4% 이하로 잡아야만 650조원(649조3000억원)을 넘지 않는다.

인수위는 윤석열 당선인의 손실보상 현실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50조원 규모 2차 추경안 편성 방침을 굳힌 상태다. 재원 마련을 위해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올해 예산 사업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1·2차 추경 편성을 감안해 내년 예산안 증액 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신규 사업을 위한 동력을 잃게 된다. 새 정부가 당선인 공약이나 정책과제 이행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얘기에 가깝다.

따라서 정부는 지출 증가율을 최대한 낮추면서도 충분한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 등 재정 혁신을 추진한다.

전략적 지출조정 등을 통한 전면적 재정지출 재구조화에 나선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방역지원, 소상공인 긴급금융지원, 고용유지지원금 등 각종 한시 지원 소요를 이전 수준으로 축소한다. 경직적 의무지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집행실적이나 성과평가 등을 통해 경직성 경비 외 모든 재량지출은 10%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재정지출 규모를 감안하면 12~13조원 상당을 구조조정하는 셈이다.

집행 부진 사업이나 공공부문 경상경비, 성과 미흡 지적사업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실집행 실적에 따라서 10~50%까지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각종 보조사업의 보조율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행적 출연·출자 사업의 존속 여부도 점검한다. 유사한 기금은 통폐합해 신규 재원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2025년 재정준칙의 원활한 도입·적용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은 준칙 도입취지를 최대한 존중해 편성할 방침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정준칙은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마이너스(-) 3% 이내로 관리하는 게 골자다.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1075조7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약 415조원(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가채무비율은 14%포인트(p)가량 뛰어 50%(50.1%)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시절 정부 혁신 과제로 '국가재정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을 제시했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재정준칙에 준하는 수준에서 예산안을 편성해 지속가능한 재정혁신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지출구조조정을 통한 짠물 예산안 편성을 예고했지만 확고한 경제 반등과 민생 안정 공고화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소비·투자·수출 등의 회복 흐름이 지속되도록 경제의 확고한 반등과 도약을 재정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소비·관광에 역점을 두고, 수출 다각화와 중소·벤처기업 지원, 균형발전을 위한 광역메가시티·지역특화 등에 집중 투자한다.

최근 3%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등 고물가와 기준금리 인상 등 고금리 등에 따른 서민부담 완화와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강화에도 중점을 둔다.

디지털·저탄소 등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을 위한 미래투자를 확대하고, 초저출생, 학령인구 감소, 급격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정책 방향에 맞춰 재정 지원도 차질 없이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업재해에 중점을 두고 재정 지원을 확충하고, 공공·지방 필수 의료서비스 투자와 생활환경 개선, 국방 강화 등 국민 안전은 물론 신국제경제질서에 대응한 경제안보 역량도 강화한다.

최상대 실장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확장적 본예산, 7차례 추경 편성을 통해서 나름대로 재정이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서도 "그러한 과정 속에서 국가채무와 재정적자가 확대됐고, 재정의 대응 여력이 약화된 측면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재정지출 재구조화를 통해서 재정 여력을 확대함으로서 새 정부 국정과제도 차질 없이 뒷받침하는 것이 과제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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