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헌제 교수
서헌제 교수 ©기독일보 DB

I. 다종교 사회

2015년 종교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인구 4천9백만 명 중 종교를 가진 사람 수는 2천150만 명이다. 종교별로는 기독교(개신교) 인구가 967만 명(19.7%)로 가장 많고, 불교 761만 명(15.5%), 기독교(천주교) 389만 명(7.9%) 순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기독교(개신교), 불교, 천주교의 3대 종교가 공존하며 종교간 평화와 균형을 이루는 다 종교 사회를 이루고 있다. 종교는 현세의 삶에 지친 국민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제공하며 영원한 내세를 지향하는 윤리적 삶의 지표를 제공함으로 국민의 도덕적 수준을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아가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을 담당하며 사회적 약자를 품는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격화되는 보수와 진보, 죄·우익의 이념적 대립은 종교의 자유를 위협하고 종교간 평화를 깨트리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인권, 차별금지를 내세운 편향적 인권이데올로기 실현을 위한 여러 입법시도는 우리 헌법의 기본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 채 흔드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다음 정권은 종교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종교의 허울을 쓰고 사회 질서를 해치는 사이비종교나 폭력적 종교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임. 또한 정교분리원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특정 종교 편향적인 지원을 중단하고 종교간 평화를 위협하는 시도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II. 종교의 자유 수호

1. 종교의 자유

종교의 자유는 그 뿌리를 개혁교회의 대헌장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0장에 두고 있으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우리나라 헌법 제20조를 위시해서 자유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는 내면적인 종교 양심의 자유를 비롯해서 종교적 신념을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예배의 자유, 종교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종교 비판의 자유, 선교의 자유, 종교교육의 자유 등을 내용으로 한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은 국민 모두는 물론이고 한국교회에도 큰 시련이며 특히 예배의 자유를 제한하는 문제를 야기하였음. 나아가 인권, 소수자 보호를 내세운 차별금지법 등 소위 인권법의 추진은 동성애자, 사이비이단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봉쇄함으로써 종교인의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비판의 자유, 교육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 예배의 자유

감염병예방법 제49조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도록 하였고 이 명령을 받고도 운영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시설을 폐쇄하고 간판(십자가 포함)까지 제거할 수 있게 하였다. 방역당국은 이 규정을 근거로 한때 종교단체, 특히 교회에 대해 대면예배를 전면 금지하고 교회를 폐쇄하는 등 예배의 자유를 침해하였음. 또한 예배의 방식을 국가기관이 임의로 비대면예배와 대면예배로 나눈 다음 그중 비대면예배만을 허용함으로써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 코로나 사태라는 국가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예배는 신앙인에게는 생명이요 호흡이며 믿음의 선조들은 목숨을 버려서라도 이를 지켜왔다. 차기 정부는 이러한 종교의 본질과 특성을 존중하고 종교단체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예배를 제한하는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그 법적 근거가 되는 감영볍예방법 제49조를 전면 개정해야 할 것이다.

3. 선교의 자유, 종교 비판의 자유

3.1. 인권, 소수자 보호와 종교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 “지극히 작은 소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보듯이 종교, 특히 기독교는 인권 보호와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를 실천하여 왔다. 그러나 국정을 장악한 진보진영이 주도하는 차별금지법, 인권조례, 국가인권정책기본법 등은 인권을 정치화·권력화하는 신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입법적 시도는 성경적 창조원리에 반하는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종교의 탈을 쓰고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이단사이비 종교, 폭력적 종교를 ‘인권’, ‘차별금지’, ‘평등’으로 포장해서 이들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발톱을 숨기고 있다. 특히 종교다원주의를 바탕으로 “예수그리스도만이 길이요 진로요 생명”이라는 기독교의 복음을 타 종교에 대한 차별로 단죄하고 차단함으로써 기독교인의 사명인 선교 자유와 종교적 비판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한다. (계속)

서헌제 교수(중앙대 법대, 교회법학회 회장, 중앙대 대학교회 목사)

*이 글은 서헌제 교수가 지난 2월 17일 한국장로교총연합이 주최한 포럼에서 발제한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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