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750만원 넘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677만원으로, 조사 이후 처음 5억원을 넘겼던 8월(5억1011만원)과 비교해 3756만원(7.5%) 올랐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 뉴시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 뉴시스

집값 향방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다른 시각을 가진 가운데 정부의 공인 통계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 전망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전망 모형 고도화가 진행 중이라는 게 표면적 이유인데, 집값이 변곡점을 맞이하는 시기인데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 껄끄러운 작업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에선 "급등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승"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민간 연구소들은 최근 몇 년간의 급등장은 아니지만 집값이 올해도 여전히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집값이 2.5%, 전세는 3.5%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과잉공급지역과 추격매수로 단기 급등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전세시장 역시 임대차3법으로 인한 물량 감소, 서울의 경우 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국 5%, 전세는 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주택 매매 가격이 3.7%,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부족이 연구소들이 집값 오름세를 전망하는 이유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주택가격 변동 영향 요인을 상관계수로 분석한 결과 주택수급지수, 경제성장률, 금리 중 수급지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5년간 누적 전국 매매수급지수가 87.1, 서울은 69.6으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일 '하락 안정세' 강조

이와는 반대로 최근 정부 주요 인사들은 잇따라 집값 하락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최근 주택 가격 하락세를 확고한 하향 안정세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과 무관하게 하향 안정세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주무부처의 수장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부 노력과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강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이 안정으로 가는 징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집값이 얼마나 내릴 것 같은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노 장관은 4일 회의에서 "몇 퍼센트 하락할 것 같으냐"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시장 수치를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부동산원이 집값 전망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집값 하락 전망 발언에서 근거로 제시되는 수치는 대체로 부동산원의 통계다. 일례로 정부의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 자료에서도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평가를 설명할 때 부동산원의 통계를 예로 든다.

◆부동산원, 전망 고도화 작업… 연초 발표는 물 건너가

정부와 민간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부동산원은 지난해부터 집값 예측모델을 고도화, 다각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모형으로는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기 어려워 당장 전망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게 부동산원의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수, 금리 변화 등 시장 불안정성을 이유로 부동산원은 지난해부터 통계 발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통계 고도화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20년 1월 부동산시장 전망에서 전국 주택 가격이 0.9% 하락할 것이란 수치를 내놨는데, 실제로는 5.4% 상승해 정부 공인 통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바 있다.

이에 올 상반기까지 통계 보완 작업을 마친 뒤 시장 전망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망 모형 고도화가 진행 중이고 그 진행 상황에 따라 발표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고도화 작업이 끝나는 대로 올해 전망치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연초 집값 전망을 내놓지 않는 것과 관련해 대선 정국이라는 민감한 시기라 일부러 발표를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모형으로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발표해도 틀린 전망이 되기에 유보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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