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필자가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시절 학회 사단법인 설립을 위해 임원들의 호적등본을 받은 적이 있다. 채명준 박사(장로, 전 한양대 명예교수, 화학)의 서류를 보니 전 주월사령관 채명신 장로가 형이지 않은가! 놀라서 관계를 확인하니 채 박사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아니에요"라고 답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채명준 박사
채명준 박사 저

채 박사는 평남 중화 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하여 인천중학교와 서울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최연소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성균관대 부교수를 거쳐 한양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봉직한 화학자로 미국 뉴멕시코 대학교와 뉴욕시립대학교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생전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세계적 화학자로 미국과 유럽의 수많은 세미나에 논문 발표자로 참가했다.

한국 원자력 연구소와 상공부 산하 표준국 등에서 연구가였으며, 문교부와 노동부 산하 다수의 과학기술 관련 기관에서 교과서 편찬 심의위원, 교육과정 심의위원, 발명특허국과 금속연구소의 수석연구원, 대입학력고사 입시출제위원 등을 역임했다. 아남산업과 하나 인스트루먼트 등에서는 기술 이사로도 근무하며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였다. 유기화학자요 연세대 교수였던 김정한 장로는 채 박사와 같은 창조론의 동역자요 대학동기동창이었다.

1980년대 채 박사댁을 방문한 적이 있다. 김정한 박사께서 동기인 채 박사의 거실 서재를 보며 "과학자 출신 신학도"는 도대체 어떤 책을 보는 지 한번 보자며, 미소 속에 살펴보던 기억이 난다. 채 박사의 대답은 온 가족이 이 거실에서 함께 잔다는 생뚱한 반응이셨다. 우리 집도 지금 비슷한 풍경이.

​속독법을 배워 성경을 한글과 영어로 만 번 이상 완독한 채 장로는 교수로 있으면서 합동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M.Div)를 취득하고 한양대에서 정년퇴직하기까지 교회에서는 전도사와 특강 강사로 역삼동 화평교회(박윤선 박사 개척 시무), 진성교회, 평안교회 등을 섬겼다.

퇴직 이후에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기까지 인천 송월교회에서 장로로 섬겼고 인천 밀레니움 디사이플스 아카데미에서 성경 강의를 한 성경 전문가였다. 성경 10,000독 이상을 한 채명준 장로의 성경 결론은 창조주 하나님의 계시, 성경에는 결국 '인간의 죄와 피'만 보인다 였다!

박진호 교수(KAIST) 제공
 ©박진호 교수(KAIST) 제공

채 장로는 사실 북한 의용군으로 참전해 10대 중반 나이에 국군의 포로가 된 후 채명신 장군의 지프차를 타고 전쟁터를 누빈 소년병이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채명준 박사의 소년 시절 본명은 아마 최준경이었다. 채명신 장군이나 최준경 소년이나 모두 주일 새벽의 고요한 분위기를 너무도 잘 아는 모태신앙인 출신의 야비한 김일성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의 희생양이었다.

주일 새벽 미군이 북침을 했다고? 무신론자들의 새빨간 거짓말이다! 둘은 전쟁으로 인해 온 가족을 잃은 천애 고아가 되었다. 둘은 그렇게 의형제를 넘어 형제가 되었다. 그리고 훌륭한 장로가 되었다.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예수믿으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일까? 지금 생각하니 두 분은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었어도 필자가 보기에 눈매나 웃는 얼굴이 정말 누가보아도 형제 중 형제였다. 우리 큰딸이 필자에게 "아빠가 늙으니 큰아버지(순복음교회 고 조민영 원로장로, 전 국민일보 후원회 회장)와 빼다박듯이 닮았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다윗처럼 죽음의 사선을 넘나들고 노년에는 늘 간증을 다니시다가 장군의 묘역이 아닌 현충원 사병 묘지에 묻힌 채명신 사령관이나 창조 신앙의 열정적 전파자셨던 채명준 박사님을 생각하면 신앙이란 과연 무엇인지 다시금 곱씹어보게 된다.

필자가 채 박사님을 마지막으로 만난 때는 채 박사께서 질환으로 세브란스를 찾았고, 필자는 아내의 큰 수술로 눈이 퉁퉁부었던 세브란스 병원에서 였다. 채명준 장로께서는 2020년 11월 하늘나라로 가셨다.

​"성도의 죽는 것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보신다"(시 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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