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현실로 다가왔다. 당장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을 현장 행사 없이 온라인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1992년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 처음 등장한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단어다.MZ세대 조자홍(21
2022년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현실로 다가왔다. 당장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을 현장 행사 없이 온라인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1992년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 처음 등장한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단어다.MZ세대 조자홍(21) 씨와 윤지원(21) 씨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네이버 제페토, SK텔레콤 이프랜드, 스페이셜,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홀로그램 영상과 사람을 다중촬영한 것이다. ⓒ뉴시스

3차원 확장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는 새해맞이 풍경도 바꿨다. 서울시는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자 올해도 작년에 이어 새해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을 현장 행사 없이 유튜브·페이스북 등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지난해와 차별화되는 점은 메타버스에 가상의 보신각을 만들어 타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람들은 또 12월 31일 자정 무렵에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아바타로 입장해 사회자와 함께 신년 카운트다운을 세고, 제야의 종 타종 영상을 보며 채팅창을 통해 새해 소원을 빌었다. 이제 메타버스는 전국적 행사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MZ세대의 놀이 문화로 인기를 끈 메타버스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활동 증가가 겹치면서 사회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정치·경제·산업·엔터테인먼트·의료 등 전 분야 강타

정치판도 예외가 아니다. 오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은 메타버스에서 대선캠프 출범식, 유세 활동 등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아바타 대선 토론회가 최초로 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메타버스에서 '청년정책'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국가를 이끌 리더의 토론회가 과거 라디오에서 TV로 진화한 데 이어 이제는 그 무대가 메타버스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메타버스가 현 대의(代議) 민주주의 정치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도 열지 관심이 쏠린다.

경제·산업·엔터테인먼트·의료 분야도 강타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는 국내 주요 편의점, 백화점, 명품 브랜드, 은행, 병원 등 기업들이 잇따라 입점하고 있다. 이미 제페토 글로벌 가입자 수는 지난해 2월 2억명을 돌파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작년 10월 기준 2억1400만명인 걸 고려하면 제페토의 높은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공연, 팬사인회, 신곡 발표 등도 메타버스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무실, 헬스장, 전시장, 취업설명회 등도 직접 갈 필요 없이 메타버스로 접속해 체험할 수 있게끔 시도되고 있다. 병원 상담, 의료인 수련 나아가 진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도 메타버스에 구축되고 있다.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1차적 기술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 확장현실(XR) 기술이 현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 성숙 단계에 이르면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른 연결·몰입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등산하지 않아도 한라산에 오를 수 있고, 비행기를 안 타도 아프리카 오지를 탐험할 수 있게 된다.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동료·친구들과 동네 앞 카페에 마주 앉아 있는 것처럼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시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지난 20년이 인터넷으로 놀라운 시대였다면 앞으로 20년은 공상과학 같은 메타버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FT로 메타버스 내 자체 경제시스템 구축... 새로운 기회의 땅"

메타버스는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과 소통의 장을 넘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세상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대체불가토큰(NFT)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 가치 등을 온라인에서 인증하는 기술로 메타버스 내 자체 경제시스템 구축할 수 있는 열쇠로 꼽히고 있다. 일종의 가상세계 속 '등기부등본'이라고 할 수 있다.

NFT가 대중화돼 가상공간에서 생산하고 거래할 수 있는 예술작품, 부동산, 패션·뷰티 아이템, 콘서트 티켓 등 모든 것에 적용되면 구매자는 자신이 원본 소유주임을 증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한 거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세계 100대 부자 순위에 메타버스상에서의 부자가 함께 이름을 올릴 날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특히 심화되는 양극화에 희망을 잃어가는 MZ세대들에게 메타버스는 아직 기득권자가 없는 새로운 기회의 세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아바타가 입을 수 있는 옷, 액세서리, 게임 등을 창작해서 돈을 버는 메타버스 창작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무런 투자 없이 건설한 메타버스 속 놀이공원에서 연간 10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사례가 나왔다.

◆"가상·익명성 기반… 범죄에 대한 죄책감 현실보다 취약"

메타버스를 기술 개발과 함께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타버스는 이제 초기 시장이다보니 규칙과 질서가 부족, 무법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가상공간과 익명성을 기반으로 함에 따라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 현실세계보다 구조적으로 약하다.

먼저 모욕・비하・인신공격이 더 빈발할 수 있다.

더군다나 현행법상 성범죄, 모욕죄의 처벌 대상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바타의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다만 아바타가 아닌 '이용자 사람'에게 모욕적인 행동 또는 언사를 한 것으로 해석되면 모욕이나 명예훼손이 될 수는 있다.

무엇보다 메타버스 주요 이용자인 10대가 아바타 스토킹, 아바타 몰카, 아바타 성희롱 등 아동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아바타는 자신과 동일시되기 때문에 아바타가 성희롱, 폭력, 살인 등을 당하면 아이들은 현실에 버금가는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와 사회의 경험이 줄어든 청소년들이 자칫 메타버스에서 현실과 괴리된 사회관을 정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상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을 표현한 것인지 광고인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저작권 문제도 부각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사용자 중심의 창작 생태계가 구심적 역할을 한다. 이러한 창작물이 무단으로 복제될 경우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 실제 가상자산으로 각광받던 NFT가 최근에는 저작권·상표권 논란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발발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자사의 인기 가방인 '버킨백'이 무단 NFT로 발행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버킨백 NFT는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에서 이미 약 10억원에 매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개인정보 침해 등의 보안사고가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령 VR 기기를 이용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사용자의 동작이나 시선 등 생체활동 정보를 포함해 막대한 일상 정보가 수집되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 정준화 입법조사관은 "메타버스는 다른 사람의 아바타와 소통하고 공동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비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기 위한 법・제도 모색,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현실사회 규범과의 조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촘촘한 사전규제부터 만들어서 신산업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했던 과거의 정책적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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