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박사
김민석 박사가 27일 한국조직신학회 월례신학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조직신학회 영상 캡처

한국조직신학회가 27일 오후 8시 제6회 월례신학포럼을 온라인 줌을 통해 진행했다. 이날 김민석 박사(한국공공신학연구소 소장, The Beyers Naude Centré for Public Theology 연구원)는 ‘하인리히 베드포드-슈트롬 제시한 공공신학의 특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은 인간의 삶을 향해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뉴노멀(new normal)이라 칭하기도 한다”며 “한국 기독교인들도 국가의 방역 지침을 두고 교회와 국가가 갈등하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교회와 국가’, ‘교회와 사회의 관계’, ‘기독교와 공동선’, ‘기독교와 정치’ 등과 같은 주제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주제는 한국 기독교계 안에서도 이전부터 다루어져 왔었지만 최근의 흐름이 특별한 것은, 이전에는 이러한 주제가 진보 기독교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보수 기독교도 차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나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같은 개혁주의 신학자의 사상을 ‘공공성’과 관련하여 재조명하는 작업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공공신학이 무엇인지 그 개념에 관하여서는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공공신학적 논의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먼저, 공공신학이 그 이름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로 불과 5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공신학이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형화 되고 통설이 확립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짧은 역사와 더불어 다양한 학자들의 활발한 연구로 인해 공공신학의 정의는 다양성과 모호성의 특징을 갖는다”며 “찰스 스트레인(Charles Strain)은 특정 장르의 특성(parameters)을 규정하려는 모든 초기 노력과 마찬가지로 용어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했으며, 스택하우스도 공공신학이라는 용어는 논쟁적이라고 인정했다. 즉, ‘자유주의 국가’에서 종교의 공적 역할을 평가하여 공공신학을 발전시키려 할 때, 우리는 모든 곳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보편적 공공신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과 그 지역에 존재하는 상황에 적합한 다양한 공공신학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신학의 다양성과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공공신학들은 일정한 공동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공신학에 관한 논의는 1970년대 이후 비로소 ‘공공신학’이라는 이름 아래 시작되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 전 세계 신학계에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북미, 독일, 영국뿐만 아니라 남아공, 호주, 남미, 아시아에 걸쳐 다양한 지역에서 그 지역적 특성을 담아 다양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논의는 다양한 지역뿐만 아니라 보수적 또는 진보적 신학의 배경과 상관없이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법론을 따라 진행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공공신학은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보여준다. 게다가 길지 않은 역사 때문에 그 용어나 방법론이 명확하게 정의되기 어려워서 ‘모호성’이라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종종 공공신학을 처음으로 연구하려는 사람들에게 공공신학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공신학의 다양성과 모호성이라는 특징에도 불구하고 공공신학을 어느 정도 규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점들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최근 하인리히 베드포드-슈트롬은 그의 책에서 공공신학의 여섯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며 “그는 공공신학이 관여해야 하는 세 가지 영역, 즉 교회, 학계, 그리고 시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공공신학자의 훌륭한 모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그가 제시한 공공신학의 여섯 가지 특징은 먼저 이론적 특성과 실천적 특성으로 나뉠 수 있다”며 “첫 번째 이론적 특징은 공공신학 논의는 성경과 신학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공신학은 성경이나 신학에 기초하지 않고 사회학이나 정치학 이론에 기초한다고 오해하지만 오히려 공공신학자들은 이러한 논의가 성경과 신학에 기초하지 않으면 이 논의는 공공철학이나 공공 정책론은 될 수 있을지언정 공공신학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공공신학은 교회 내부만이 아니라 더 넓은 사회를 청자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음을 세상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공신학자들은 교회의 전통과 신학이 시민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그들과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논리로 번역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것은 논리적으로 세 번째 특징인 간학문적 연구의 필요성을 요구한다. 즉, 다른 학문 분과에서 도출된 지혜와 지식을 활용할 때, 이 번역 작업은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공공신학의 실천적 특징도 다시 세 가지로 나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먼저, 공공신학은 정치를 향하여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따라서 공공신학은 학문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이론적 열정으로만 만족하지 않는다. 실제적으로 정치적 정책 결정에 기독교적 윤리가 작용하기를 추구한다. 그렇다고 공공신학이 정치를 최상의 요소로 칭송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공공신학은 선지자적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며 “공공신학은 어용신학이 아니다. 오히려 더 나은 사회, 정부, 시스템을 위하여 개혁의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공공신학은 모든 권력이나 시스템을 악으로 여기며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점진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되기를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지막으로 공공신학은 상호 맥락적 특성을 갖는다. 공공신학은 복음과 문화의 사이의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어느 지역의 신학도 배타적으로 무오성을 담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따라서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 속에서 꽃피운 기독교 전통들은 다른 지역의 기독교인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자신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오해된 신학적 해석들이 수정될 수 있도록 돕는다. 공공신학은 이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발전되고 있는 다양한 공공신학들이 교류를 통하여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기를 추구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베드포드-슈트롬이 제시한 공공신학의 여섯 가지 특징을 분석하고 체계화한 본 논문을 통하여 공공신학을 조금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본 논문은 공공신학의 총론만을 다룰 뿐이다. 그러므로 이 논의를 바탕으로 각 지역에서 공공신학적 담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각론적 논의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가 사는 독일이라는 지역과 현저한 문화적 종교적 거리가 있는 한국에서 그가 제시한 공공신학을 적용할 수 있는지, 수정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그 비판적 성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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