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왼쪽부터), 이준석,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에 참석해 있다.
주호영(왼쪽부터), 이준석,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이준석 돌풍이 '태풍'으로 세를 키우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은 이젠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과 1~2주 전만 해도 주요 중진들 사이에서는 "본경선에서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 반영 비율이 70%로 올라가면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내부 여론도 최근엔 방향이 변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우리 당은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현재 언론에서 발표된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와 전혀 다른 결론이 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극성 지지자들이 여전히 당 내부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태극기'라고 불리던 극우층이 우리공화당 등으로 분리된 상태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약진을 예측했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과반 수준의 지지를 받은 상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391명을 대상으로 '가장 적합한 당 대표는 누구인가'를 물은 결과 48%가 이 전 최고위원을 꼽았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준석 54% vs 나경원 30%) ▲경기·인천(48% vs 33%) ▲충청(42% vs 17%) ▲대구·경북(33% vs 27%) ▲부산·울산·경남(50% vs 32%)에서 모두 이 전 최고위원이 선두를 달렸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전 최고위원 역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황교안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출마했을 때 황 후보의 당원 선거인단 득표율은 일반 여론조사 업체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결과가 정확히 일치했다"며 "(이번 전당대회 본경선에서도) 큰 왜곡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당대표가 되기까지 마지막 큰 변수가 남아있다. 당원들의 선택 여부다. 일단 외부의 여론조사는 이 전 최고위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당원들의 직접 투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당대표 선거는 당원들의 투표 70%에다 여론조사 30%를 합한 수치로 가려진다. 아무리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도 '당심'을 얻지 못하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 전 최고위원은 잘 알려진 대로 유승민 전 의원의 측근이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이 고향인 TK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 역시 이 지역 당원 투표 결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전 최고위원의 대표행(行)의 최대 변수이자 마지막 걸림돌인 셈이다.

이와 관련 이강윤 KSOI 소장은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 반영 비율을 70%로 올리면 이 전 최고위원이 2위, 3위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은 '이준석 신드롬'을 과소 평가한 것이다"라며 "현재의 이준석 현상은 열대성 저기압 중 하나가 확실한 태풍으로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당심도 결국은 여론조사 결과처럼 대세론을 지켜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부분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최대 하이라트임에는 틀림없다.

이 소장은 "현재 이 전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그가 당 대표로서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다"라며 "옛 정치를 바꾸자는 흐름이 생긴 것이다. 이건 이 전 최고위원이 갖고 있는 '캐릭터'의 매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진 후보들 사이의 단일화 역시 이준석 돌풍을 막기 힘들 것"이라며 "이들의 단일화는 유권자는 물론, 국민의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구시대 문법'이다. 이 전 최고위원으로 상징되는 변화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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