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다윈은 1859년 그의 책 ‘종의 기원’을 통해 진화의 가설을 주장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존경쟁과 자연선택에 의해 ‘종’이 분화될 것이라는 가설을 제안한 것이다. ‘종’은 생물분류표에서 형태에 따른 “계-문-강-목-과-속-종”의 분류에서 가장 모양이 비슷하며 교배했을 때 생식이 가능한 후손을 낳을 수 있는 것들의 집합이다. 생물분류표는 1735년 스웨덴의 린네가 형태로만 나눈 동물과 식물의 분류를 다윈 시대뿐 아니라 과학이 더 발달한 현재에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즉, 종 분류에 유전정보가 전혀 관계가 없었고, 염기서열 분석이 발달된 최근에 와서야 종간의 유전자 서열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멘델의 유전의 법칙이 1866년경 발표되었으나 유전의 개념이 실제로 받아들여진 것은 진화론이 다 정착되고 난 1900년 이후였다. 20세기에 밝혀진 유전자나 염색체의 개념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진화론이 탄생한 것이다. 유전의 원리를 미리 알았다면 진화론은 수용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윈이 주장한 점진적 진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근거를 제공한 것이 1872년 라이엘이 제안한 지질계통표이다. 라이엘은 다윈의 ‘종의 기원’에 감명받은 상태였다. 그는 이미 사용되고 있던 베르너의 지질계통표를 더 세분하여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구분했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지층연대측정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지구의 나이를 수억~수십억 년으로 이미 간주한 것이다. 당시 영국에서 발견된 지층의 아래쪽에서 발견된 화석을 더 오래 전에 살았던 생물로 간주했다. 또 지층이 일정한 속도로 퇴적된 것으로 가정하여 그 두께에 따라 연대를 정하였다. 그리고 그 지층에서 나오는 화석을 표준화석으로 지정하여 연대의 표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는 지층의 두께도 다르고, 화석의 분포도 역전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지질계통표의 지층분류와 표준화석의 연대는 전혀 근거가 없다.

20세기 중엽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암석의 연대측정법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측정오차가 크고, 그 지층을 형성하는 암석의 초기 동위원소 비율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연대측정에 적용하기는 힘들었다. 진화론자들은 지질계통표로 정해진 표준화석의 나이와 비슷한 연대측정이 나올 때까지 주변암석의 방사성동위원소 측정을 반복하든지, 정직한 자료를 제출했다가 학계에서 퇴출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872년에 지질계통표에서 지층의 두께에 따라 설정한 표준화석의 연대가 거의 그대로 해당 지층 암석의 방사성동위원소 측정 연대로 탈바꿈하였다. 또 그 지층의 연대는 표준화석의 연대를 지지하는 근거로 다시 사용되는 순환논리가 자행되고 있다.

화석이 존재하는 지층은 퇴적암이기 때문에 화석 주변의 암석연대를 측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퇴적암을 구성하는 암석성분이 얼마나 오래 전에 만들어졌다가 퇴적할 때 그곳에 유입되었는지 근본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화석을 구성하는 유기물의 탄소 동위원소를 측정하는 것이다. 탄소는 안정한 12C와 불안정한 14C의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불안정한 14C가 14N 질소 기체로 변환되어 날아가서 1/2만 남는 반감기가 5,730년이다. 이 반감기가 10번 즉 57,300년이 지나면 14C은 약 1/1,000만 남아 측정이 힘들게 된다. 진화론자들은 이것이 가장 정확한 연대측정법임을 알지만 화석의 탄소동위원소를 측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진화 패러다임에서 화석은 수억~수백만 년 전의 것이기 때문에 반감기 오천여 년의 탄소동위원소로는 측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 화석의 탄소동위원소를 측정해 보면 대부분에서 14C은 남아있고 그 연대는 1만년 이하로 측정된다. 하지만 진화의 패러다임에 빠진 진화론자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생명의 기원과 우주의 탄생을 연계시키려는 진화론자들의 노력은 대폭발로 생긴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그 유기물로부터 생명체가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세운다. 1920년대 소련과학자 알렉산더 오파린은 ‘화학진화론’을 내세웠다. 초기 지구에 유기물이 높은 농도로 축적된 원시수프가 가득찬 시궁창이 있었고 그 속의 유기물들이 조합을 이루어 세포가 생겨났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화학자들은 작은 무기물 분자들을 원료로 아미노산이나 핵산이 만들어지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1953년 밀러와 유리는 시험관에서 고압의 전류를 가해 아미노산이 합성됨을 주장하면서, 그것으로 ‘화학진화론’에 근거한 생명 탄생을 증명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 시대에는 세포를 단순한 물주머니로 상상하였고 유기물들이 농도가 높으면 세포가 저절로 생길 것이라는 가설이 통하였다. 그러나 이후 생명력을 가진 세포는 굉장히 복잡한 구조물과 많은 유전자를 필요로 함이 밝혀졌다. 단백질인 효소의 도움 없이 유기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의 지구와 같이 산소가 많은 환경에서는 힘들게 아미노산이나 핵산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산화되어 금방 분해된다.

오파린이 주장한 유기물 농도가 높은 시궁창 같은 원시수프 가설은 듣는 사람에게 생명이 막 탄생할 것 같은 가능성을 암시한다. 그러나 시궁창은 이미 많은 미생물과 식물, 곤충들이 살면서 그들이 합성한 유기물들이 축적된 곳이며 그 생명체들 없이 원시수프는 만들어질 수 없다. 더구나 유기물 단량체들이 고분자의 세포막, DNA, RNA, 단백질 같은 물질이 되어 정교한 생명체인 세포로 조성되는 것은 고물상이 폭발하여 우주왕복선이 만들어지는 기적보다 더 일어나기 힘든 것이다. RNA가 효소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자 진화론자들은 RNA가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고분자 물질로 추정하면서 RNA는 유전정보도 포함하면서 효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DNA, RNA, 단백질을 구성하는 단량체인 핵산을 합성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멀쩡하게 조합되어 작동하는 RNA는 어디서 가져오는가? 하늘에 계신이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리로다. (시 2:4) “내가 만들어 준 재료 말고 너희들이 직접 만든 원자재로 만들어봐.”

묵상: 가설과 추정으로 가득한 진화론을 완벽한 과학적 증거로 인정해 오지 않았던가?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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