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진화론은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을 부인할 근거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원인이 된다. 기독교인은 자신의 믿음을 굳건히 하고 신앙을 변호하기 위해서 진화론의 허구성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현대의 자연주의자들은 과학을 “직접 관찰하거나 실험적 재현을 통해 자연의 원리를 밝혀내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즉 방법론적 자연주의에 의해 증명할 수 있는 것만이 과학적이라는 주장이다. 이 정의에 합당한 것을 우리는 실험과학(operational science)이라 부른다. 이에 반해 과거에 신학이나 철학이 다루어 왔던 우주와 생명의 기원은 현재 시점에서 다시 관찰할 수 없고, 실험적으로 재현할 수도 없다. 비록 과학의 대상인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역사과학(historical science)이라는 이름으로 다루고 있지만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라 존재의 기원을 다루는 형이상학이 분명하다.

현대의 인본주의 사회에서 진화론은 패러다임화 되어 견고한 진을 형성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윈의 종의 기원에 근거하여 종 분화를 설명하던 생물학 분야에서 시작하였다. 이후 종 분화의 증거라는 화석과 지층의 연구를 위해 지질학이 개입되었으며, 우주와 지구의 기원을 다루는 천체물리학이 개입되어 뼈대를 이룬 후 모든 자연과학으로 확산되어 다학제적인 패러다임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진화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지라도 다른 분야에서의 문제제기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패러다임은 여전히 건재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진화의 패러다임 아래서 진화라는 용어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예일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톰슨은 현대의 생물학에서 진화라는 용어는 다음 세 가지 중의 하나를 가리킨다고 지적한다. 시간에 따른 변화, 공통조상으로부터의 종 분화, 생물에 변화를 일으키는 자연의 메커니즘이 그것이다.

첫째,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물의 형태가 변화되는 현상을 진화라고 부른다. 이것이 생물학이 아닌 다른 학문에서도 진화를 사용하는 이유이다. 심지어 진화심리학, 진화경제학, 사회진화론, 정치의 진화 등 생물학과 전혀 무관한 곳에서도 진화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변화”란 단어로 바꿔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진화라는 상투어를 사용하여 진화론의 헛된 권위에 편승하려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

둘째, 공통조상으로부터의 종 분화를 의미하는 진화이다. 다윈이 그의 저서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진화의 개념이다. 다윈은 교배를 통해 사육하는 동물이나 재배하는 식물에서 같은 종 내에서 특이한 기능이 강화된 변종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았다. 예를 들면 우유를 많이 분비하는 소, 털을 많이 생산하는 양, 섬유소 함량이 높은 면화 등으로 이를 통해 시간만 충분히 주어지면 다른 종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생물학은 암수교배를 통해 생식 가능한 후손을 낳을 수 있는 생명체들을 같은 ‘종’이라 규정한다. 우리는 다윈이 관찰한 같은 종 안에서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의미하는 소진화(진정한 의미의 진화가 아님)와 종의 장벽을 넘어서는 대진화를 구분할 수 있어야한다. 아무리 우유를 많이 분비하는 품종이 나온다 해도 소는 여전히 소이며, 양은 여전히 양인 것이다. 양에서 소로, 원숭이에서 사람으로의 대진화는 관찰된 적도, 증거도 없다. 다윈 스스로도 ‘종의 기원’에서 종의 장벽을 뛰어넘는 대진화의 화석증거가 없는 것이 자기 이론의 한계임을 인정하였다. 이후 대진화의 증거라고 몇몇 중간화석이 제시된 적이 있으나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

셋째, 생물에 변화를 일으키는 자연의 메커니즘을 진화라고 말하는 경우인데, 돌연변이와 적응에 의해 급격히 새로운 종이 생성된다고 할 때 이것은 신다윈주의적 진화를 의미한다. 다윈의 점진적인 종 분화 모델에서 중간화석이 없는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진화론자인 스티븐 굴드가 1972년 제안한 것이 돌연변이설이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로 발생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명체의 종 분화가 급격히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레닌이 폭력혁명에 의한 사회변화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모델로서 선호했던 주장이다. 그러나 어떤 종 분화도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난 큰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돌연변이는 거의 모든 경우에 생존에 불리한 질병을 유발하며. 살아남기에 유리하게 되는 경우는 없다.

뿐만 아니라 진화론은 첫 생명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윈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첫 생명체는 창조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공산주의 국가의 소련 과학원과 인본주의 영국의 학자들이 서로 공명하면서 생명이 무생물로부터 저절로 만들어졌다는 자연발생설을 주장한다. 스스로 세포분열을 통해 증식이 가능하면서 살아있으려면 가장 간단한 생명체라도 1500개 정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포분열을 위해 이 DNA 정보를 2배로 복제하려면 단백질인 효소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단백질은 DNA에 기록된 유전정보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다.

프랜시스 크릭이 제시한 분자생물학의 중심사상이 분명히 보여주는 바에 의하면 생명현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 DNA, RNA 단백질 분자들이 그것도 최소한 1500개 단백질에 대한 것들이 한꺼번에 동시에 세포라는 구조물 속에 존재해야 한다. 진화론자들이 자연발생설의 근거라고 제시하는 밀러-유리의 실험에서는 자연계에 없는 D-형 아미노산이 몇 개 생성되었을 뿐이다. 이것은 벌판에서 발견한 벽돌 한 장으로 그곳에 있었던 궁전의 모양과 그 궁전에 살았던 사람과 궁전의 운영방식까지 유추하는 것과 같다. 이런 가정과 유추를 믿는 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동물과 식물을 종류대로 창조하셨다는 것을 믿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믿음을 필요로 한다.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라 맹목적인 믿음이다.

묵상: 기독교인으로서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갈등이 없는가?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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