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접종할 수 있다는 시간표가 나왔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신 물량을 4400만명분에서 20~30%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량과 접종 대상자 등과 관련한 돌발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실제 접종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등에 대한 국민 불안 해소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1개 공급사 잘못돼도 1000만명분 손실…"20~30% 늘려야"

9일까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을 보면 정부는 국제 백신협약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 글로벌 기업을 통해 3400만명분을 선구매하기로 했다. 총 4400만명분이다.

기업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1000만명분, 얀센 400만명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인구수는 5178만여명이다. 정부가 도입 예정인 코로나19 물량과 비교하면 약 700만명분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도입하기로 한 4개 백신은 소아·청소년용이 아니다"라며 "영유아는 (백신 연구)데이터도 없고 접종의 이득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접종 대상자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실제로 접종을 시도하면 못 맞거나 안 맞는 사람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4400만명분이 18세 이상은 모두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선구매라는 계약의 특성상 추가적인 백신 확보는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선구매는 앞으로 만들어질 백신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제품 완성 전 구매를 먼저 해놓는 전략이다. 단 백신이 완성됐을 때 안전성과 효과성은 현 시점에서 파악할 수 없다.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이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 기업과 협약 내용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화이자 등이 각각 1000만명분을 담당하고 있다. 세 회사 중 1곳만 백신 개발이나 보급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4400만명분 중에 22%의 물량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만약 1개 회사의 제품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전체 물량 중 약 30%가 사용이 불가능해진다"며 "어느 정도 여유를 둬서 지금보다 20~30% 정도 도입량을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접종 대상, 이상반응·불안감 해소 관건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면 누가 먼저 접종을 받게 되는지도 정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노인이나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을 우선 접종 대상자로 고려하고 있다.

고령층은 코로나19의 대표적인 고위험군이다. 국내 552명의 코로나19 사망자 중 80대 이상이 282명, 70대가 174명, 60대가 64명이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94.2%인 520명이다.

코로나19 취약계층 외 보건의료인 등 사회 필수 서비스 인력도 우선 접종 대상자로 거론된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사나 고령층 돌봄 인력 등이 해당한다.

취약계층 등 우선 접종 대상자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제공하는 부분은 이견이 없겠지만 이들 중에서도 순서를 정해야 한다.

이렇게 정해지는 우선 접종 대상자 백신 물량은 3600만명분이다. 정부가 발표한 도입 예정 백신 물량은 4400만명분이다.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일반인은 800만명만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차순위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 이상반응 관리와 불안감 해소도 과제다. 일단 정부는 선구매한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mRNA 백신으로 알려져 있다. 두 유형 모두 과거에 백신으로 만들어진 전례가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재훈 교수는 "mRNA 백신은 체내에 들어가 단백질 항원만 만들어주고, 바이러스 벡터도 체내에서 증식이 안 되는 구조여서 기전상 부작용이 생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기술상 어려웠기 때문에 그동안 판매가 안됐으나 지금은 유전 기술이 발전해 제조가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백신 접종 때 접종 실적이 낮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정기석 교수는 "돈은 먼저 받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백신은 안전성 확보가 안됐기 때문에 먼저 맞겠다는 사람보다는 조심스러워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분석했다.

김우주 교수도 "화이자나 모더나는 3상 결과가 어느 정도 나왔지만 나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수시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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