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가 카이퍼 서거 100주년기념 학술포럼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줌 영상 캡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6일 오후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 그 현대적 의의’라는 주제로 카이퍼 서거 100주년 기념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온라인 화상회의 앱인 ‘줌’(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1부 개회예배는 오성종 교수(기독교학술원 교무부장, 전 칼빈대신대원장)의 인도로, 여주봉 목사의 기도(기독교학술원 부이사장, 포도나무교회 담임),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총장,대신대 총장)의 설교,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 기독교학술원 이사장)의 인사말, 이영엽 목사(기독교학술원 명예이사장, 반도중앙교회 원로)의 폐회 순서로 진행됐다.

정성구 박사는 ‘영역주권’(골2:10)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정 박사는 “11월 8일은 대 칼빈주의자요 대 정치가로서 화란(네덜란드)의 수상을 지낸 아브라함 카이퍼(A. Kuyper 1837~1920) 박사의 서거 100주년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의 사상의 핵심은 하나님의 주권이 교회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 등등 모든 영역에 있다는 것”이라며 “본래 영역이란 말은 화란 말로는 원(Kring)의 뜻이 있는데, 원이 하나면 반드시 하나의 중심이 있고 원이 열 개이면 중심이 열 개가 있는 것이다. 그 중심은 바로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역주권 사상은 하나님께서는 각 영역에 고유한 주권을 주셨다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정부는 정부로서 주권을 갖고 있고 교회는 교회로서의 주권이 있고, 학교에는 학교의 주권이 있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영역이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국가가 모든 것을 간섭하고 통치하려 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오늘날 정부가 교회의 예배를 ‘하라, 하지 마라’ 하는 것은 이는 엄연한 교회의 고유한 영역을 침해한 것”이라며 “교회의 머리는 대통령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이시다”고 강조했다.

인사말에서 이재훈 목사는 “카이퍼의 신학을 오늘 이 시대에 우리가 다시 회고해야 할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 때문”이라며 “그이 영역주권 사상과 국가의 책임과 한계, 그리고 교육, 과학, 문화에 대한 성경적 관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성경적 사상”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칼빈주의를 추구하는 교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국가가 혼란 속에 흔들리는 이유는 아브라함 카이퍼가 믿고 실천했던 칼빈주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번 포럼이 카이퍼의 신학을 교회와 국가, 기독교 교육의 관점에서 잘 조망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며, 칼빈주의 신학을 재발견하고 교회와 국가를 살리는 귀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2부 발표회는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명예교수)의 개회사 및 주제 강연을 시작으로 세 명의 발제자가 교회와 국가의 관계 관점, 사회윤리적 관점, 기독교교육 관점에서 각각 발제했다.

개회사에서 김영한 박사는 “카이퍼의 신칼빈주의(neo-calvinism)는 교회와 복음화 영역에만 치중했던 협소한 분파지향적 칼빈주의를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칼빈주의로 확장시킨 개혁신앙의 원리”라며 “이번 카이퍼 서거 학술대회를 열게 된 것도 오늘날 한국교회에 주신 메시지가 크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카이퍼가 유산으로 남긴 신칼빈주의 사상의 핵심인 영역주권 사상은 바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한 중요한 이슈인 교회, 국가, 학문이라는 사회적 삶의 기본영역의 관계 설정을 개혁신학의 원리에 따라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신앙의 영역의 고유한 사항을 존중받을 수 있는 영역주권적인 장치가 점점 더 강하게 필요해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번 학술포럼이 행동하는 칼빈주의자 카이퍼의 모습을 한국교회 가운데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이후 김 박사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의 현대적 의의’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했다. 김 박사는 “올해는 아브라함 카이퍼(1837~1920)가 소천한지 100주년(2020.11.08)을 맞이하는 해”라고 했다.

이어 “화란의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 미국의 B. B. 워필드(Benjamin B. Warfield, 1851~1921)와 함께 세계 대 칼빈주의자로 회자되는 그는 일반은총 개념을 확장하여 교회차원에 머문 좁은 칼빈주의를 현실의 모든 영역에 적용시키는 신칼빈주의를 제창했다”며 “그의 영역주권(neo-calvinism) 사상은 동성애 차별금지법, 정교분리 이슈로 갈등 속에 있는 한국교회와 사회에 자유민주사회의 기본질서의 원리를 제시하는 중요한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카이퍼가 개혁신학의 원리로서 제시한 영역주권 사상은 오늘날 논의되는 공적 영역에서 타당하게 실천되는 기독교 신앙을 표명하는 공공신학의 기초적 명제”라며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각 문화의 영역은 각각 그 고유한 자리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들은 각각 직접적으로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 이 영역주권 사상은 19세기 네덜란드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 동성애, 권력·이윤 독점, 파당 이익 추구 등으로 극심한 가치관의 혼란 속에 살아가는 한국사회와 현대인,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에게 개혁신앙적 원리와 윤리의 지표를 제시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카이퍼가 천명한 영역주권 사상이란 오늘날처럼 동성애 젠더주의 물결, 전체주의적 국가 경영, 사회에 팽배한 민중영합주의적 추세 등에 의하여 혼란과 갈등 속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 각 삶의 영역주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교회의 신앙 자유와 학문의 독립성은 국가권력의 간섭으로부터 보존되어야 한다. 이 영역주권 사상이란 이념적으로 혼미한 대한민국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주권이 그리스도께만 있다 시대적 방향을 제시하는 지표(指標)적 사상이다. 모든 주권은 절대주권자인 하나님 안에 기초하기 때문에 그 분에게서 유래한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과 자유는 하나님에게서 부여받았기 때문에 신성불가침하며 고귀하다”며 “그리고 국가를 비롯한 삶의 모든 영역의 주권은 하나님에 의하여 직접 주어지기 때문에 각 영역이 부여받은 고유한 주권은 하나님 외에 다른 영역의 주권에 의하여 침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그리스도께서 만유의 주재로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통치하신다. 우리 인간들은 그의 신민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위정자나 최고경영자나 가장이나 목회자도 자기가 그 영역의 주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청지기(대리인)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위정자들은 우리 각자가 속한 각 삶의 영역에서 왕이신 그리스도를 위하여 위임된 권한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은 오늘날 국가의 전체주의적 경향에 대하여 국가가 겸허하게 국가 영역주권(공동 선을 위하여 각 영역주권의 갈등을 조정하는 명령권과 강제력)을 법도(헌법)에 맞게 행사하라(법치)고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적 통치 아래서 영역주권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며 “이는 콘스탄틴적 십자군 승리주의나 문화적 낙관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개혁신앙은 그리스도의 비우심과 섬기심, 십자가의 희생적 죽으심을 통한 대속의 길을 오늘날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것은 왕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종으로서의 삶이요, 자기 비움과 섬김으로서의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며 “진정한 문화변혁은 십자군적 나팔 소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감적 섬김과 희생적 나눔과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개혁신앙으로 정립된 기독교 세계관을 그리스도인 삶의 각 영역에서 실천하는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교회와 학교, 사회에서 양심의 영역주권, 가정의 영역주권, 교육의 영역주권, 그리고 영적 영역주권을 지키고 다른 편으로는 다른 영역주권을 존중하고 상호 협력하여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드러내도록 해야 하겠다. 이는 십자군적 승리주의 선포나 영광과 번영의 신학의 길이 아닌 비움과 섬김과 희생이라는 십자가 신학의 길, 종의 길을 걸어감으로써 이루어진다”고 했다.

박태현 교수
박태현 교수가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그 현대적 의의 - 교회와 국가 관계’라는 제목으로 발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줌 영상 캡쳐

이어서 박태현 교수(총신대)가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 그 현대적 의의-교회와 국가 관계’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교회와 국가의 관계는 2천년 교회 역사에서 끊임없는 논쟁의 주제가 되어 왔다. 심지어 성경의 복음서조차 유대 총독 빌라도와 예수 사이의 왕권 논쟁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한국 사회에서 모 정당의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 내정자가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라는 문구의 포스터 작성을 계기로 내정이 취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것 역시 교회와 국가 사이의 민감한 관계를 보여주는 일례가 된다. 게다가 교회와 국가사이의 직접적인 갈등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국가 방역이라는 이슈와 교회의 주일예배 집회라는 가치관의 충돌로 표출됐다. 국가 행정기관인 지방자치단체가 교회의 대면예배를 불법집회라고 단정하고 행정조치라는 공권력을 통해 예배를 금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교회 역시 이에 맞서 6.25 한국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기독교 신앙의 근본 행위인 예배 금지는 종교의 자유를 말살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대면예배를 강행하기도 했다”며 “이러한 충돌로 인한 혼란은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와 교회 모두를 질책하고 불신하는 풍조가 조장되었고 심지어 국가와 종교 모두에 대해 냉소적 태도를 취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다른 한편 이런 혼란은 교회 내 신자들 사이에서도 국가 방역과 주일 대면예배를 두고 찬반의견이 갈리는 첨예한 대립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회와 국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립은 다시금 한국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브라함 카이퍼는 140년 전 개교연설에서 영역주권을 선언함으로써 교회와 국가 모두 그리스도의 절대적 주권의 통치 아래 있음을 명백히 드러냈다. 이로써 명백히 드러난 사실은 하나님의 통치가 단지 경건의 골방과 교회당 울타리에 갇힌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전능하시고 살아계신 하나님은 온 우주의 창조주이시며 구속주로서 오늘도 우리의 삶의 전 영역을 친히 은혜로 다스리신다”고 했다.

이어 “교회와 국가는 모두 각기 서로의 권위를 존중하며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맡은 바 사명을 다해야 한다”며 “한편으로 국가와 정부는 인간의 죄 때문에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기관임을 기억하고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자신의 영역주권으로 법률에 기초하여 사회적 영역들의 경계를 조정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유지함으로써 인간 삶의 풍성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한편 교회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바르게 이해하고 법률에 따른 국가, 주권의 행사를 존중해야 한다. 동시에 만일 국가가 불법적으로 교회 영역을 침범할 때는 교회는 자유를 위한 투쟁을 서슴치 말아야 한다. 게다가 교회는 자신의 영역주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신앙과 도덕의 장력을 든든하게 길러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카이퍼 서거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을 회고하는 것은 문화 혁명가 카이퍼의 탁월한 사상 때문이 아니”라며 “그가 선포한 영역주권 자체가 개혁파 원리 성경적 원리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21세기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주의와 상대주의가 기독교 신앙과 삶을 파괴하려고 도전하는 이때, 한국교회는 만유를 창조하시고 그 은혜로운 섭리 가운데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의 절대 주권을 바라보고, 오늘 우리가 선 자리에서, 가정과 학교와 직장,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최용준 교수(한동대)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이 주는 사회 윤리적 함의’라는 제목으로, 리처드 마우 교수(전 풀러대 총장)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기독교 교육의 현대적 관련성’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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