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셋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을 전세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호텔은 물론 상가와 공장까지 사들여 전세로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효성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세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상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는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데 이번 주는 전세대책 발표를 앞두고 돌연 회의가 하루 연기됐다. 전세난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정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전세대책의 골자는 공공기관이 주택을 매입하고, 이를 전셋집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대상 확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서울 등 수도권에 10만 가구 가량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현재 공실인 주택 등을 사들여 이를 전세로 공급하는 것이다. 공공임대는 기존 LH와 SH가 청년, 대학생, 취업준비생, 신혼부부 등 일부 계층을 위해 공급하던 임대주택을 일반에 확대하는 방식이다.

공급되는 주택 유형은 다세대·다가구, 단독주택, 아파트 등 빈집은 물론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가, 오피스, 공장 등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관광산업 위축으로 서울 이태원동 크라운관광호텔이 매물로 나오면서, 이같은 호텔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정부가 매입해 전세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전세물량 공급에 주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전세난을 야기한 가장 큰 원인이 매물부족이기 때문이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이용해 재계약이 많이 이뤄졌고,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6개월 이내에 전입해야 하는 정책이나,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2년간 실거주를 해야 하는 의무를 두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매수요가 위축되고, 3기신도시 등 청약수요가 높아지면서 전세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전세 매물부족 문제는 실제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91.9로 지난 2001년 8월 193.7을 기록한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KB리브온은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공급 부족', '적절', '공급 충분' 등 설문조사를 한 뒤 전세 수요와 공급물량을 지수화 한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으로 표현되는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대구가 197.1로 가장 높았다. 광주 196.1, 경기 195.7, 인천 194.1, 서울 191.8 순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6%로 가장 많이 올랐다. 대전 20.5%, 서울(17.2%), 울산(16.2%), 충남(9.0%)도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매입해 공급하는 주택의 양과 질에 따라 전세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대책의 핵심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많은 물량이 빠르게 공급되는 '3요소'를 충족해야 한다"며 "속도 면에서는 부지를 찾아 건물을 올리는 것보다 매입임대가 빠를 수 있다. 관건은 지역과 물량이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사실 전세시장은 실수요 시장이기 때문에 매매시장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라며 "매매시장의 경우 강하게 규제를 가하면 안정화될 수 있지만 전세시장은 정부가 뾰족한 수를 내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3요소가 충족될 때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전세대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LH나 SH가 하고 있는 매입임대의 경우, 가만히 둬도 나오는 물량이기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 큰 실효성이 없다"며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뉴스테이(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민간기업형 임대주택)를 이번 정부가 중단했다. 이런 방식은 당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이어 "호텔이나 상업용 시설의 주거용 전환 역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런 곳들은 대부분 1인가구가 살기에 적당한 곳이다"라며 "최근 전월세 시장에서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급등하는 곳은 4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방 2~3칸 이상의 집이다. 호텔이나 빌딩은 4인 가족이 거주할 환경을 제공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반응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경기도 고양시 A공인 관계자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매물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며 "인근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생기면 보통 전셋값은 떨어지는데, 지금은 예년에 비해 입주물량도 줄었다. 정부의 정책이 임대차 시장을 활발하게 해줄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