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목사
박진우 목사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고후 12: 9>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약함과 부끄러운 과거를 드러내기를 꺼려합니다. 그것을 드러내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모자라는 사람으로 여겨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은 그러한 연약한 사람들보다 힘세고 강한 사람들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될 수 있으면 겸손한 척하면서 자신의 자랑이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세상 사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이 보호되기 보다는 오히려 세상 논리에 먹이감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저의 연약함을 한번도 나눈 적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 부끄러웠던 저의 가정이야기 그리고 저의 상처 이야기와 실수이야기를 절대 나누지 않았습니다. 나누는 날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부터는 저의 연약함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속에 항상 무거운 짐처럼 여겨졌던 저의 부끄러운 과거와 상처들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저의 문제와 연약함이 무엇인지 친해지기 이전에 먼저 제가 대부분을 나눕니다. 거기에다 요즘은 저의 아내도 가세해서 제가 어떤 연약한 사람인지 사명감을 가지고 나누곤 합니다. 가끔은 그 정도의 사람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것이 저를 힘들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저의 연약함을 나누는 것이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젊었을 때 30세 전에 결혼을 하게 해달라고 오랫동안 기도를 했었습니다.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는 나름 인기가 많았습니다. 지금처럼 흰머리가 거의 없고, 허리가 29에다, 처진 눈매로 착해 보이는 선한 인상에다 열정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이 자매들에게 나쁘지 않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요즘 용어로 말하는 썸 타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썸의 시작은 자매 쪽에서 연락이 오거나 누구를 통해서 연락을 받아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한번도 먼저 누구를 좋아한다고 먼저 말을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오히려 상처가 많아 거절 당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매들은 몇 번을 만나 어느정도 관계가 진전되어 갈쯤 되어서 저의 가정의 이야기를 합니다. 저의 가정 이야기는 저를 주눅들게 만들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연약함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스도인의 사랑의 눈으로 저를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어느정도 이야기가 깊어지기 시작하면 점점 눈을 다른 데로 돌리기 시작합니다. 교회 안의 한 형제로서는 은혜스럽고 귀한 간증거리로 들어줄 수 있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깊이 만날 이성의 관계로서는 부담이 되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처음에는 눈치없이 다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까 앞에 어느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자매의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게 되면 멈추고 다른 화젯거리로 바꾸곤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제가 더 이상은 연락을 하지를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열등감 때문에 듣는 잠깐 당황스러울 수도 있던 반응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어느 정도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자매들은 믿음만 좋은 형제만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좋은 직업에, 좋은 배경에, 거기에다 믿음까지 좋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려면 자신의 연약함을 숨겨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그것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9살되던 10월의 어느날,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 전에 메일로 자신의 생각을 주고 받았던 사이로 마음이 있었던 상황에서 직접 만나보니 더욱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나자 마자 저의 가정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반응이 여느 자매들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난 후 집에 가서도 전화를 걸어 거의 10시간 가까이를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화를 끊기 전에 아내가 저에게 한 한마디 때문에 저는 이 자매와 무조건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진우형제님, 형제님을 통해 하나님께서 반드시 큰 일을 행하실 겁니다. 참으로 기대가 됩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받은 여러가지 상처들, 가정의 문제들 그리고 지금의 어려움들을 가감없이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자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자매와 만난지 3개월만인 2002년 1월19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역사였습니다. 그 일을 통해 아주 단순한 교훈 하나를 얻었습니다. 그리스도안에서의 연약함은 하나님의 역사의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나의 가정의 연약함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귀한 아내를 얻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성경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리 믿는 자는 약함이 우리의 자랑이라고 말입니다. 왜일까요? 그럴 때에 하나님의 능력이 온전하여 지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그 온전한 능력이 우리의 삶 속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믿는 자들은 우리의 능력으로 살아가지 않는 자입니다. 아니 살아 갈수가 없는 자입니다. 우리의 능력을 이지하여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약함을 자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 말의 의미는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숨기고 가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솔직히 드러내며 오픈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런 자의 삶 속에 하나님의 온전한 능력이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의 연약함을 자랑하며 사십시요!! 그래서 온전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며 사시기를 축복합니다.

박진우 목사(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mail protected]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

#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