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홍 목사
김석홍 목사 ©향상교회 홈페이지 이미지 캡쳐

김석홍 목사(향상교회)가 4일 교회 홈페이지에 ‘차별금지법,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라는 사도신경 첫머리 고백처럼 유일하고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이 존재하신다는 신앙고백은 기독교 신앙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며 “하나님은 온 우주와 세상을 만드셨고, 특히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람을 직접 창조하셨는데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창1:27) 사람의 성별(性別)이 남자와 여자 둘로 구별된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질서이다. 동시에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흔들릴 수 없는 삶의 기초”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 받아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원하신다(딤전2:4). 이런 점에서 하나님은 사람들 속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신다”며 “차별이 차별하는 사람과 차별 받는 사람 모두의 인격은 물론, 관계를 파괴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음으로, 사람에 대한 차별은 하나님을 차별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교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방식(교통, communication)을 모델 삼은 것임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깨트리는 모든 종류의 차별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인하고 무시하는 심각한 불신과 대적행위로 볼 수도 있다”며 “이런 점에서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차별금지 종교”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회에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을 없애자고 하는 명목상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기독교 신앙인으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먼저 ‘성별을 여성, 남성,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제2조 1항)으로 정의한다는 점에서 이 법안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 토대를 부정한다. 사람의 인권이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맞서는 인권 옹호는 역설적으로 개인과 공동체를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둘째, 우리나라 헌법 36조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남녀 양성에 근거한 결혼제도와 가족생활이 왜곡되어 공동체의 건강한 존립이 위협 받게 될 것”이라며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가 되어 한 가정을 이루는 것임을 성경은 처음부터 가르치고 있고(창2:24), 이는 건강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대를 이어 전수해 가는 공동체 번영과 행복의 기초”라고 했다.

더불어 “셋째, 이 법안은 성별뿐만 아니라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도 금지한다. 그러므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선천적인 생물학적 성별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다양한 성정체성을 모두 인정해야 하고, 이를 교육 현장에서 가르쳐야 한다”며 “예를 들어 동성 간 성행위(동성애)도 정당하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개인의 신앙과 양심에 따라 ‘자신의 성별을 자기 마음대로 정하는 것’, ‘동성애’ 등이 잘못되었다고 교육하거나 충고하거나 지도한다면 이는 모두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남녀 양성에 근거한 결혼제도를 옹호하는 대다수 국민의 양심과 종교와 표현과 학문의 자유(헌법 19, 20, 21, 22조)를 억누르는 역차별적 법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넷째, 이 법안이 통과되면, 공교육 현장은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 학교와 신학교에서조차도 동성애가 죄라고 가르치는 것은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더 나아가 학교의 교직원이나 학생들이 동성애 옹호 주장을 해도 그들을 제재할 수는 없게 되어 버린다”(법안 3조 1항)며 “결과적으로 기독교 신앙과 성경적 세계관에 기반한기독교 학교 교육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다섯째,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목사의 설교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 교회 밖으로 자유롭게 전달되는 상황 속에서, 이단 사이비 종교를 비판하거나 동성애가 죄라고 가르치는 목사의 설교 등 일반적인 목회 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뿐만 아니라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교회의 직원이 되거나 사역하는 것을 막는 것도 차별로 비난받고 시정조치를 권고 받음으로 교회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법안 3조 1항). 이것은 역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고 차별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음 몇 가지 점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먼저 지금 우리 사회 안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반대하는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심히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교회 신자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개인의 자유와 인권, 특히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기본권마저도 무시하고 차별하며 억압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우리 사회에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되고 소수자들의 인권을 더 적극적으로 존중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찬성하는 것이 마땅하고 상식적”이라며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가 기독교 신앙, 다시 말해서 성경과 교리만을 가지고 이 법안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친다면, 교회 안이라면 몰라도 교회 밖에서는 거의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둘째, 한국교회가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비신자들에 대한 배려를 간과한 채, 일방통행 식의 자기주장만 반복한다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한국 사회 안에서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다. 다른 말로 한국 사회의 수많은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소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사람들이 한국 기독교는 인권을 무시하는 수준 낮은 종교, 자신들의 주장만 옳다고 여기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품지 못하는 집단이기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폭력적인 종교 집단이라고 비판하지 않겠는가”라며 “궁극적으로는 교회와 세상 사이에 안 그래도 우뚝 서 있는 장벽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며 복음의 문, 선교의 문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게 닫혀버릴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셋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성경이 말하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교회는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이다. 예수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눅5:32). 교회는 기본적으로 죄인이 가장 환영받는 곳이 되어야 한다. 누구라도 와서 자신을 성찰하면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자신의 삶에 얼룩져 있는 죄악을 발견하는 곳, 그래서 회개하고 돌이키는 자를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는 생명공동체가 바로 교회”라고 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동성애를 행하거나 지지하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음이며, 가장 안전한 장소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들을 따듯하게 품어서 치료자요 구원자이신 예수님에게로 인도하는 사명은 누가 뭐래도 바로 교회에 있다”며 “교회야 말로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죄인들에게 베풀어주신 용서와 화해의 공동체, 치유와 회복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교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하면서 동성애라는 행위를 넘어 동성애자들까지 정죄하고 혐오하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예수는 사랑을 가르치지 않았느냐’ ‘용서와 포용과 화해를 전파한 예수의 가르침조차도 무시하면서 어떻게 예수의 제자가 되려고 하는가’ 한국 사회가 한국교회를 걱정하면서 요즘 자주 하는 이 말을 가슴 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고 부부로 하나 되게 하셔서 가정을 세우셨다. 이것은 우리가 믿는 기독교 신앙의 출발점에 놓여 있는 근본 토대”라며 “이 세상 사람들이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과연 살아 계신다고 여기겠는가. 한국교회의 언행(言行)이 더 이상 한국 사회 속에서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 채 외면당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동성애만 죄가 아니라 불륜과 거짓말도 죄이다. 탐심과 탐욕에 눈이 멀어 이 사회 곳곳에서 강도 만나 피 흘리며 죽어가는 것 같은 가난하고 연약한 이웃들을 돌보지 않는 것도 죄이다. 동성애와 똑같이 교회와 가정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죄이며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반역 행위임을 기억하고 회개하며 돌이켜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동성애는 그렇게 반대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자신들의 불륜과 거짓말과 탐욕(물질숭배)과 교만에는 눈을 감는다면, 한국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물론이요 하나님의 심판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맞서 싸워야 할 적은 죄이지 죄인이 아니”라며 “교회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죄가 아니라 죄인까지 원수 취급하며 정죄의 칼날로 교회를 지켜내려고 했던 십자군운동은 오히려 교회를 무너뜨리며 선교의 문을 닫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복음은 죄와 싸우는 능력인 동시에, 죄의 노예로 살아가는 죄인은 살려내는 능력이다. 죄와 죄인을 구별하는 능력, 죄는 죽이고 죄인은 살려내는 능력, 예수님을 못 박은 적과 원수도 예수님의 가족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은 오직 십자가 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십자군(The Crusade)이 아니라 십자가(The Cross)이다. 차가운 교리만으로도 안 되고, 무분별한 포용만 있어서도 안 된다. 둘이 함께 만나야 한다. 은혜와 진리가 함께 만나는 곳(요1:14),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는 자리(시85:10)는 바로 십자가 아닌가. 한국 사회가 한국교회 안에서 진정한 의미의 십자가를 발견할 수 있다면 한국교회가 하는 말과 행위에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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