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산검역소는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원양어선 '페트로1호'(7733t)의 선원 94명 중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국립부산검역소는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원양어선 '페트로1호'(7733t)의 선원 94명 중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뉴시스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일주일 사이 40명이 확진되고 이라크를 다녀온 건설 노동자들이 양성 판정을 받자 방역당국이 선박과 위험 국가 입국자에 대한 검사를 한층 더 확대하기로 했다.

당국은 무역을 포기하고선 방역도 국민 일상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앞선 3~4월 유행 때 입국자 전수 검사를 선택한 것처럼 다시 검사 확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4일 0시 이후 25일 0시까지 하루 동안 확인된 해외 유입 확진자는 86명이다. 공항과 항만 검역에서 81명, 입국 후 국내에서 자가격리 중 5명이 확진됐다.

하루 해외 입국 확진자와 검역 확진자 수 모두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래 최대 규모다.

국내 누적 확진자 1만4092명 중 해외 유입 확진자는 2244명으로 15.9%였으며 하루 86명 확진으로 최근 2주(12일 0시~25일 0시) 확진자 719명 중에선 61.2%(440명)로 60%를 넘어섰다.

해외 유입 확진자 증가 추세는 26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중급유기(KC-330) 2대로 긴급 귀국한 이라크 건설 노동자 293명 중 귀국일인 24일 36명이 확진된 데 이어 25일 오전 10시까지 35명이 더 양성으로 판명되면서 최소 35명 이상 해외 입국 확진자가 통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여기에 재검사 중인 11명(211명 음성)도 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이로써 지난달 26일 13명 이후 31일째 하루 해외 유입 확진자 수가 두자릿수를 이어가게 됐다. 이는 31일간 두자릿수로 집계된 3월18일부터 4월17일까지 이후 두번째다.

이라크 건설 노동자들은 국민 생명 보호 측면에서 정부가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를 통해 귀국한 경우지만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르(PETR) 1호 선원 집단감염 사례를 통해선 기존 방역체계 한계가 확인됐다.

지난 8일 부산항 입항을 앞두고 방역당국은 6일 승선 검역을 실시했지만 당시엔 특이사항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입항 이후 이 선박을 수리하기 위해 승선한 선박 수리공이 확진된 뒤에서야 집단감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어선 선박 '아이스 스트림'(ICE STREAM)호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이후 방역당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고위험 국가에서 입항한 선박에 대해 14일 이내 체류지역과 선원 교대 여부 등을 승선 검역하는 등 한차례 검역을 강화한 바 있다.

지난 20일부터는 러시아 입항 선박 중 국내 항만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선박의 경우 증상과 상관없이 전수 진단검사를 하고 있는데도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해외 유입을 통한 국내 전파 사례까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하자 정부는 다시 방역 강화를 위한 대책으로 진단검사 확대를 꺼내 들었다.

27일 0시부터 방역 강화 대상 국가로부터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의무 진단검사 횟수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

방역 강화 대상 국가 외국인 입국자는 모든 내외국인 입국자들이 입국 후 3일 이내 받도록 한 진단검사 외에 격리 해제 하루 전인 13일째 2차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출발일 기준 48시간 이내 음성 확인서 의무 제출과 정기 항공편 좌석 점유율 60% 이하에 이어 한번 더 방역 강화 대상 국가를 상대로 고삐를 조이기로 한 것이다.

현재 방역 강화 대상 국가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6개 국가다. 현재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방역 강화 대상 국가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 3~4월 해외 유입 증가 때도 진단검사를 강화했다. 3월22일 0시부터 유럽발 모든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27일 미국에 이어 4월1일 0시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 후 2주간 격리를 의무화했다.

방역당국이 해외 유입 증가 때마다 진단검사를 강화하는 건 국내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해 입국 금지 조치 없이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확진자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유입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무역 없이는 생활을 할 수가 없고 하루하루 생활이 없으면 사실상 방역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방역당국자로서는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특별입국관리는 유연하면서도 철저하게 하겠다"며 "사회 내에서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위생수칙 준수 등을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대응에 대해 검사 확대로 잠복기 등으로 놓칠 수 있는 환자를 발견해내는 효과는 있지만 원천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입국 제한 범위를 넓히고 경제 활동을 위한 기업인 등에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를 한번에서 두번으로 늘린다면 입국 이후 3일 내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환자를 좀더 찾아낼 수 있다"면서도 "그만큼 보건소나 검역소 등의 노력이 더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교역 등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도록 기업인이나 외교관 등 필수적인 경우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며 "자칫 다시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어날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