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교회 관련 확진자 ○명’ 오해 불러
이들 중 2·3차 감염 사례 따로 분석해야
“오히려 집보다 교회가 더 안전” 의견도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는 평소 코로노19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예배를 드렸다. ©사랑의교회

정규예배 외 소모임 금지 등 교회에 대한 정부의 방역지침이 종교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며 교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급기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정부가 해당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부와 교회 사이에 이처럼 극명하게 간극이 생긴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사례에 대한 양측의 인식 차이에 있다. 즉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최근 감염사례를 분석해 보면, 교회의 소규모 모임과 행사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지만 대체로 교계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인 김태영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는 최근 있었던 정 총리와의 간담회 내용을 15일 전하면서 “총리는 ‘2주간 교회에서 약 40% 정도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했기에 이런 조처를 취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한교총은 ‘정말 40%나 되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에게) ‘정말 예배 모임 안에서 집단감염이 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정 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법원에 ‘교회 핵심 방역수칙 집행정지’ 신청을 한 목사 등 113명도 정부가 그들 판단에 대한 “통계적 근거의 제시나 인용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6월 28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대한민국 전체 12,700여 명이고, 교회를 통해 감염된 사람은 190여 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49%”라며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개신교 인구는 967만 명이지만 현재 절반 이하인 45%가 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주일날 전체 예배 드리는 성도 중 현재까지 나타난 교회 확진자 190여 명의 비율은 0.00475%”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다른 집단감염 사례와 비교해도 소모임 등 교회 관련 모임을 통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그 비율에 있어 미미한 수준이며 수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위험성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일각에선, 설사 ‘최근 사례’ 중에선 교회 소모임 관련 비율이 높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전체 비율이 그 정도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부의 사례로 전체 교회에 소모임 금지 등 방역지침을 의무화 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원시장 “‘수원 교인 관련 모임’ 틀린 표현
역학조사 결과, 교회 내 아닌 교회 밖 사례”
정부, 교회 관련 ‘n차 감염’ 통계 제시해야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예배를 드릴 때뿐 아니라 그 전후 이동 시에도 서로 거리를 두었다고 한다. ©사랑의교회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n차 감염’ 여부다. 즉, ‘교회의 소모임 등을 매개로 2차 3차 등 과연 얼마나 많은 n차 감염이 일어났는가’ 하는 점이다. 단순히 ‘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몇 명’ 식의 언론 보도나 정보만 가지고는 이 부분을 판단할 수 없음에도, 흔히 이것을 구분하지 않고 마치 교회가 감염의 ‘진원’인 것처럼 인식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교계 역시 이 점을 염려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얼마전 “‘수원시 교인 모임 관련’은 틀린 표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바로 이런 점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수원 내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전하면서 “이 분들 중 일부가 다니는 교회가 집단감염의 연결고리라는 추정이 있었지만, 심층 역학조사 결과 ‘교회 내 감염이 아닌 교회 밖에서 개인적인 친분으로 감염된 사례’로 밝혀졌다”고 했다.

염 시장은 “이러한 사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수원 교인 모임 관련’으로 표현되어 마치 우리시에서 집단감염이 진행 중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시는 시민 불안을 막고,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자 ‘수원 교인 모임’이라는 중대본의 확진자 분류 명칭 변경을 정식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께서도 ‘수원시 교인 모임’은 잘못된 표현이라는 점, 추가로 발생한 확진자 또한 타지역 내 n차 감염임을 양지하시고, 주변 분들께도 공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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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출입 전 교인의 QR코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랑의교회

실제 코로나 사태 이후 대부분 교회들이 평균 이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다는 게 교계 안팎의 평가다. 확진자가 다녀가 집단감염이 우려됐던 인천의 온사랑교회와 팔복교회에서, 다행히 추가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것이 두 교회가 평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오히려 자기 집보다 교회가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교인 1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교회 측은 “역학조사 결과 방역수칙을 완벽하게 준수했기 때문에 추가 감염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결론냈다”면서 “같은 공간, 같은 자리에서 예배를 드렸어도 마스크를 모두 착용했기에 그 또한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고 알렸다.

교회 관계자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역당국도 교회의 방역수칙 준수가 우수하다고 했다”며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이 어디에서 감염이 되었는지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 현재로선 2차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예배당 출입을 위해 서로 거리를 둔 채 줄을 서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에 대해 교계 한 관계자는 “교회, 특히 대형교회의 경우 많은 이들이 다녀간다. 그들 중 누구라도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감염이 되었다가 그 사실을 모른 채 교회에서 예배 드리거나 소모임 등에 참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이는 비단 교회 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에 따른 2차 3차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인데, 단지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교회를 감염의 진원인 것처럼 보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번 정규예배 외 소모임 금지 등 교회에 대한 정부의 방역지침이 교계에 설득력 있게 수용되려면 우선 △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정확히 몇 명인지, 무엇보다 △그들 중 교회에서 일어난 n차 감염으로 인해 감염된 자가 몇 명인지 그 통계를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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