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상당수 국가가 봉쇄를 일부 완화했거나, 완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포진한 이들 지역에서만 확산세가 다소 수그러들었을 뿐 브라질, 터키, 러시아 등 일부 신흥국들에선 기승을 부리며 감염자가 점증하는 분위기여서 안심하긴 이르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경제·사회 활동 재개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며 '2차 유행'이 시작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방역 모범국'으로 손꼽혔던 싱가포르에서 다시 환자가 급증하며 '동남아 최다 발생국'으로 전락한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신규 확진자 감소세에 미국·유럽 봉쇄 완화 움직임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40만7천467명, 누적 사망자는 16만5천74명이다.

미국이 감염자 76만4천265명, 사망자 4만565명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환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일일 감염자와 사망자 증가폭은 크게 줄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신규 확진자는 3만2천165명이었으나 18일 2만9천57명, 19일 2만5천844명으로 전체적인 그래프를 그려보면 하강 곡선이 나타난다.

사망자 역시 17일 2천528명, 18일 1천867명, 18일 1천561명으로 수백명 단위로 줄어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둔화했다.

유럽 내 진원지로 지목된 이탈리아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16일 이후 꾸준히 내림세며 19일에는 3천명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3월 말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신규 사망자 역시 지난 18일 이후 400명대에 머물고 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와 함께 가장 피해가 큰 스페인도 전체 누적 확진자는 19만8천674명으로 조만간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일일 신규 감염자는 지난 16일 6천명 아래로 떨어진 이래 3천~5천명대 선을 유지 중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하거나 검토 중이다.

독일은 20일부터 일부 상점을 열 수 있도록 하고, 내달 4일부터는 등교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기 정상화 희망을 내비치며 단계적 경제활동 정상화 지침을 발표한 가운데 일부 주는 경제·사회 활동을 조만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젠 브라질·러시아·터키서 기승…'2차 확산' 우려 고개

하지만 유럽과 미국을 초토화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른 대륙으로 무대를 옮겨간 모양새여서 이러한 봉쇄 완화가 섣부른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6대륙 중 가장 늦게 코로나19가 상륙한 중남미에선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두달 만에 전체 확진자가 10만명으로 불어났으며 특히 브라질은 확진자가 급증하며 '남미의 이탈리아' 신세다.

브라질 확진자는 3만8천654명으로 남미 중 가장 많다. 열악한 의료환경 탓에 치명률도 높아 사망자가 2천462명에 이른다. 인구 2억명의 브라질에선 진단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도 확진자가 하루 2천~3천명씩 늘어나고 있다.

한 달 넘게 전 국민 강제 격리를 시행 중인 페루도 누적 확진자가 1만5천628명에 이르며 칠레도 1만명을 넘는다. 에콰도르도 9천468명이어서 곧 1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러시아도 최근 들어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며 20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4만2천853명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러시아는 단숨에 누적 확진자가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터키도 확진자 수가 8만6천명을 넘겨 이제는 이란은 물론 코로나19 발원지 중국보다도 감염자 수가 많은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연기 이후 감염자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한 일본도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빠르게 늘어 한국을 앞질렀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의 방향성을 가늠하려면 미국과 유럽 대신 이들 국가의 감염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확산뿐만 아니라 재유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상륙한 싱가포르는 초기 통제에 성공하며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2차 유행 때문에 동남아시아 최대의 발병국으로 전락했다.

확산 둔화를 계기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를 고려하는 국가들로서는 싱가포르의 재유행 사태 때문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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