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의 해를 마무리 하며 불명예스럽게 이슈화 되었던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 목회세습 논란이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종기 목사(LA충현선교교회)가 "목회세습, 하늘의 법정에 세우라: 중대형 교회의 목회세습 반박문 95개 조항"(도서출판 대장간)이란 책을 내 주목을 받고 있다.
민종기 목사는 책에서 "복음의 불모지에서 천막과 판잣집에서 목회의 터전을 일궜던 위대한 영적 아버지들이 이제는 풍요와 기득권 속에서 영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면서 "복음의 감격에서 건강과 열정과 사재를 털어 헌신해 왔던 영적 지도자들이 이제는 교회를 대물림이 가능한 사유화의 대상으로 잘못 생각하지 않나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말한다.
또 민 목사는 "대형교회의 이 영적 흔들림은 경인지역 약 120여개의 중형교회들의 목회세습, 편법세습 현상으로 확산되어 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주님의 교회를 맡은 대부들이 지금은 향기로운 영적 대부가 아니라, 기득권과 영향력의 대물림을 위한 냄새나는 대부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뛰어난 교회 지도자들이 목회세습으로 현장에서 기득권을 극복하지 못하고, 본능적인 욕망에 점거된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다는 것이다.
민 목사는 주장했다. "목회세습이나 편법세습을 결코 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했다면 반드시 회개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최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는 민 목사를 초청해 "세습반대, 북 토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초대 받은 민 목사를 비롯해 김정태 목사(사랑누리교회)와 남오성 목사(주날개그늘교회)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김신일 목사(가까운교회) 사회를 봤다. 우연찮게도 패널들 모두 아버지 혹은 장인으로부터 교회를 물려받을 수도 있었던,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고 나온 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이었다.
민 목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 상황에 대해 "목회 생태계까지 무너져 목회세습이 관행이 되는, 그래서 목회세습을 하면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까지 갔다"고 봤다. 그는 "교회 사유화가 극치를 달리며 교회 공공성을 훼손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그것을 범죄라 깨닫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게 됐다"고 했다.
민 목사는 작은교회에서의 목회세습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희생이라 생각했지만, (수요보다 목회자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지금은 작은 교회 세습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목회 잘한다" 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타락한 교회정치체계라면서 다시 한 번 "교회가 공공성을 갖고 있다면, 자식을 세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목회세습은 십자가를 상실한, 탐욕의 극대화"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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