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가 제122차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동영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故 정훈택 박사의 '구원론'을 주제로 한국교회의 천박한 믿음을 질타했다. ⓒ 한국개혁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가 제122차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동영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故 정훈택 박사의 '구원론'을 주제로 한국교회의 천박한 믿음을 질타했다. ⓒ 한국개혁신학회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개혁신학회가 최홍석 정훈택 N.T.Wright의 신학을 주제로 제122차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동영 박사(서울성경대)가 정훈택 박사(총신대)의 구원론을 근거로 한국교회의 천박한 믿음을 질타해 관심을 모았다.

이동영 박사는 한국교회가 믿기만 하면 이미 구원을 받았다는 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면서 "오직 믿기만 하면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죄가 사함을 받고 구원이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구원론은 개혁파적인 것이 아니라 구원파적인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성도들의 선행은 구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오직 천국에서 상급을 수여받는 것만 관계가 있을 뿐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왜 행함 없는 믿음, 즉 행위를 배재한 믿음만을 천국 상속의 유일한 근거로 삼게 됐을까? 이 박사는 정훈택 박사의 말을 빌어 "성경 본문을 그대로 읽지 않아서"라고 지적했다.

정훈택 박사는 한국교회 안에서 성경해석방법론이 종교개혁의 두 명제, 즉 '오직 믿음으로'와 '오직 성경으로' 사이에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음을 지적했는데, 우리가 오직 믿음으로라는 명제를 성경의 전체 사상을 지배하고, 성경의 개별 사상을 통합하는 절대적인 원래로 내세울 경우 바울의 두 개 서신, 즉 갈라디아서와 로마서의 핵심사상으로 인식되는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는다' 즉 이신칭의 사상이 성경 전체 사상과 개별 사상을 통전적으로 지배하는 해석학적 원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특히 구원론과 관련해서 이신칭의 사상은 성경의 모든 개별본문들을 해석함에 있어서 절대적 해석학적 권위를 행사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러면 구원에 관한 예수의 모든 가르침은 바울의 칭의론과 환원되어서 해석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고 정 박사는 지적했었다.

때문에 정 박사는 한국교회 안에서 개혁신학이 강조하는 오직 성경의 원리는 문자 그대로 오직 성경으로 이해되지 못하고, 특정한 신학적 원리 즉 오직 믿음이라는 신학적 명제에 의해서 굴절됐다고 주장하면서 "그렇다면 한국 개신교회의 전통을 차라리 '오직 신학'이라 부르는 것이 낫다"고 비판했었다. 그는 '오직 믿음'이라는 종교개혁의 명제는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던 종교개혁자들의 성경읽기가 낳은 결과를 신학적으로 선언한 명제일 뿐이라며 "오직 믿음이라는 명제가 성경을 있는 그대로 읽고 해석하는 것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정훈택 박사의 구원론은 무엇인가? 믿음과 행위의 상호관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오직 믿음에 의해서만 좋은 나무, 즉 새로운 인간(선한 인간)이 되지만, 믿음으로 좋은 나무, 즉 새로운 인간이 된 자들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순종해 좋은 열매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이다. 역으로 나무가 생산하는 열매가 좋은 열매인지 나쁜 열매인지를 관찰함으로써, 그 나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다고 정 박사는 주장했다.

이러한 설명을 토대로, 이동영 박사는 "믿음으로부터 칭의 되고 칭의로부터 성화가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역으로 성화를 통해서 칭의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다는 칼빈의 '이중 은총' 사상과 정 박사의 구원론은 신학적으로 정확한 구조적 내용적 상응과 일치를 이루고 있다"면서 "정 박사의 이해는 칼빈을 따르는 개혁파 구원론 '그라치아 두플렉스'(이중 은총)의 전통에 굳건히 뿌리 박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이 박사는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제자도(Nachfolge)의 삶을 사는 일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행함이 없는 믿음과 값싼 은총만을 추구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 한국교회의 현금의 현실 가운데서 정 박사 자신의 저서 '열매로 알리라'에서 마태복음에 대한 엄정하고, 엄밀하고, 정교한 주석에 의거하여 구성하고 논증한 개혁신학의 구원론, 즉 그라치아 두플렉스(이중 은총)의 구원론은 세월이 지나갈수록 한국교회를 위한 위대한 예언자의 음성으로 메아리치게 될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동영 박사의 발표 외에도 "최홍석의 개혁주의 인간론 고찰: 하나님의 형상론을 중심으로"(이상웅) "N.T. Wright’s Soteriology in Romans"(김성원)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논평자로는 조현진 박태현 김요셉 김지훈 백충현 유정모 박사 등이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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