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신학대학원장 홍성현 목사(평통기연 고문)
갈릴리신학대학원장 홍성현 목사(평통기연 고문)

한반도가 갈라진 것은 국제정치의 안목으로 봐서는 미국과 소련의 패권주의가 그 핵심에 있지만 구체적으로 강대국의 패권주의에 놀아나서 한반도를 반쪽으로 쪼개는데 앞장을 선 사람들은 한반도의 공산주의자들과 기독인들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북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의 대표자인 김일성이 최고 통치자가 되었고, 남에서는 기독인 장로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이 된 사실에서 그것이 증명된다. 이 사실은 민족 분단의 첫 단추를 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들이요 동시에 기독인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소련의 군대와 함께 북반도에 들어온 김일성의 공산주의자들은 북의 기독인들을 제거하고 북에 공산주의 정권을 세웠고, 반대로 남에서는 미국의 지원 아래에서 기독인 이승만이 중심이 되어 남쪽의 공산주의자들을 밀어내고 반공산주의 정권을 세웠다. 남에서는 미국의 도움으로 기독교인들이 득세하여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냈고 그리고 북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득세하여 기독교 교인들을 제거하였다. 이렇게 하여 기독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이 원수가 되었던 것이다.

쪼개진 한반도는 남쪽에서는 기독인 장로 이승만이 공산주의자들을 제거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둔 반면에, 북에서는 김일성이 기독교인들을 제거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북에서는 1946년 11월 3일 주일날을 택하여 흑백선거를 감행함에서 김일성을 수상으로 세움과 동시에 성수주일을 주장하면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을 합법적으로 제거해 버렸던 것이다.

남쪽에서는 민족운동, 해방운동에 다대한 공을 세운 애국자들까지도 공산주의자라고 하여 죽였고, 북에서는 수많은 목사와 장로들을 공산주의를 반대하여 북의 나라를 세우는 선거를 거부했다고 트집을 잡아서 죽였다. 다행이 국군이 평양을 탈환함에서 북에서 핍박을 받던 많은 기독인들이 남쪽으로 넘어올 수 있어서 목숨과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북의 공산주의자들에게 이미 죽임을 당한 남은 가족들의 아픔과 원한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어찌 이것을 필설로 다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세월이 많이 흘러서 조금은 엷어지긴 했지만, 지금도 그분들은 북의 공산주의자들 말만 나와도 분노가 치밀고 가슴이 아플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이 실로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 필자도 북에서 월남한 사람인데 필자의 외삼촌이 공산주의자들의 총에 맞아서 죽었다.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치가 떨린다.

하지만 언제까지 원한과 복수의 이만 갈고 있어야 하겠는가! 한반도 전체의 평화를 위하여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과거를 용서하고 대화의 길에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남과 북의 통일의 길이 열리려면 공산주의자들과 기독인들 간의 대화가 필수적이다. 두 그룹 사이에 쌓여있는 앙금들이 씻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에, 이제부터라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하여 그 앙금을 깨끗이 씻어내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로 엄청난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우선 우리 남쪽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무신론 공산주의자들을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동구에서는 오래전부터 기독인들과 공산주의자들간의 대화가 시작이 되었다. 과거에는 서로 적대시하고 미워하던 두 그룹이 대화를 통하여 서로 이해하면서 이 세상의 생명과 평화와 정의를 위하여 함께 손잡고 일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필자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종교비판을 넘어서서>(2015년도, 한울 출판사)에서 일부분 정리한 바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나의 할아버지나 아버지나 형이나 동생이 공산당원에 의하여 처참하게 살해당한 모습을 보았거나 이야기를 전해들은 가족들의 그 분노는 참으로 엄청날 것이다. 이와 같은 아픔을 당한 그리스도인들이 북에서 남으로 피난하여 와서 살고 있는 분들이 필자의 주변에 매우 많다. 이런 분들 앞에서 원수를 사랑하자는 말을 꺼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아픔을 언제까지나 속에 담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전쟁이 없는 한반도를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공산주의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가족들의 후손들이 이 한반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하여 과거의 아픔을 극복해 내야 하지 않겠는가!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는 전쟁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남과 북의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어 평화롭게 살기 위하여 기독인들이 먼저 공산주의자들과의 대화를 시작하여야 한다. 지금의 북의 동포들의 조상들이 나의 가족들을 핍박하고 죽였어도 그 후손들에게 까지 그 책임을 묻지 말고 우리들의 마음을 열고 용서하고 같은 민족으로서 대통합의 길을 열기 위하여 대화를 시작해야한다. “원수를 사랑하라” 이 기본적 기독교의 가르침을 앞에 놓고 남북 대화의 물꼬를 터 나가는 남한의 기독인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기를 소원한다.

/평통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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