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이근복 목사(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평통기연 공동운영위원장)
칼럼니스트 이근복 목사(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평통기연 공동운영위원장) ©평통기연 제공

“CBS 청취자 여러분, 새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시겠습니다. 여러분의 힘겨운 삶에 하나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이근복 목사입니다.”

제가 6월 10일, CBS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우리 민족의 용서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의 첫 부분입니다. 크리스챤아카데미의 “용서모임”이 주관하는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입니다. “용서모임”은 갈등과 대립이 극심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민족과 사회의 용서와 화해, 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상담학, 평화운동, 민족통일, 신학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 목회자들로 구성되어 매월 모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런 운동의 확산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CBS와 협의하여, 매주 목요일 아침 5시 20분에 10분간 메시지를 전하고 함께 기도하는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날 저는 두 번째 방송 담당자로 두 꼭지를 녹음하였습니다.

오늘의 남북관계는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두 정부의 자학적인 대결의 결과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북한선교를 열심히 하는 보수적인 장로님이 이런 발언을 하여 놀란 적이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다음 대선 때는 반드시 정치권력을 바꾸어야 한다고. 그런데 그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물꼬를 틀 수 있는 길을 찾는 한편, 내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민족과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기 위해 다양한 용서와 화해의 길을 찾는 것입니다. 우선 역사적으로 풀지 못하고 있는 많은 사건들을 재조명하고 치유와 화해의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전쟁 전후의 수많은 민간인 학살사건이나 제주 4.3 항쟁의 아픔을 아직도 치유하지 못한 형편이지 않습니까? 이를 위하여 ‘용서모임’에서는 다른 분쟁을 겪은 나라의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활동도 연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일상의 삶에서 가까운 이들과 맺힌 것도 풀어가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용서하고 화해를 통하여 묵은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훈련을 하지 않고서는, 통일 후 용서와 화해에 기초한 남북의 사회통합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첫 메시지에서 야곱에게 두 번이나 속은 에서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형 에서가 앞장서서 동생을 용서한 덕분에, 평화롭게 헤어지고 둘 다 큰 민족을 이루었음을 말하고,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힘들어도 먼저 손을 내밀 때 화해할 수 있다고 권면하였습니다. 두 번째 메시지에서는 멀쩡히 살아있는데도 유산을 달라고 하여 자기를 무시하고 모욕한 작은 아들이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왔을 때, 용서하고 전적으로 받아준 아버지의 비유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그 아버지보다도 더 과분하게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주신 분이니, 십자가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고 다른 이들과 북한 동포를 긍휼히 여기며 용서하는 존재로 살아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날 방송에서 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 하루를 주님의 뜻을 살피며 시작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이 시간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은혜를 베푸신 주님을 기억하게 하소서. 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우리를 섭섭하게 하고, 불편하게 한 이들을 능히 용서할 수 있게 하옵소서. 갈등이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화해의 기운을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도록 우리를 도와주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을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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