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62)와 신의 존재를 비판해 유명세를 탄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71)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인류 기원과 종교 역할에 대한 논전을 벌여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영국 법원은 지방의회에 회의 전 통상 해오던 기독교식 기도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려 논란 중이었고, 때문에 두 사람의 90분 토론 대결은 더욱 관심을 모았던 상황이었다. 

양자의 토론은 현지 언론들에 의해 '지적인 영역에서 펼쳐진 세계 헤비급 타이틀 매치'로 평가됐지만, 정작 둘의 승부현장은 '승패를 나눌 수 없는 오후의 다과회'처럼 공손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도킨스 교수는 "왜 생명이 무(無)에서 비롯됐다는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나?" 혹은 "왜 신(神)처럼 혼란스러운 존재에 모든 것을 귀속시키려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윌리엄스 대주교는 "당신이 말하는 '미학'에는 동감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신은 모든 것을 꿰맞춰 주는 부수적 존재가 아니다"라며 "신을 사랑과 수학의 결합체라고 하자"고 했다.
 
또 도킨스는 "과학은 이미 우주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해답을 내놨다"고 말하고, "곧 우리 세대에 불가해한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오는데, 왜 창세기를 21세기 과학에 꿰어 재해석하려는 시간 낭비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윌리엄스는 이에 대해 "성경을 쓴 사람들은 21세기 과학의 영감을 받은 이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성경을 읽는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신의 뜻을 전하는 것에 영감을 얻은 사람들이다"라고 대답했다.
 
도킨스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 신념은 점수로 따지면 7점 만점에 6.9점"이라고 말하고, "초자연적 창조자가 존재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했다. 윌리엄스는 "인류는 인류가 아닌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라고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은 신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둘의 설전 소식을 들은 국내 네티즌들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며 양자의 입장에 서서 나름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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