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춘 목사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32)”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공식 발표하고, 2017년 3월부터 당장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독점교육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역사를 한 쪽에 치우친 시각으로 교육하는 것을 우려하기에 균형잡힌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데 속내는 친일과 독재의 그늘진 과거를 덮고 다분히 정치적 잣대로 역사를 해석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이는 현 박근혜 정부가 아버지 박정희 정권의 군사 쿠테타와 독재, 그 이전 친일 행적들까지 덮으려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며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반민주적 행위이며 동시에 미래세대에게 왜곡된 역사를 전달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사건이므로, 이에 우리는 이를 규탄하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국정화된 교과서를 통해 전달된 왜곡된 역사가 오늘의 일본 정부에 의해 역사 교과서에 고스란히 담겨 우리는 이를 수정해왔고,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고 규탄해왔다. 그런데 정작 오늘에 이르러 우리 스스로 역사 교과서를 정부 혼자 독점하겠다는 것은 누구의 망상이며 망동인가.

또한 친일과 독재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 좌편향이라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는 것은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덮고자 하는 저 후안무치한 일본 역사왜곡의 수순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에 다름없다. 친일과 반공, 분단과 독재로 이어져 온 오욕의 근대사는 이제 시각의 차이가 아니라 실존했던 역사의 실체임은 엄연한 사실이자 진실이다.

세계적으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독재국가나 일부 개발도상국가에 한정된다. 또한 UN에서도 역사교육은 교사에 의한 폭넓은 교과서가 체택되고 그 내용 역시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져야 하며 정치인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퇴행하는 시대착오적인 행위임이 분명하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나라 헌법은 물론 민의와 역사학계의 의견에 반하고 UN 역사교육지침에도 위배된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반역사적 처사로 바로 중단돼야 마땅하다. 미래세대들을 볼모로 한국사를 정치갈등의 산물로 만들려는 한국사 국정화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함을 우리는 다시한번 분명히 촉구한다.

2015. 10. 15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 교회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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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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