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7일 "마침내 속셈을 들어냈다"라며 "'겉으로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던 직원들의 우려는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하며 분노의 감정을 내비췄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6일부터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위해 직원 설득에 나섰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은 "김한조 은행장은 협상도중 직원 대표인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직원들을 불러모아 노조를 왜곡 비방하고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 운운하며 협박을 했다"며 "설득을 빙자하며 협박에 나선 행장의 발언은 적반하장식의 책임전가로 가득 차 있다"라고 개탄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김 행장은 통합과 관련해 방법 중 구조조정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우려한다'면서 가계대출 비중이 월등히 높은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서둘러 강행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가"라고 물었다.

또 그는 "1년도 안되어 은행의 적자와 부실을 운운할 거라면 카드 분사는 왜 했는가"라며 "매년 2000억원 규모의 순익을 냈던 외환카드를 하나지주에 거저 넘겨주면서 6400억원의 자본금까지 내줬던 현 은행장이 은행의 적자와 부실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이전 10년여 하나은행보다 수익력과 생산성이 훨씬 뛰어났던 외환은행은 지난 2012년 2월 하나지주에 인수된 이후 생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 해 7월 강제적인 통합작업이 시작된 이후 하락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강제적인 통합 작업으로 전국 각지에서 날마다 분란을 조장하고, 직원들의 의욕과 사기를 짓밟고, 영업 및 평가방식을 하나은행 방식으로 바꾸고, 대기업 등 여신을 미리 감축하고, 그렇지 않아도 인력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업무와 상관없는 행사에 날마다 수백명의 직원들을 강제 동원하고서도 영업 부진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려 하는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3년, 짧게는 지난 1년간 열심히 일만 하려는 직원과 조직의 발목을 잡았던 모든 상황이 직원들 책임인가, 지주와 경영진 책임인가"라면서 "론스타 시절 은행권 최하위였던 신규채용은 지난 2년간 아예 중단된 상태다. 영업 부진과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문제라면 그 또한 은행장이 먼저 책임질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자신의 취임 이후 본격화된 실적 부진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언급하면서 정작 은행의 수장이자 맏형을 자처하는 자신의 책임은 일언반구 언급도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행장은 6일 외환은행 본점에서 연 직원 설명회에서 "외환은행의 맏형으로서 조기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직원들이나 선배들에게 나는 영원히 '바보'라는 질타를 받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대화를 하자'면서 직원 대표인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업무에 바쁜 직원들을 소집해 구조조정으로 협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노동조합을 비방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노동조합과 직원에 대한 이러한 협박은 곧 대화 파탄 시도에 다름 아니며, 계속될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6일부터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위해 직원 설득에 나섰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제시한 협상 시한인 이날까지 노조가 대화에 응하지 않자 독자 행보에 들어간 것.

금융권은 노조와의 대화가 계속 지지부진하면 이달 중순 이후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금융위원회에 통합 예비인가 승인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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