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64·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그의 최측근 인사들 중 박준호(49) 전 상무를 가장 먼저 소환조사함에 따라 향후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박 전 상무가 금품로비 의혹 등을 포함해 성 전 회장의 생전 활동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상황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상무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성 전 회장이 금품을 제공하는 장면을 목격했거나, 추가 리스트 존재 여부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한 반면, 비밀 장부의 존재 여부에 대해선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선' 없다"고 여운을 남긴 것도 주목할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 12년간 성 전 회장 지근거리 지키며 상당한 영향력 행사

경남기업 등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30대 시절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12년간 성 전 회장과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연결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무감각이 뛰어나 경남기업 홍보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경남기업 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경남기업을 나온 뒤 핵심 계열사인 대아건설과 온양관광호텔 대표를 맡고 있다.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임직원들에게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정치권에 돈을 준 사실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알고 있는 대로만 진술해 수사에 협조하자"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상무는 검찰에 출석하는 당일 오전 집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과 만나 "'숨기지 말라'는 것이 회장님의 유지다. 조사받는 상황에선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다. 사실 그대로 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박 전 상무가 檢 기다리던 '귀인' 인가

하지만 박 전 상무가 검찰에서 어디까지 진술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당초 혼자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었던 박 전 상무가 시간을 늦추면서까지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타난 것은 그의 태도가 상당히 조심스러워졌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결국 성 전 회장이 왜 죽음을 결심했는지, 그 과정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본인이 죽고 난 이후에 대해서는 어떤 당부를 했는지 등에 대해 누구보다 상세히 알고 있을 만한 사람이 박 전 상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며 "퍼즐을 맞추듯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상무가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진술해준다면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밤 이용기 비서실장과 함께 마지막 대책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24시간을 상세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박 전 상무가 리스트에 오른 친박 핵심 인사들에게 성 전 회장이 금품을 제공한 게 사실인지,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는지, 로비 내역을 담은 별도의 장부가 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할 경우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지난 일주일여간 분석해온 압수물이나 여죄 등으로 박 전 상무를 압박할 경우 성 전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네고, 윤모 전 부사장을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이 전달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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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성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