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 교수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1세기 들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매우 부정적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작금의 교회 위기는 신앙인들의 신앙인답지 못함에 기인한다. 신앙인의 신앙인답지 못함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신앙체계와 삶에 대한 지식의 부족, 신앙공동체의 공공 영역에서의 역할 부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적, 신앙적, 기능적 역할의 부족은 결국 대사회적 선교 역량의 한계를 노출하게 됐다. 교회의 위기는 시민사회를 비롯한 사회의 각 영역에서 기독교 복음의 핵심 담론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심화되고 있다. 핵심 담론이 소통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우리의 삶이 그 담론을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임성빈)

9일과 10일 양일간 장신대(총장 김명용 박사)에서 열린 '2015 한중미 국제학술대회'에서 임성빈 교수(장신대)가 지적한 문제다. "후기세속화시대에서 공공신학하기: 21세기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임 교수는 "한국교회 개혁을 말할 때 많이 이야기 되는 것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하고, "물론 교회가 사회변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교회의 교회다움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는 신앙인을 신앙인답게 양육하는 일에 충실함으로써 사회 변혁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임성빈 교수는 "교회는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회적 공동선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공공선이라는 사회변혁의 목표에 동참하게 된다"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분리될 수 없듯, 교회의 교회다움과 사회적 역할 역시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교회의 교회다움이란 무엇인가? 임 교수는 "교회만의 정체성을 보존하되, 동시에 사회적 공공선을 위해 다른 사회 기관들과 연대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 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평신도 사역의 활성화와 시민 사회 안에서 교회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자각하게 된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바로 교회가 한국사회 안에서 해야 할 역할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라 했다.

임 교수는 "개인의 신앙을 사적인 영역에만 적용시키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책임 있는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가 안팎으로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직관하고,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품고, 오늘 여기에서 우리에게 주신 소임, 즉 '신앙의 공공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를 주장한다"면서 "이것이 21세기 초반 한국교회의 과제이자 우리의 과제"라고 이야기 했다.

▲'각국의 문화적 상황 속에서 공공신학하기'를 주제로 2015 한·중·미 국제 학술대회가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로5길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윤근일 기자

"각국의 문화적 상황 속에서 공공신학하기"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장신대의 한중미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임성빈 교수의 발표 외에도 "중국에서의 공공신학의 발전과 영향"(왕쇼초 중국 칭화대 교수) "중국의 경교와 경륜적 기독론"(주동화 중국 칭화대 교수) "한국교회와 사회 속의 공적신학의 가능성 모색"(박성규 장신대 교수) "공공신학하기: 설교학적 관점"(제임스케이 파린스턴 신학교 학장)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박성규 교수는 자신의 발표를 통해 "한국사회와 교회에서 공적신학이 가능하기 위해 가장 급선무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는 교회의 개교회주의 극복, 교회와 국가의 건강한 관계 회복, 목회자들의 공적 직분의식 확립, 교회의 예언자적 전통 회복, 교회와 신학의 책임적인 사회적 담론을 위한 두 가지 언어 즉, 성서의 언어와 이성의 언어 또는 신앙의 언어와 사회적 언어라는 두 가지 언어의 섭렵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극복된 후 비로소 교회는 한국사회 안에서 공적신학이 요청하는 제반 문제들에 관한 사회적 담론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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