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이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 귀족 여성 무덤에서 남녀 인골을 비롯한 당시의 유물들을 찾아냈다. 특히 귀족 여성과 남성이 나란한 위치서 순장된 첫 사례란 점에서 연구원은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황남동 출토지   ©문화재청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이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 귀족 여성 무덤에서 남녀 인골을 비롯한 당시의 유물들을 찾아냈다. 특히 귀족 여성과 남성이 나란한 위치서 순장된 첫 사례란 점에서 연구원은 주목하고 있다.

9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실시한 경주시 황남동 일원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남⋅여 인골과 무덤 주인을 위한 금⋅은 장신구, 말갖춤 등의 신라 시대 유물들이 출토되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여성 인골의 경우) 다리뼈의 근육선이 두드러지고 치아의 크기와 닳은 정도 등으로 미루어 근육이 발달했던 30대 정도의 여성으로 추정된다. 금귀걸이와 금박을 장식한 것으로 보이는 허리띠를 착용하고 있었더"며 "(남성 인골은) 안치 상태와 착용 유물이 없는 점으로 보아 순장자(무덤 주인과 함께 따라 묻힌 사람)로 추정되며, 종아리뼈의 가자미근선 발달 정도와 넓적다리뼈의 두께, 치아 등으로 볼 때 20대 정도의 남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골은 1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2개체가 겹쳐진 형태로 출토되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고대인의 무덤에 다른 사람을 같이 묻는 순장 풍습은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모두에서 나타나지만, 이처럼 나란한 위치에서 성인인 주 피장자와 순장자의 인골이 발견된 경우는 처음으로 확인했다. 특히 여성의 무덤에 남성을 순장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흥미로우며, 근육의 발달 정도와 함께 묻힌 말갖춤, 큰 칼 등의 유물로 볼 때 이 여성은 말을 타고 무기를 다루던 신라 귀족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1호와 덧붙임무덤인 2호에서도 금귀걸이와 은허리띠, 비취색 곡옥과 청구슬을 꿰어 만든 목걸이 등의 장신구가 출토되었다. 은허리띠는 띠고리와 띠끝장식, 30여 개의 띠꾸미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고리부분에 용을 형상화한 문양이 정교하게 투조되어 있고 띠꾸미개 장식이 독특한 문양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주 시내 지역에서 사례가 드문 신라초기 덧널무덤 다수가 한곳에서 확인되었다는 점과, 화려하고 정교한 금․은 장신구와 말갖춤 등 각종 유물이 출토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비록 왕릉급 무덤은 아니지만, 중상위 계층 신라 귀족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 앞으로 신라 무덤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황남동 유적에서는 현재까지 움무덤 3기, 덧널무덤 11기, 돌무지덧널무덤 7기, 독무덤 1기 등 24기의 신라 무덤이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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