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에서 16일(현지시간) 수천 명 규모의 기독교인들이 전날 발생한 교회 폭탄 테러 공격에 항의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신화/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파키스탄에서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교회 폭탄 테러 사건에 항의하며 소수종교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에서는 전날 두 곳의 교회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앞서 15일 일어난 이 테러는 최소 10명의 사망자와 60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이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2%에 불과하며 이날 시위에 참가한 수천 명의 교인들은 라호르 시내 도로와 버스 정류소 등을 막고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정부에 "박해받는 소수종교인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진지한 행동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라호르 지역 경찰 당국자인 하이데르 아슈라프에 따르면 15일 테러는 시내에 있는 개신교 교회와 가톨릭 교회에서 각각 일어났으며 두 교회 모두에서 주일예배가 진행 중이었다.

한 목격자는 현장에서 자살폭탄 테러 역시 시도됐다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 통신에 "교회 근처에 있는 상점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다. 그 장소로 달려갔더니 보안 대원들이 교회로 들어가려고 하는 남자를 저지하고 있었다. 그는 교회로 들어가지 못하자 그 자리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렸다"고 증언했다.

세계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에 따르면 파키스탄 기독교계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교회와 교인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에 앞서서도 2013년 페샤와르 올세인츠처치 테러 사건 등 교회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인명 피해를 낳아 왔다.

CSW의 머빈 토마스 총무는 이번 테러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교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파키스탄 정부에 테러 용의자들을 반드시 찾아 처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라호르에서 일어나 교회 테러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모든 이들과 부상을 입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2013년 페샤와르 테러 사건에서 우리가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범죄자들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정부가 소수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공격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라호르에서 시위를 벌인 현지 교인들 역시 정부에 정의의 심판을 요구했다. "우리는 정의를 위해 이곳에 나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다"고 50세의 마크불 바티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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