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화뉴시스

[기독일보 이지희 기자] 제47회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양당이 3분의 2(317석)를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고 NHK와 지지통신 등이 14일 전했다. 총 475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당이 단독으로 개헌할 수 있고 참의원 부결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자민당은 소선거구 295석 가운데 222석, 비례 180석 가운데 68석으로 모두 290석을 획득했다. 공명당은 소선거구와 비례를 합해 35석을 얻었다. 이로써 두 당의 의석은 325석에 달한다. 선거 이전에는 324석이었다. 야당인 민주당은 소선거구와 비례를 합쳐 이전(62석)보다 11석 늘어난 73석을 얻었다.

이전 선거에서 일정한 의석을 확보한 '제3의 축'인 유신당이나 차세대당, 생활당의 의석은 줄어 세력 축소가 불가피하다. 유신당은 소선거구와 비례를 합쳐 41석을 확보했다. 여기서 분당된 차세대당은 소선거구에서 2석을 얻는 데 그쳐 의석수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생활당도 과거 5석에서 2석으로 줄었다. 그러나 공산당은 기존 소선거구와 비례 8석에서 21석으로 크게 늘렸다. 공산당은 그동안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원전 재가동에 등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결과 의석 추가확보에 성공했다. 사민당은 소선거구 1곳에서 승리하고 비례 1석을 얻었다. 신당인 개혁은 의석을 얻지 못했다. 이밖에 남은 9석은 무소속에 돌아갔다.

연립여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대규모 금융 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베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도 탄력이 붙으면서, 엔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아베 정권의 우경화 행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립여당은 중의원 내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위원장은 물론 위원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의석수인 266석을 크게 넘어섰고 또한 '3분의 2' 의석마저 넘어섰다. 이 수치대로라면 중의원(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국정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52%대로 전후 최저였던 지난 2012년 중의원 선거 때 59.32%보다 약 7% 포인트 낮아졌다. 아베 총리는 내년 10월로 정해진 소비세율 10%로의 인상을 1년6개월 이후로 미루고 그 판단에 대해 국민의 뜻을 묻고 싶다며 중의원을 해산했었다. 그는 이번에 '자민당 1강' 체제를 굳건히 함으로써 계속해서 경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추진, 디플레 탈출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라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민당의 압승을 야당이 제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제1야당 민주당의 경우 당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서도 패배하기도 했다.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선거 쟁점화하는 데 실패했고 야당 후보 단일화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민주당 가이에다 반리 대표는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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