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석 영등포교회 담임목사가 위로예배 말씀을 전하며, 생전의 방지일 목사에 관해 회고했다.   ©김상고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10일 오전 0시 23분 서울 성북구 인촌로 고대안암병원에서 노환으로 소천(召天, 별세)한 한국교회사(史)의 '산 증인'이자 국내 최고령 목회자 방지일(103·영등포교회 원로) 목사위로예배가 이날 오후 7시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거행됐다. 

이날 말씀을 전한 임정석(영등포교회 14대 담임) 목사는 "'별이 떨어졌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믿음의 훌륭한 어르신일 뿐만 아니라 방지일 목사님을 생각하면 하나님을 생각하게 된다"며 "원칙이 분명하고 틀림이 없고 옳다 정하면 결코 물러섬이 없었다. 방지일 목사님 보면 한국교회 지도자는 저래야 된다는 생각들을 종종 가지게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故 방지일 목사의 빈소에서 위로예배를 드리는 유족과 교계인사 및 영등포교회 성도들.   ©김상고 기자

임 목사는 "참 훌륭한 어르신이 기댈 언덕으로 떠나셨다"며 "연세가 높으셨지만 유머를 잃지 않으셨다. 어제 저녁 임시당회로 잠시 모이고 성도님들과 장로님들 모여서 목사님 계신 병원에 가서 '사랑하는 성도님들 왔습니다. 말씀하시죠' 했더니 말씀을 하시지 못하셔서 '발가락을 까딱해 보십시오' 하니 2개를 까딱까딱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예장 통합 제99회) 총회때도 오신 증경총회장님들이 많으셨는데 방지일 목사님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은 없었다. 그래서 방 목사님이 '나보다 먼저 가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받겠다'고 하셨는데 별금 안내게 하기 위해서 먼저 가셨는가 보다"고 말하기도 했다.

▲故 방지일 목사의 빈소에서 위로예배를 드리는 유족과 교계인사 및 영등포교회 성도들.   ©김상고 기자

임 목사는 "어제 (교회)체육대회를 하다가 방 목사님이 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서둘러 밥을 간단히 먹고 방 목사님을 찾아뵜다. 그래서 밥 편하게 드시고 숨을 몰아쉬고는 '임 목사,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하셔서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드렸는데 머리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그래도 어제 점심때까지는 건강하셨고 유머도 잃지 않으셨는데 오후 3시 30분 정도부터 혼수상태애 들어가셔서 9시간 후에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하나님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며 "말하자면 104년 동안 앓아누워서 입원한 일 없이 건강하시다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편안하게 소천하셨다"고 설명했다.

임정석 목사는 "금년도 그렇고 작년도 그렇고 가끔씩 열도 나고 아프기도 하고 천식도 있고 그랬지만, 어떤 때는 전화 드려서 전화를 안받으시면 무조건 달려가면 누워 계시고 그 다음날 가면 일어나계셔서 같이 활동도 하고 그랬다. 사실 이번에도 그렇게 일어나실 줄로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 불러 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지일 목사님의 '녹스는게 두렵지 닳아 없어지는건 두렵지 않다', '기도는 죄를 찾는 현미경이다'는 말은 대단한 어록이라고 생각한다"며 "방 목사님의 가르침과 기도와 양육 속에 온 교회가 그동안 배우고 훈련받고 그래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가끔 가다 전도관, 신천지 등 이단 사이비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았고 한두 명 휘청거리는 일은 있었지만 끄덕없이 잘 지내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좋은 지도자 와 여러 훌륭한 목회자들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이제 우리는 방지일 목사님을 우리 마음 속에 품고 그의 가르침과 지도에 따라 신앙생활을 더욱 더 잘해야겠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성전 중심으로 하셨고 그렇게 가르치셨던 방지일 목사님의 가르침을 본받아서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교회를 든든하게 세워가는 모든 교우들, 성도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하나님께서 아파하시고 슬퍼하는 모든 분들에게 크신 위로로 함께 하시길 기원하고 기도하겠다"며 "아버지 하나님의 품에서 편히 쉬는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슬퍼하면서도 감사하면서 은혜 가운데 장례를 잘 감당하게 하시고 천국으로 보내는 장례 절차들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며 유족들과 모든 성도들에게 소망의 예배가 되게 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날 만난 영등포교회 이인선 권사는 "방지일 목사님이 중국 사역을 끝내고 한국에 오셔서 처음 주례 서신 것이 저희 친정 엄마·아빠의 결혼식이었다. 저희 부모님부터 5대째 영등포교회를 섬겨왔다"며 "저희 5남매 결혼식때주례도 전부 방 목사님이 서주셨다"고 회고 했다.

이 권사는 "저한테는 늘 '목사 사모 되라우' 하셨는데..."하고 기억하며 "부흥사경회 하실 때 저희 집에서 대접하면 소식(小食)을 하셨는데 아이스크림도 좋아하시고 커피에 설탕 많이 넣는 것을 좋아하셨다. 또 단팥도 좋아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근 방 목사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8월 15일에 저희 부부와 3남매 5명이 찾아뵙고 축복기도도 받아 감사하다"며 "목사님을 위해서 기도하지만 해드린게 별로 없다"며 끝내 눈시울을 적셨다.

이인선 권사는 "방지일 목사님이 '녹스는 게 두렵지 닳아 없어지는 건 두렵지 않다'는 말씀, '기도는 죄를 찾는 현미경'이라는 말씀 기억하고 복음의 본질을 잃지 않고 말씀에 순종하며 따라 목사님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관예배는 11일 오후 8시에 진행되며 12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13일 오후 6시에 각각 위로예배가 진행된다. 그리고 14일 오전 9시에는 서울 종로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한국기독교회장으로 고인의 장례예배가 드려진다. 장지는 춘천 효신가족묘지다.

또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외에 영등포교회 지하 1층 새가족부실에도 별도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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