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연구위원이 발제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제5회 느헤미야 신학캠프가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를 주제로 2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합정동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4층에서 진행됐다.

이날 '사회적 안식일 신학을 향하여'란 주제로 강의한 김동춘 연구위원(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은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주일관과 최근에 퍼지고 있는 주일관을 비교했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주일은 교인으로서 지켜야할 규율과 의무와 같은 것이었다. 한국교회의 주일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날'이요, 주일 온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회봉사와 신앙생활로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다"고 설명하며 "일하는 인간에게 쉼과 휴일로서 인간복지적이며 인권적 차원의 주일이 아니라 율법적 안식일로서 주일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주일은 바로 거룩한 삶을 보여주는 신앙인의 표식으로, 한국교회에서 '거룩'이란 세상과 교회의 분리였고, 그것은 성별된 시간을 성별된 장소에서 보내는 것을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금기적이며 규율적 교회생활로부터 탈출하려는 신앙생활의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에는 한국교회의 주일관과 그에 따른 교회생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안식일 폐기론', '주일 무용론'으로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규율적이며, 금기적 사고는 붕괴하고 있고, 교회의 규제방식의 신앙의식이 흔들리고 있다"며 "지금의 한국교회의 주일관은 그저 일하지 않는 날이요, 교회적인 활동과 규제를 강요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안식일 폐기론'의 근거로 "안식일은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이 준수할 필요가 없는 구약적 개념이요, 율법적 준수개념이라는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 '주일무용론'의 근거로는 "복음과 은혜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주일조차도 특정한 날을 고집할 것이 아니며 모든 날이 주의 날이며, 모든 날을 주님께 예배하는 날로 받아들이면서 예배로서 주일 개념이 아니라 삶이 곧 예배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는 "안식일과 주일의 관계를 율법과 복음의 관계로 사고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안식일을 구약의 율법주의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주일을 신약의 은혜주의적 시각으로 간주하면서 너무나 자주 사용하는 '안식일에서 주일로'라는 도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개혁신학적 사고에서는 율법과 복음의 이원성이나 대립이 아니라 구약도, 율법도 복음의 지평에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시 말해 안식일은 율법의 기능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적 의미가 담긴 것이며, 구속의 은혜의 측면이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식일이 율법주의적 행위에서 출발하는 구원론적 동기가 아니라 반대로 구원에 대한 감사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복음과 은혜의 차원이라면 안식일을 주일의 대립 개념으로 사고할 하등의 이유가 없게 된다"며 "안식일과 주일을 단절이나 대립이 아니라 연속성의 관점에서 사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최근 바울신학의 경향이 유대교의 신학적 근거들을 바울신학으로부터 분리하기보다 오히려 연결하고 있으며, 바울신학의 신학적 관념들도 유대주의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 5회 느헤미야 신학캠프가 23일 오전 10시부터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를 주제로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안식일 규정, 하나님 예배하는 수직적 차원 더불어 인간 보호 차원

이어 그는 구약의 '안식일' 법령에 담긴 율법적 차원 이외의 사회적 차원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안식일 규정을 하나님께 예배하는 수직적 차원으로 배타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노동하는 인간에 대한 약자 보호법적 차원'이라고 표현하며 "안식일을 주시는 하나님의 구원안에 이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권익보호라는 인간학적 차원이 내포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춘 연구위원은 "창세기 1장이 말하는 안식일은 창조에 대한 하나님의 안식으로 표현된다. 창조는 하나님의 수고로운 노동의 결과물이었으며 하나님은 그의 신적 창조행위에 대한 수고의 결과를 기뻐하면서 스스로 안식을 취하신다"며 "그렇다면 6일간의 노동으로부터 물러남을 통해 쉼을 누리며 감사하는 인간의 행위는 하나님의 쉼에 대한 유비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과 인간은 원상(原像)과 모상의 관계이며, 하나님은 원창조자이며 인간의 협력의 창조자로 살아간다"며 "인간의 안식은 하나님의 안식에서 시작되며 그것은 인간 안에서 재현, 반복되고 유비적으로 닮음의 모습이 보여져여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안식일의 시간은 내일과 미래를 향해 멈추지 않고 앞을 향해 돌진하면서 시간적 진보와 공간적 확장을 최고의 삶의 가치관으로 삼으려는 직선적 시간의 인간과 그런 방식으로 작동되는 사회구조에 대해 '숨을 돌리는' 일시 정지'를 요구한다"며 "안식일의 시간윤리는 무한대의 성장과 진보, 팽창을 숭배하는 현대인에게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피조물적 한계를 인식하고 현재 주어진 삶으로도 감사하며 살아갈 것을 요구하는 순환적 시간윤리를 제시한다"고 했다.

그는 "직선적 시간속의 인간상은 타인에게 눈길을 두지 않으려 하고, 경쟁에서 승리를 휘애 앞만 보고 질주하라고 독려한다"며 "반면 유대교의 유일신 신앙에서 출현한 안식일의 시간구조는 지극히 순환적이다. 6일간의 노동과 하루의 쉼, 그리고 그러한 노동과 쉼의 순환구조는 6년 단위의 안식년의 순환 시스템으로 이어지며, 그것은 50년 주기의 희년의 순환구조로 완결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며 이를 '하나님의 대안적인 사회(alternative society)'라고 강조했다.

김동춘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안식일과 주일 논쟁에서 다루어진 쟁점은 '주일이냐 안식일이냐'는 양자택일적 측이었다면, 우리의 고민은 어떻게 주일 안에 안식일의 사회적 의미를 구현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본다"며 "이제 주일은 단지 그리스도인 개인의 신앙 표식이라는 사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께서 전체 인간에게 주신 인간의 주권을 보호하는 공공의 차원이 함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한국교회가 안식일의 사회적 의미를 재발견하려면 주일에 대한 의미발견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므로 구약의 안식일 신학의 사회적 의미를 재발견하면서, 안식일 신학에 대한 재정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주일신앙과 결합되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결론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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