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기자 간담회에 임하고 있는 오라 아담 교수, 김선현 원장, 가수 김장훈, 안익선 사무총장   ©굿피플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사고 당사자들과 유가족들의 정식적 스트레스와 피해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민간 트라우마 힐링조직 구성 및 향후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한 기자간담회가 4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 날 기자간담회에는 가수 김장훈과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 안익선 사무총장,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김선현 원장, 이스라엘 민간구호기관 이스라에이드(IsraAID) 오라 아담 교수, 우리심리지원단 양성자 단장과 박정일 부단장이 참석하여 세월호 참사의 직간접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현황 및 굿피플과 이스라에이드가 펼치고 있는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 '우리(WooRE : Wonderful of one, Resilience) 프로젝트' 경과를 보고하고, 민간 차원에서의 트라우마 힐링 조직 구성 및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민간 트라우마 힐링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이 날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 안익선 사무총장은 세월호 참사의 직간접 피해자들을 위해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한 것을 강조했다.

"전문 의료진들이 의학적으로 트라우마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과 더불어 민간 차원에서도 사회복지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 사회에 심리사회적 지지망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촌 소외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 1999년 설립되어 전 세계 18개국 25개 사업장에서 아동보호, 지역개발, 보건의료, 교육지원 등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는 UN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비롯해 각종 위기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돕기 위해 '우리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분쟁, 사고, 전염병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상실, 애도, 분노, 좌절감 등의 고통을 겪은 후 더욱 강한 정신으로 회복하려고 하는 '심리적 회복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에 집중함으로써 피해자들의 심리 치유 및 사회적 지지망 형성을 위한 정기 세미나, 워크숍 등을 펼쳐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 학부모, 교사, 친인척 등 직간접적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가족 및 피해자 치유 복원 과정을 통해 'PTSD 심리사회적 긴급지원'을 실시하고, 정신건강 및 상담 분야 트라우마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TOT'(Training Of Trainers) 프로그램을 실시해 심리 치료 전문가들이 더욱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NGO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을 대상으로 'HTH'(Helping The Helpers) 프로그램을 펼쳐 트라우마, 상실, 불안을 경험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다각적인 접근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 3일(토)부터 7월 3일(목)까지 총 1,939명을 대상으로 26회의 세미나를 열었으며, 세월호 유가족 그룹, 개인별 만남과 피해자 치유 워크숍은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 이스라에이드 협력 동기는...

이스라에이드는 끊임없는 테러와 전쟁 등으로 공포와 불안에 휩싸인 유태인들을 돕기 위해 지난 2001년 설립되어 전문적인 심리치료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전 세계의 재난과 전쟁 등 위기상황이 발생한 곳에 의료팀, 조사팀, 구조팀, 외상 전문가 등을 파견해 22개국 이상의 지역에서 심리치료를 실시하고 외상치료에 관해 지역과 국제 전문가들을 훈련해왔다.

특히 2001년 미국 9.11테러, 2010년 아이티 지진, 2011 일본대지진, 2013 필리핀 하이옌 태풍피해 등 체계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절실했던 위기상황에 긴급하게 파견되어 큰 역할을 해왔다.

오라 교수는 "9.11 테러, 일본 대지진, 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이후 피해자가 보이는 반응이 어떤 것이든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며 함께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지난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간접적으로 사건을 접한 사람들이 슬픔, 분노, 죄책감 등 모든 감정을 털어놓고 표현할 수 있도록 트라우마 치유에 관한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직접 마주할 심리 치료 전문가들이 더욱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임상을 통해 본 '우리'의 가능성은?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장에서 단원고 학생 및 피해자 유가족 형제•자매의 심리지원을 위하여 임상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온 김선현 원장은 현재 '우리 프로젝트' 팀의 자문위원으로서 프로그램의 구성 및 적용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 팀의 다양한 심리지원 프로그램 중 임상미술치료를 총 책임 및 담당하고 있다.

김 원장은 "PTSD 증세를 겪으면 이야기를 잘 하지 않고 당시 상황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아동•청소년기의 외상 경험이나 대리 외상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신건강이 취약한 상태로 성장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은 개인의 측면에서 머무르는 문제점이 아니라 그들의 가족,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적 범주에서 다뤄져야 하는 범국민적 현상"이라고 언급하고, "현재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트라우마 현상을 겪고 있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므로 국민 전체가 충분한 공감과 애도의 과정을 거쳐서 슬픔과 상처가 치유되고 승화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전문인력이 적극적으로 상호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 프로젝트의 향후 방향성

가수 김장훈은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3개월이 지난 지금, 더 이상 '애도'가 아니라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예인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낼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이다. 그래서 연예인 힐링단을 조직해 세월호 피해자의 곁을 지키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도 차차 다른 패러다임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상처'가 아니라 '치유'에 집중하고, 그 동안 말없이 안아주고자 했다면 이제는 '잘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주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들은 민간 차원의 트라우마 힐링 조직을 완성한 후 최대 2~3년 동안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상처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또한 '노란 리본 만들기 플래시몹' 등을 진행해 다시는 우리 사회에 참혹한 인재(人災)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국민적인 옹호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들과 함께 '연예인 힐링단'을 조직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곁을 지키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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