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주최하는 '교회재정공개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건강한 교회재정 운영과 투명한 교회재정을 위한 '교회재정공개 좌담회'가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주최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열매나눔재단에서 개최됐다. 이날 좌담회는 김종희 대표(목회멘토링사역원)의 사회로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의 인사말, 황병구 본부장(한빛누리)·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의 발제와 교회재정운영에 대한 좌담회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황병구 본부장이 '34개 교회 결산서 자료제공 협조 요청'에 관한 답변 결과분석'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전체 조사결과 총 34개 교회 중 재정결산서를 제공한 교회는 4개 교회(12%)였고, 소득세를 납부하는 교회는 17개 교회(50%)였다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결산서 자료제공 요청을 통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교회의 재정투명성에 대한 기본적 태도는 부정적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재정결산서를 제공하는 교회는 소수인 가운데, 재정공개를 명목상으로는 많이 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대내적인 공유마저도 홈페이지나 인쇄물보다는 파워포인트 등으로 단회적으로 보고를 하는 경우가 상당수여서 재정공개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고 응답한 교회들도 그 시행시기와 원천징수 신고대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였다"며 "홈페이지 등에 올라오는 재정결산서 등도 공시로서의 정보보다는 공개행위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정공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교단차원의 재정공개 가이드라인을 통해 어느 교단이 재정투명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경주하게끔 도전하고 격려하는 일들도 병행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호윤 회계사는 '교회재정 공개의 의미'라는 발제에서 "일반 주식회사도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주주로서의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법은 주주의 회계장부 및 서류열람권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하나님의 교회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몇몇 교회는 재정공개를 하지 않고 오히려 정관개정을 통해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최 회계사는 "교회의 위탁자는 일차적으로 하나님이고, 이차적으로는 교회의 구성원인 교인들"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 구성원들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청지기로서의 재정보고/재정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재정관리 결과 또한 일반공동체에 공개됨으로 일반공동체가 신앙공동체의 모습을 보며 신앙공동체로 나아오도록 한다는 점에서 재정공개가 가지는 구속사적 의미 또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 회계사는 교회의 재정공개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거래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재정공개의 정보이해 차원에서 부족하며, 발생한 일련의 재정적 사건들이 가지는 총괄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 회계사는 교회가 재정에 대해 미덕으로 덮어주는 식의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재정적인 문제가 있을 때 드러내기보다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앞세워 덮고 조용히 넘어가는 것을 사랑의 미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교회 재정관리는 교인과 하나님에 대한 수탁 책임이며, 문제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정확히 검토하고 시시비비를 가린 후 잘못에 대해 회개와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계사는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주식회사도 3%의 지분만 가져도 회사의 회계장부와 자료를 열람할 권리를 보장하며 공개한다"며 "더 공동체성이 강해야 하는 교회가 교인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만 재정공개를 하도록 규정을 개정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재정공개 제한이 일반사회 공동체가 볼 때 어떻게 생각하며 하나님 뜻에 합당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교회재정운영에 대한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희 대표, 문희곤 목사, 이재훈 목사, 황병구 본부장.   ©이동윤 기자

발제에 이어 진행된 교회재정운영에 대한 좌담회에서는 문희곤 목사(높은뜻푸른교회)와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가 패널로 참석했다.

교회 재정운영의 원칙에 대해서는 문 목사는 "신뢰받을 수 있는 교회, 정직과 신뢰 및 투명을 원칙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질문에 이 목사는 "헌금의 목적대로 사용하며, 누구에게나 질문을 받아도 대답할 수 있는 재정운영이 돼야 한다"며 "소수의 리더십으로 좌우 되는 것이 아니라 대표성이 보장될 수 있는 조직을 통해 절차가 이뤄져야 하며, 사역의 결과에 대해 열매가 나타났는가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교회 예산 절차에 대해서는 이 목사의 경우 "온누리 교회는 사역 평가와 예산 평가를 통해 검토를 거쳐 집행을 한다"며 "또 사역별로 1년에 두 번 감사를 시행하며,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아니면 내부적으로 회계사나 감사 경험이 있는 교인들을 통해 상시 감사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질문에 문 목사는 "높은뜻푸른교회는 복식 부기를 시행하고 있다. 회계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지만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복식 부기는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어떻게 예산을 사용했나에 대해서는, 수입이 다 기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헌금과 후원 모든 것이 다 공개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진다. 외부감사와 자체감사를 모두 해봤지만 지금은 외부감사를 하고 있다. 굉장히 객관적이어서 긍정적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교회가 재정공개를 꺼려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문 목사는 "일단 목회자가 회계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공개할 때 보이지 않는 신뢰가 형성된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공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목회자에게 두려움이 있다. 뭔가 잘못된 것이 드러났을 때 오는 타격 등, 의도하지 않았지만 회계법 상의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 사회법 상의 문제가 나올 수도 있고, 이런 이유로 리더십에 제한이 오거나 의도하지 않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공개하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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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재정